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위안부 누드로 큰 파문을 일으켰던 탤런트 이승연이 2월부터 SBS 수목드라마 ‘사랑과 야망’으로 안방극장의 문을 두드릴 예정이다. 지난 87년 전국민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 ‘사랑과 야망’을 김수현 작가가 리메이크하고, 곽영범 PD가 연출을 맡았다는 것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던 이 드라마에서 이승연이 여주인공 미자(한고은)의 친구 혜주 역을 맡게 된 것. “복귀하는 게 기쁘기도 하면서 조심스럽다.

하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말보다 연기로 보답하겠다”는 이승연을 지난달 31일 ‘사랑과 야망’ 제작발표회에서 만날 수 있었다. 지난 2월 4일 첫 방송을 탄 SBS 드라마 ‘사랑과 야망’에 ‘혜주’ 역으로 캐스팅된 탤런트 이승연이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달 31일 SBS 목동신사옥에서 열린 ‘사랑과 야망’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이승연은 위안부 누드 파문이후 2년 만에 입을 열었다.

“조심스럽고 너무 떨려요”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드라마의 남녀주인공인 ‘이훈, 한고은, 조민기’ 등을 포함해 드라마의 출연진들 17명이 참석했지만, 이승연이 워낙 오랜만에 공식 나들이를 했기 때문일까 유독 그녀에게만 취재진들의 집중적인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이승연 역시 쏟아지는 취재진들의 관심이 싫지 않은 듯 쑥스러워하면서도 편안하고 여유있는 모습으로 취재진들의 인터뷰에 응했다. 이승연은 “너무 오랜만에 시사회 무대에서 카메라 플래시를 받으니까 이제야 복귀가 실감이 난다”면서 “1회분 방송을 보면서 너무 가슴이 뛰었다. 그런데 아직은 너무 조심스럽고 떨린다”고 긴장하는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2년 동안 자숙의 시간을 갖고 있었던 이승연을 다시 브라운관으로 끄집어낸 건 바로 김수현 작가의 전화 한통이었다.

“어느날 김수현 선생님한테 전화가 왔어요. ‘네가 했으면 좋겠는데, 할래?’ 라고 물으시길래 바로 ‘네’라고 대답했죠.” 이승연이 맡은 역할은 극중 여주인공 미자(한고은)를 여배우로 발탁해 톱스타로 키우는 유명 디자이너 혜주 역이다. 김수현 작가와 이승연은 KBS ‘내사랑 누굴까’, SBS ‘완전한 사랑’ 이후 이번 작품으로 벌써 세 번째의 만남이다. 때문에 평소에 어머니처럼 여기는 분이라 ‘무슨 역할이냐’는 것도 물어보지 않고 흔쾌히 받아들였다는 것. “김수현 선생님은 저보고 ‘에라 이 바보야, 저 헛 똑똑이’라고 말씀하세요. 선생님께서도 안타까운 마음에 많이 혼을 내셨던 것 같아요.”

“동대문에서 ‘독한년’ 별명 얻었죠”

지난 2년 동안의 시간들에 대해서도 질문이 쏟아졌다. “지난 2년 동안 정말 살아가면서 해야할 고민을 다 한 것 같아요. 내가 어떻게 달라지겠다는 것 보다 물 흐르듯이 그렇게 살아가야겠다는 맘이 들었어요. (위안부 할머니에 대해서는) 아마 시간이 조금 흐른 후에는 편안하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또한 이승연은 동대문에 ‘어바웃엘’ 이라는 옷가게를 내고 한동안 방송을 외면한 채 살았다고 밝혔다. “일부러 국내드라마는 외면하고 외화만 봤어요. 일에만 몰두했죠. 의류계나 연예계나 사람 사는 것은 똑같더라고요. 지난 8개월간 옷가게를 하면서 배운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소중했던 것 같아요.

결국에는 ‘독한년’이라는 별명까지 얻었거든요.” 하지만 그녀는 “연예인이라서 좋은 점도 있었지만, 손해보는 일도 많다”면서 “안 좋은 일이 생기면 내가 다 책임을 져야하고, 사기를 당하기도 쉽다”면서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앞으로 1년 정도는 드라마에만 집중할 계획인 이승연은 당분간 동생에게 가게를 맡긴 상태이며, 드라마가 끝나면 다시 일터로 돌아가겠다며 의류업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가끔 인터넷을 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승연은 “가끔 봤는데, 한동안 인터넷의 악플을 보면서 정말 가슴이 섬뜩한 적도 많았다”고 밝혔다. “어떤 때는 너무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다가도 다시 생각해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느 정도는 사람들의 생각을 봐야 될 것 같아요. 작품으로 한발 나아가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최진실 복귀 성공 부러워

동갑내기 사업가와 사귀다 헤어진 이승연은 지금은 연기자로서 완벽하게 복귀하고 난뒤 드라마가 끝나고 좋은 사람 만나면 결혼하고 싶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3~4번의 결혼 기회가 있었지만, 지나갔어요. 내 것이 아닌 것 같기도 했고,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어요. 드라마를 잘 하고 나서 그 다음에 좋은 사람 만나 결혼을 하고 싶어요.”사실 브라운관 복귀를 준비하는 이승연은 지난해 ‘장밋빛 인생’을 통해 화려한 복귀에 성공한 최진실이 부럽기만 하다. 위안부 누드 파문으로 여론의 비난에 시달렸던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던 최진실의 성공적인 재기였기에 누구보다 관심있게 지켜봤다는 것. “최진실씨가 하는 것 보니 정말 뿌듯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어요, 진실씨가 성공했을 때 정말 마음으로 박수를 쳤어요. 진실씨가 저런 저력이 있구나, 나도 저렇게 되어야 할 텐데 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승연은 “이제 더 이상 미움받고 싶지 않다”며 “배부르고 나면 또 다른 욕심이 생길지는 모르겠는데, 지금으로서는 아무런 욕심 없어요. 작품이 잘됐으면 좋겠고요, ‘괜찮더라’라는 얘기를 듣고 싶은 게 유일한 바람이에요”라고 밝혔다.이승연은 자신이 맡은 혜주 역에 대해 “보여주는 것보다 내면연기가 필요한 캐릭터”라면서 “사랑과 야망이라는 드라마는 큰 숲과도 같다. 나는 그 드라마에서 한 그루 나무가 되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연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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