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손예진의 연기에 물이 한껏 올랐다. 지난 99년 CF로 데뷔한 이후 올해로 데뷔 8년째를 맞고 있는 손예진이 이제 ‘연기의 맛’을 제대로 알아가고 있는 듯하다. 데뷔초 영화 ‘클래식’과 ‘연애소설’ 등으로 청순가련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던 그녀가 지난해 겨울, 서슴없이 망가지는 코믹연기에 올인해 성공하더니 이제는 SBS 드라마 ‘연애시대’를 통해 보이시한 이혼녀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이번 드라마는 그동안 영화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던 손예진이 오랜만에 TV에 복귀하는 작품이라 더욱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 과연 시청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요즘 영화계에서 최고의 몸값을 받고 있는 배우 손예진이 안방극장에서 시청자들과 만난다. 내달 3일부터 방송되는 SBS 월화드라마 ‘연애시대(극본 박연선, 연출 한지승)’에서 이혼한 유부녀 ‘유은호’ 역을 맡게 된 것이다.

연기파 배우 감우성과 호흡

SBS 월화드라마 ‘서동요’의 후속으로 내달 3일부터 첫 방송을 시작하는 드라마 ‘연애시대’는 20대의 젊은부부가 이혼을 한 이후에도 서로에 대한 사랑을 놓지 못하는 이야기로, ‘젊은 세대의 사랑과 이혼’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멜로드라마다. 이 드라마에서 손예진의 상대역은 ‘왕의 남자’ 흥행의 주역 감우성이 맡았다. 충무로 최고의 여배우와 남자 배우의 만남. 이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주목을 받을법한데, 이들이 모두 오랜만에 브라운관으로 컴백하기 때문에 당연히 방송가 안팎에서 기대를 모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그동안 영화를 통해 자신의 끼를 유감없이 발휘했던 손예진, 과연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찾아갈까. 손예진은 최근 ‘연애시대’ 제작발표회를 통해 자신이 맡은 ‘유은호’는 “건강하고 낙천적인 여자”라고 설명했다. “은호는 아주 일상적이고 내추럴한 여자예요. 이혼 뒤에도 엄마 같은 마음으로 남편이 아프면 걱정하고, 초라해 보이면 ‘왜 그러고 다녀’라고 말하며 안타깝고 속상해 하죠. 극본을 보고 이런 게 ‘사랑’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수준급 수영실력도 과시

이 드라마는 사전제작을 의도하고 이미 지난해 겨울부터 촬영을 시작했지만, 아직 드라마의 반정도(7~8회)밖에 촬영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만큼 시간의 여유가 많았기 때문에 캐릭터를 분석할 시간이 많았다고 한다. 이번에 손예진이 보여줄 이미지는 그동안 영화를 통해 보여줬던 이미지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란다. 그녀는 “영화 ‘작업의 정석’에서는 장면마다 상황 자체가 코믹하고 과장된 웃음이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자연스럽고 다층적인 이미지를 선보일 것”이라며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과장보다는 여러가지 이미지가 다양하게 담겨 있는 편안한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또한 극중 수영선수 출신의 강사로 나오는 손예진은 실제로도 수준급 수영실력을 갖추고 있음을 감추지 않았다. 이미 기존의 영화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등에서 수영 실력을 선보인 적이 있는 손예진은 “원래 물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수영 선수만큼의 자세나 힘은 안나오지만,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바닷가에서 수영을 한 기억도 있고, 원래 물을 무서워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영은 웬만큼한다”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예쁘면서 연기도 잘해”

지난 99년 CF를 통해 데뷔한 손예진은 MBC 드라마 ‘맛있는 청혼’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기 시작했고, 이후 ‘클래식’, ‘내 머리속의 지우개’, ‘첫사랑 사수궐기대회’, ‘연애소설’, ‘여름향기’,‘외출’, ‘작업의 정석’ 등 여러 편의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해 오면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특히 ‘작업의 정석’은 손예진이 청순가련 역할에서 벗어나 다양한 연기의 스펙트럼을 보여줄 수 있다는 인식까지 심어줬다. 그만큼 손예진의 연기 폭이 넓어지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그녀는 “지금 ‘여름향기’나 ‘클래식’을 찍으라면 그렇게 표현하지 못할 것 같다”면서 “지금 그 역할을 하면 그때와 같은 풋풋함은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지금 하고 싶은 역할을 잘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감우성 역시 손예진의 연기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배우에게 있어 상대배우는 매우 중요한데, 손예진에게 내가 좋아하는 배우 심혜진과 같은 아우라가 느껴진다”며 “예쁘면서도 연기 잘 하는 배우가 드문데 손예진이 바로 그런 배우”라고 극찬했다.이미 국내 충무로와 방송가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는 손예진의 인기는 일본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최근 일본에서는 손예진이 출연한 영화 ‘외출’과 ‘내 머릿속의 지우개’가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에는 일본에서 ‘2005 일본 흥행 톱 10’ 2관왕에 선정되는가 하면, 최근에는 일본에서 이 두 영화의 영상회까지 개최되기도 했다.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최고의 흥행퀸으로 인정받고 있는 손예진. 청순가련한 소녀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연기자’로서 당당히 실력을 평가받고 있는 그녀가 이번 드라마에서는 시청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그 결과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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