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사랑으로 ‘매출+기업이미지’ 향상 노린다

격려금 전달과 올림픽 관련 프로모션 진행 나서

총수들의 행보 단순 마케팅 아닌 긍정적 효과

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스포츠 경영으로 이어져

올림픽 악재로 인한 기업들의 소극적인 마케팅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대기업 총수들이 ‘삼바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팀의 리우올림픽 선전을 기원하며 사기 진작을 위해 나섰다. 그들은 국가대표선수단에 격려금을 전달하고 올림픽 관련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올림픽 관련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대기업 총수들의 남다른 스포츠 사랑도 세간의 이목을 끈다. 올림픽 특수를 노리기 위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그들의 행보를 따라가 봤다. 리우올림픽은 오는 8월 5일 시작된다.

최태원 SK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은 오는 8월에 열리는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태릉선수촌의 한국올림픽대표팀을 방문했다.

경제전문가들은 대기업 총수들의 이번 행보에 대해 스포츠 지원 기업으로서 기업의 이미지 제고와 마케팅 효과를 얻기 위함으로 해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김영태 부회장, 한정규 부사장, 박영춘 전무 등 SK그룹 대표 일행은 최태원 SK회장과 전 임직원의 뜻을 모아 태릉선수촌을 방문했다. 그들은 리우올림픽대회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을 격려하고 격려금 3억 원을 전달했다.

김영태 SK그룹 부회장은 격려금 3억 원을 김정행 대한체육회장에게 전달하며 “우리 선수단이 리우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 국민들에게 힘과 자신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선전을 기원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대한체육회 부회장) 역시 이병호 한진그룹 본부장과 함께 한진그룹 직원 일행을 대동해 지난 7일 태릉선수촌을 방문했다. 일행은 리우올림픽대회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단을 격려하고 격려금 1억 원을 전달했다.

조 회장은 격려금을 전달하며 “우리 대한민국 선수단이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한국의 저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들이 하나 된 마음으로 국가대표 선수들을 응원하겠다”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사장(대한체육회 부회장) 등 삼성그룹 대표 일행은 지난 8일 태릉선수촌을 방문하여 리우올림픽대회에 출전하는 우리 국가대표 선수단의 선전을 격려하고 격려금을 전달했다.

이 회장 등 삼성그룹 대표 일행은 “마지막까지 준비에 최선을 다해 선수단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최종삼 선수촌장에게 당부했다.

정몽규 2016 리우 하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장과 김재식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일행은 지난 10일 대한체육회 태릉선수촌을 방문하여 2016리우하계올림픽을 대비해 훈련 중인 국가대표 선수와 지도자를 격려하고 격려금 3억 원을 전달했다.

정 선수단장은 “앞으로 리우에서 선수들과 한 달간 함께 생활할 예정이다. 선수단장으로서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며 “국민들이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만큼 선수들도 개인의 영광과 종목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정행 대한체육회장은 지난 11일 “지난 베이징이나 런던올림픽 때에는 정부 및 많은 기업체, 공공기관의 격려 방문이 있었으며 이를 통해 선수단의 사기를 진작한 바 있으나 이번 리우올림픽은 매우 저조한 편이다. 다행히 6월 초부터 정부, 기업체, 일반 국민 등 각계 인사분들의 선수단 격려 방문이 늘어나고 있어 조만간 선수단의 사기 진작을 위한 격려금 지급이나 특식, 기념품 제공 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항상 어려운 환경에서도 묵묵히 최선을 다하며 훈련하고 있는 선수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국민 여러분의 더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재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금메달 효자종목은 대부분 비인기 스포츠”라며 “이는 재계 총수들의 물심양면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고 전했다. 대기업 총수들의 행보가 단순한 ‘삼바 마케팅’ 뿐만 아니라 대표팀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단순 기업홍보 목적 아냐

대기업 총수들의 적극적인 행보는 단순 기업홍보 목적은 아니다. 격려금을 전달한 대부분의 기업 총수들은 과거부터 스포츠에 대한 투자를 해왔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애정도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화약이 모태인 기업 이미지에 걸맞게 사격종목에 애정을 쏟아왔다. 특히 국내 사격 육성을 위해 2002년부터 100억 원 이상의 사격발전 기금을 지원해 왔다. 그는 지난 5일 충북 청주종합사격장에서 개막된 ‘2016 한화회장배 사격대회’를 방문해 사격선수들을 격려했다.

김 회장은 대표팀에 방문해 격려금을 전달하는 등의 행보는 보이지 않았지만 이런 대회를 통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힘쓰고 있다. 한 스포츠 관계자는 “다른 대기업 총수 못지않게 김 회장이 선수들의 뒷바라지를 열정적 이어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핸드볼에 대한 남다른 애정은 스포츠 관계자들에게도 정평이 나 있다. 최 회장은 한국핸드볼협회 회장에 복귀한 이후 스포츠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그룹 차원에서의 국가대표 선수 및 주니어 선수 지원과 시간이 날 때마다 직접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 현장을 찾아 격려하고 있다. 최 회장은 중학생 시절 선수로 활동했던 적이 있어 핸드볼 사랑은 기업의 이미지 제고 이상인 것으로 보인다.

