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엑스터시 복용혐의를 받고 구속되면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성현아가 오랜만에 안방에 컴백했다. 지난 24일 첫 방송한 SBS 금요드라마 ‘어느날 갑자기’(박현주 극본, 박영수 연출)에 오유란 역으로 출연하게 된 것. 그동안 ‘주홍글씨’, ‘첼로’, ‘연애’, ‘손님은 왕이다’ 등 꾸준히 영화에만 출연해 왔던 성현아는 “오랜만에 TV 복귀라 많이 떨리고, 시청자들의 반응도 너무 궁금하다”면서 “지금은 잘해야겠다는 생각만 든다”며 복귀 소감을 밝혔다.

지난 21일 SBS 일산 탄현제작센터에서 열렸던 드라마 ‘어느날 갑자기’의 제작발표회에서 성현아를 만나봤다. “TV 복귀가 너무 오랜만이라 긴장도 되고, 많이 떨려요. 시청자들의 반응도 궁금하고요.”2002년 마약 복용 파문이후 4년만에 브라운관으로 복귀한 성현아의 소감이다. 지난 21일, SBS 금요드라마 ‘어느날 갑자기’ 제작발표회 인터뷰에서 성현아는 시종일관 작은 목소리와 소극적인 태도로 질문에 답하는 등 의기소침한 가운데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동안 영화를 통해서 당당하고 소신 있는 모습을 보여줬던 강한(?) 성현아도 브라운관으로의 컴백만큼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나 보다.

좋은 작품 출연해 기뻐

그리고 예상대로 파문이후 첫 안방 컴백과 관련된 취재진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성현아는 “배우라면 누구든지 좋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며 “좋은 작품에 좋은 배우들과 같이 출연하게 돼서 너무 기쁘다”고 연기에 대한 욕심과 출연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컴백과 관련, 여론의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한 성현아는 “영화는 저를 보고 싶으면 보고, 보기 싫으면 안봐도 되는 ‘선택’의 문제이지만, TV는 다양한 시청자들에게 열려 있기 때문에 굉장히 조심스럽고, 걱정이 많았다”며 “백 마디 말보다 열심히 잘해서 연기로 인정받고 싶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과거 파문 때문에 컴백 결정에 고민은 없었나’, ‘주변에서는 뭐라고 충고하나’ 등 기자들과 여러 차례의 질문이 오가는 동안에도 성현아의 긴장된 표정은 풀리지가 않았고, 결국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것 같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섹시 이미지 나쁘지 않아

SBS 금요드라마 ‘그여자’가 높은 시청률로 막을 내리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는 후속 드라마 ‘어느날 갑자기’는 한날, 한시, 한 장소에서 태어난 두 여인이 뒤바뀐 삶을 살아가면서 만들어 내는 용서와 사랑의 이야기다. 극중 성현아는 자신에게 따뜻하게 대해줬던 은혜(송선미)에게서 남편 신형(이종원)을 유혹해 빼앗는 묘한 매력의 여성 오유란 역을 맡았다. 성현아는 영화 ‘주홍글씨’와 ‘손님은 왕이다’ 등에서도 팜므파탈 이미지를 보여줬기 때문에 너무 비슷한 역할만 고집하는 것 같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성현아는 기자들에게 “제 영화를 모두 보셨나요?”라고 반문한 뒤 “제가 맡았던 역할들이 모두 도발적인 캐릭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동안 제가 맡은 역할이 늘 도발적이고 섹시했던 것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의도한 것과 다르게 제 모습이 보이는 것 같은데 개의치 않아요. 영화에서도 조금씩 다른 캐릭터였고, 이번 드라마에서도 많이 다른 캐릭터예요. 오유란 역은 세파에 많은 상처를 받고, 어둡지만 복합적인 캐릭터라 매력적이에요.”또한 그녀는 “그리고 섹시하지 않은 것 보다 섹시한 게 더 낫지 않나요?”라며 “팜므파탈 이라는 말을 들으면 솔직히 기분 좋다며, 섹시하게 봐주시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오랜만에 방송 촬영을 한 소감은 어떨까. 이에 성현아는 의외로 너무 어린아이 같은 대답을 내놓았다. “저도 예전에 방송을 했었는데, 영화만 하다가 다시 드라마를 하니까 모니터가 안돼서 너무 불안해요. 나중에 세트 촬영할 때 ENG 카메라를 떨려서 어떻게 봐야 할지도 걱정이에요. 또한 TV에 제 모습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고, TV에 제가 나온다는 게 너무 신기해요.” 이제는 자신이 TV에 어떻게 나올까 궁금하고, 자신이 TV에 나온다는 게 신기하다니 한때 브라운관에서 많은 인기를 누렸던 성현아가 맞을까 의아할 정도였다. 또한 그녀는 “가족들이 TV에 언제쯤 나오냐고 자꾸 물어봤는데, 이번에 방송에 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기쁘다”며 가족들에 대한 사랑도 내비쳤다.

남자친구는 ‘버팀목’

성현아가 사진작가 강영호씨와 열애중이라는 것은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강영호씨는 성현아의 컴백에 대해 뭐라고 조언했을까. 성현아는 “제 남자친구는 저한테 가장 큰 버팀목이자 가장 열렬한 지지자다. 열 명이 저에게 욕을 해도 그 사람이 칭찬해 주면 좋다”며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이어 “저는 결혼을 빨리 하고 싶지만, 결혼이 내가 생각하는 시기에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면서 “지금은 일을 열심히 하는 시기라 적절한 시기가 되면 결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자들과의 인터뷰가 끝난 뒤 드라마의 기획을 맡은 김영섭 CP는 “사실 성현아씨가 아직은 좀더 반성의 시기를 가져야 한다며 여러차례 고사했었지만, 이 역할에는 성현아씨가 ‘딱’이라며 여러 차례 설득한 끝에 어렵게 캐스팅했다”며 “성현아씨를 잘 부탁한다”고 기자들에게 특별 부탁을 했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성현아 역시 “제작진이 저를 캐스팅해 주셔서 감사하고, 좋은 작품으로 드라마에 컴백하게 돼서 너무 좋다. 하지만 저 때문에 좋은 배우들과 좋은 작품까지 나쁜 영향을 받을까봐 겁난다”며 “자신을 미워하는 것과 작품에 대한 평가는 ‘별개’로 해주시고, 나쁜 말은 쓰지 말아 주세요”라며 고개숙여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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