최근 여성 3인조 프로젝트 그룹 ‘더 빨강(오승은, 추소영, 배슬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1월 첫 앨범을 발매한 더 빨강은 6개월만 단기적으로 활동하는 프로젝트 그룹이라고 한다. 또한 배슬기를 제외한 오승은과 추소영은 이미 연기 경력이 오래된 연기경력자들. 게다가 ‘더 빨강’이라는 팀명에서 느껴지는 도발적인 섹시함과는 달리, 앨범은 펄시스터즈의 ‘못잊어 못잊어’, 터보의 ‘회상’, 한영애의 ‘누구없소’ 등 1990년대 유행하던 트로트와 발라드가 프로듀서 윤미래의 색깔이 입혀져 재탄생한 소울힙합 곡들로 가득했다.

최근에는 팀의 막내인 배슬기가 복고댄스 열풍을 일으키면서 이들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도대체 어떤 팀일까. 지난 10일 ‘그렇게 그대로’ 뮤직비디오 촬영장에서 이들을 만났다. 지난 10일, 강남의 한 클럽에서는 프로젝트 그룹 ‘더 빨강’의 뮤직비디오 촬영이 한창이었다. 검정색 턱시도 정장에 빨강 셔츠와 리본 등으로 포인트를 준 오승은, 추소영, 배슬기의 의상은 고혹적인 섹시함을 연출했지만, 사실은 사랑했던 남자에게 버림받은 여인의 슬픔을 연기하고 있는 중이란다. 촬영중간에 인터뷰 시간을 내준 멤버들과 유쾌한 수다를 시작했다.

# 흰색의 순수함, 배슬기

최근 한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복고댄스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팀의 막내 배슬기(20). 첫 방송을 통해 인터넷 검색순위 1위에 등극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무서운 신인이다. 스무살의 신세대가 일으킨 복고열풍은 중년층에게도 과거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며, 새로운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잡을 조짐이다. 하지만 복고댄스 열풍의 주역 배슬기는 정작 “이렇게 인기가 많을 줄은 몰랐다”고 말한다. “프로그램에 나가기 위해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복고 댄스’가 재미있지 않을까 해서 연습을 한건데, 의외로 반응이 좋아서 저도 아직 실감이 안나요.(웃음) 그리고 사람들이 잘 모르는데, 원래 복고댄스라는 댄스 장르가 있어요. 종류도 굉장히 많고요. 때문에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복고댄스를 보여주고 싶어요.” 6개월 뒤에는 솔로로 활동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배슬기는 아무것도 모르는 자신에게 친언니 이상으로 잘 챙겨준 두 언니들과 앞으로도 같이 활동하고 싶다고 한다.

두 언니들과 배슬기 자신이 공통적으로 꼽은 자신의 장점이자 단점은 바로 ‘솔직함’이다. 그는 솔직함 때문에 “천명훈씨가 이상형이다, 뱀을 잡아 먹었다”는 등의 의도와 왜곡된 기사가 나가 당황스러웠다고 밝혔다. 추소영과 오승은 역시 배슬기가 마이크를 잡으면 ‘무슨 말이 나올까’ 긴장하고 있어야 했다고 한다. 또한 배슬기는 연기자로 활동한 적이 있는 두 언니들과는 달리 아직 연기에는 자신이 없다. 원래 가수를 하고 싶었기 때문에 지금은 가수로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것. 자우림, 보아, 윤미래씨처럼 무대를 장악하는 카리스마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밝힌 그는 ‘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락지자(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기만 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공자)’라는 말이 자신의 좌우명이라며 “최고 스타가 된 것 보다 지금 이 순간 가수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하고 즐겁다. 앞으로도 하고 싶은 일을 즐기면서 살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 파란색의 쿨함, 추소영

KBS 2TV 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 ‘학교2’, MBC ‘천생연분’등으로 이름을 날린 연기경력 6년차 추소영(25), 그녀에게 가수에 대한 소감을 물었다. “재미있어요. 늘 솔로로 활동하다가 이제 팀으로 활동하니까 외롭지 않고, 든든해서 좋아요. 또한 3분 정도의 짧은 시간, 무대위에서 느끼는 희열은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어요. 가수활동을 통해 연기에서 보여줄 수 없었던 제 모습 많이 보여드릴게요.”그는 더 빨강을 통해서 얻은건 “오승은과 배슬기, 타샤니, 리쌍 등 너무 좋은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연기를 통해서는 만날 수 없었던 사람들과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기 때문.

오승은과 배슬기가 말하는 추소영은 쿨하고 털털한 성격의 소유자다. 하지만 마음이 너무 여리고 약해서 손해 보는 경우가 많은 게 흠이라면 흠일까. 이에 대해 추소영은 나중에 한꺼번에 폭발할지 모르니까 조심하라는 경고를 잊지 않았다. 물론, 아직까지 폭발해 본 적은 없지만^^; 6개월 뒤면 다시 연기자로 돌아가야 하는데 아쉬움은 없을까. “저는 원래 영화배우가 꿈이에요. 지금 가수 활동하면서 충전된 에너지로 연기에 매진하고 싶어요. 앞으로는 지금까지의 얌전하고 차가운 이미지가 아니라, 밝고 명랑한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추소영은 “가수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였다”면서 “그래도 연기에 더 매력을 느끼기 때문에 ‘더 빨강’의 에너지를 가득 채우고 다시 연기자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 빨간색의 열정, 오승은

MBC 시트콤 ‘논스톱4’, 영화 ‘두사부일체’, 드라마 ‘김약국의 딸들’ 등 시트콤과 영화, 드라마를 종횡무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던 미녀 탤런트 오승은(27)도 가수로서 첫 무대는 정말 떨리는 순간이었다고 한다. “첫 무대가 얼마나 떨렸는지 몰라요. 제가 제일 왕언니라 동생들 앞에서는 센척(?)했지만, 정말 너무 떨렸어요. 하지만 가수도 연기하는 거라고 생각했더니 그때부터는 하나도 안 떨리더라고요.(웃음)”연기만 하다가 가수로 활동해본 그는 요즘 “재미있고 행복해서 죽을 지경”이라고 한다. “어릴때부터 뮤지컬 배우가 꿈이었는데, 연기도 해봤고, 이제 가수까지 하고 있으니 뮤지컬 배우의 꿈에 한발 더 다가선 것 같아요.”하지만 오승은 역시 연기자를 천직으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 빨강이 6개월만 하는 프로젝트 그룹이 아니었다면, 아예 시작도 안했을 것”이라고 한다.

“연기자로서 보여주지 못했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지금 저는 너무 즐겁고 행복해요. 삶의 활력소가 되는 것 같아요. 무대위에서 느낀 자신감으로 연기도 더욱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또한 가수로의 외도(?)를 싫어하는 안티 팬들도 모두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태산같이 자부심을 갖고, 누운 풀처럼 자기를 낮추라’는 말처럼 “최고 스타가 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열정과 심지가 변하지 않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며 “끝까지 연기하다가 죽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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