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백배천배 보복 테러” 직접 명령

▲ 뉴시스

정찰총국, ‘즉시 실행할 준비지시재외 한국공관·한인회도 대상

납치·테러 징후 포착중국·동남아 교민 안전 주의보 

[일요서울 | 송승환 기자] 북한의 정찰총국(偵察總局·대한민국 및 해외의 공작활동을 총괄하는 기관으로 공작원의 양성, 침투, 정보수집, 파괴공작, 요인암살, 납치, 테러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최근 정보전자전에도 주력해 해킹, DDoS 같은 사이버 테러 임무와 정보전사 양성도 담당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가정보원이나 국군정보사령부와 비슷한 기관이다.)을 비롯한 대남 공작기관들이 해외를 방문하는 우리나라 국민을 상대로 한 테러를 준비하기 위해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 10여개 테러조 실행조를 파견한 것으로 지난 726일 알려졌다.
 
북한 공작기관의 이 같은 테러조 파견은 중국 내 북한 식당 종업원 13명의 집단탈출 이후 보복테러를 감행하라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사정에 밝은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은 (북한식당 종업원) 집단탈북 사건과 관련 백배천배(百倍千倍)의 보복(報復)’을 지시했고, 최근 미국의 인권(人權)제재 리스트에 자신이 등재된 것에 대해 노발대발(怒發大發)했다이에 따라 북한 공작기관들은 한국에 대한 보복 테러로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주기 위해 구체적인 테러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현재 북한 공작기관들은 10개 이상의 테러조를 중국 단둥·쑨양 등지에 파견해 테러활동을 경쟁적으로 독려하고 있다지난 4월 말 중국 장백현에서 발생한 조선족 한충렬 목사 피살 사건은 보위부가 파견한 테러조의 소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정찰총국은 캄보디아와 라오스 등지에 테러조를 파견해 해외거주 한국민을 대상으로 한 테러를 은밀히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사업추진을 미끼로 한국인을 유인해 납치하는 공작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정찰총국은 해외파견 요원들에게 재외 한국공관, 한인회 사무실 등 테러 목표를 개별적으로 할당했으며, ‘명령이 떨어지면 즉시 실행할 준비를 갖추라는 지시도 하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대북 소식통은 ·중 접경지역에서 탈북민 출신 한국민 4명이 북한 보위부(保衛部·북한의 9~10만명 규모의 비밀경찰 및 정보기관으로 국가 최고지도자 직속의 초법적 기관이다. 어떠한 법적 절차 없이도 체포해서 정치범수용소에 집어넣거나 사형시킬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추정됐는데, 이중 고현철씨는 지난 715일 평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등장해 유인납치가 사실로 확인됐다또 다른 한 명의 탈북민도 양강도에 있는 구류소(유치장)에 갇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최근 보위부는 반북 활동 탈북민 명단을 작성했고 이들을 대상으로 자진 입북을 권유하다가 거부하면 처단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말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에 의한 납치 및 테러 우려와 관련해 여름 휴가철을 맞아 동남아와 중국 등지를 여행하는 관광객이 많아 북한 테러에 노출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신변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공작원 파견 또는 현지 폭력 조직 연계 테러 가능성
 
한편, 북한이 중국과 동남아 지역의 교민 또는 한국인 여행객을 노리고 테러 또는 납치하려는 징후(徵候)가 최근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교민 신변 안전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729일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최근 중국과 동남아 지역에 직접 공작원을 파견하거나 현지 마피아 또는 폭력 조직과 연계해 한국인을 대상으로 테러 또는 유인 납치하는 방안을 모색 중인 징후가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이 소식통은 북한에서 최근 북한식당 종업원 탈출에 따른 보복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실제 중국과 동남아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테러 및 유인 납치 징후가 자꾸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주로 노리는 대상은 취약 계층인 공관원, 선교사, 특파원 등이며 현지 유학생과 교민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북한과 접촉이 상대적으로 많은 공관원과 선교사, 특파원들이 주된 테러 및 납치 대상인 것으로 보이며 7월 말부터 8월까지 중국 동북 지방에 한국인 여행객이 많아 이들 또한 위험하다고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초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방중 귀환 직후 북한 공작조 800여 명이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 단둥, 옌지(延吉) 등지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국가보위부 및 정찰총국 소속의 공작원들은 압록강을 건너 단둥에 300여 명, 두만강 건너 옌지, 훈춘(琿春), 투먼(圖們) 등 연변 자치주에 500명 정도가 넘어왔다.
 
일각에서는 이들 가운데 일부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식당 종업원 집단탈출 보복 지시에 따라 한국인을 대상으로 테러나 납치 등을 준비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따라 외교부 등 정부는 최근 여행사들에 위험 지역 여행 상품 판매를 자제하라고 계도함과 동시에 유학생회나 한인회를 통해 우려 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베이징 한국총영사관은 지난 726일 유학생, 교민, 종교 단체 등을 대상으로 교민 신변 안전을 당부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주베이징 총영사관 관계자는 최근 북한의 테러 및 납치 우려가 커진 만큼 동북(東北) 3() 등 위험 지역을 방문할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북한 사람들과 접촉했을 경우에는 반드시 신고해 신변을 보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