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中 외교부장 “싸드 배치 쌍방 신뢰에 해 입히는 행동. 실질적 행동 취할 것”
-윤 장관 “문제 해결 위해서는 북핵해결이 우선”


[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라오스 비엔티안 돈찬팰리스호텔 14층.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 첫째날 한국과 중국 양국이 양자회담을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한중관계 신뢰 훼손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왕이 부장은 "최근 한국 측의 행위는 쌍방(양국)의 호상(상호) 신뢰의 기초에 해를 입혔다.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한국 측이 실질적인 행동으로 우리 사이의 식지 않은 관계를 수호하기 위해 어떤 실질적인 행동을 취할 것인지에 대해서 들어보려고 한다"고 밝혀 사실상 사드배치 중단을 요구했다.

왕 부장이 말한 '실질적 행동'은 곧 사실상 한반도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실질적 행동’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곧 국내외적으로 '내정 간섭' 논란을 부를 수도 있는 발언이다. 이에 윤병세 외교장관은 회담중 중국 고사성어를 인용하며 응수했다.

윤 장관은 '추신지불 전초제근'(抽薪止沸 剪草除根:장작불을 빼면 물을 식힐 수 있고, 풀을 근원적으로 제거하려면 그 뿌리를 뽑아야 한다)이라는 중국 고사성어를 통해 "사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핵해결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또 '봉산개도 우수탑교'(逢山開道 遇水搭橋:산을 만나면 길을 트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는다)라는 고사성어를 통해 최근 사드 배치로 고착화된 양국 간의 갈등을 지혜롭게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날 윤 장관이 인용한 고사성어가 중국 대표부 인사들의 머리와 마음을 얼마나 움직였을지는 의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사드 배치는 자신들의 전략적 이익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해온 중국 측이 윤 장관의 면전에서 한중관계 신뢰 훼손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한 것이다.

중국 측이 우리측의 실질적 행동을 언급함에 따라 우리 정부가 계획대로 사드 배치를 진행할 경우 중국 측의 추가 대응은 물론, 한중관계에 미칠 파장이 주시된다.

jh0704@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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