이를 뒷받침하듯 SK는 2011년 최 회장의 뜻에 따라 430억 원을 투입해 서울 올림픽공원 내 핸드볼 전용 경기장을 건립해 기부한 바 있으며 핸드볼 팀을 창단해 해체 이후 갈 곳을 잃은 코로사 출신 선수를 영입해 남자핸드볼을 위기에서 구하기도 했다.

이번 리우올림픽을 통해 최 회장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쇄신의 기회로 평가되고 있다. 핸드볼 올림픽 대표팀의 선전이 곧 핸드볼을 계속해서 지원해온 최 회장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그룹의 양궁 후원도 대표적인 대기업 총수의 스포츠 사랑 사례로 꼽히고 있다. 현대차는 1985년부터 대한양궁협회를 후원해왔으며 300억 원 이상을 투자했고 세계 최초로 ‘세계양궁협회’의 타이틀 스폰서로 활동하고 있다.

정몽구-정의선 부자는 양궁 후원을 현재까지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이에 한국양궁대표팀은 세계 최강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어 윈윈 전략 (win-win strategy)의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정의선 부회장은 직접 리우올림픽에 참가해 양궁대표팀을 응원할 것으로 재계 관계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앞서 정 부회장은 런던올림픽 양궁 경기장을 방문해 대표팀 경기를 관람하고 양궁 대표팀을 위한 회식까지 마련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나타낸 바 있어 이번 리우올림픽에도 똑같은 행보를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2008년 7월 대한탁구협회장으로 취임하면서부터 선수 육성 지원, 심판 및 지도자 양성 등 제도 개선으로 한국 탁구 발전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그는 아시아탁구연합 부회장으로 선임된 후 중국, 러시아, 스웨덴 등과 탁구 교류 활성화에 힘쓰는 등 한국 탁구의 국제적 위상을 높인 바 있다.

특수 잡아라, 올림픽 프로모션

대기업 총수들의 스포츠 애정에서 시작된 ‘스포츠 마케팅’은 자연스럽게 기업 홍보수단과 연결됐다. 기업들은 올림픽 프로모션을 통해 올림픽 관련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무선 통신 분야 공식 파트너인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올림픽 에디션 갤럭시 S7을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2016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맞아 ‘갤럭시 S7 엣지 올림픽 에디션’을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브라질, 미국, 독일, 중국 등에서 출시를 앞두고 있다.

‘갤럭시 S7 엣지 올림픽 에디션’은 홈·전원·음량 조절 버튼과 카메라 테두리 등에 올림픽을 상징하는 오륜기의 다섯 가지 색상을 적용했고 올림픽 테마와 전용 UX를 탑재해 특별하게 디자인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 S7 엣지 올림픽 에디션’은 오는 8월 개최하는 리우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은 제품”이라며 “특별한 제품을 소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원F&B는 지난 11일 특별 한정판 참치캔 ‘동원 금메달참치’를 출시하고 대한민국 대표 선수들과 국민 응원에 나섰다.

동원 금메달참치는 메달 모양으로 디자인된 황금색 캔에 대한민국을 응원하는 문구가 적혀 있는 참치 살코기 제품으로 오는 8월까지 한정 수량으로 선보인다.

동원F&B 관계자는 “모두가 1등이라는 마음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을 응원하기 위해 이번 한정판 제품을 기획했다”며 “새벽까지 이어지는 응원전에 동원참치를 통해 건강과 체력을 챙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리우올림픽은 지카 바이러스, 수질 오염, 현지 치안 문제 등으로 선수단 안전에 적신호가 켜졌다. 리우올림픽은 지카 바이러스를 비롯해 국내외 경제 상황이 어려워 흥행 면에서 부진할 것이란 부정적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표팀의 성적 역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올림픽 마케팅도 소극적인 상황이다.

김미애 한국경제연구소 박사는 “통계적으로 마케팅 효과가 있을 텐데, 삼바 마케팅이 예전에 삼성이나 대기업이 했던 스포츠 마케팅이다. (삼바마케팅이) 관심사를 끄는 것에는 특이점이 없는 것 같다”며 “예전에 비해 다른 의미를 가진다는 면에서 잘 모르겠고 삼바 마케팅이든 스포츠 마케팅을 하는 것은 단기간에 많은 잠재적소비자에 많은 관심이 쏠리니 거기에 관심이 쏠리는 전략적 마케팅이다”고 설명했다.

oyjfox@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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