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적 적자상태 경각심 가져야

사진=WWF 제공
[일요서울 | 변지영 기자] 88일은 인류가 소비하는 자연자원의 수요가, 지구가 한 해 동안 재생할 수 있는 양을 초과하게 되는 지구 생태용량 과용의 날 (Earth Overshoot Day)’을 맞아 세계자연기금 한국본부에서 발간한 ‘2016 한국생태발자국보고서는 한국이 소비하는 자원의 양과 지구가 재생해내는 능력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정부와 시민들이 우리 사회에 임박한 자연문제를 인식하고 해결방안을 도모해야 한다고 시사한다.

세계자연기금(WWF) 한국본부가 발표한 한국 생태발자국 보고서 2016”에 따르면, 지구 생태용량 과용의 날은 2000년에는 10월 초였으나, 2016년에는 88일로 매년 앞당겨 지고 있다.

오늘로서 인류는 지구 하나를 모두 써버린 셈이며, ‘생태적 적자상태가 된다. 이와 같이 매년 용량과용의 날이 앞당겨 지는 것은 인류가 남획, 과도한 수확 및 작목, 숲이 흡수할 수 있는 양보다 더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 배출 등을 통해 지구가 재생할 수 있는 속도보다 계속 빠르게 자연자원과 생태 서비스를 소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자연기금(WWF)은 세계 최대규모의 자연보전기관으로, 전 세계 100개국에 500만명의 회원들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세계자연기금으로는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재생가능한 자연자원의 이용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유도하며, 환경오염 및 불필요한 소비를 절감하는 것에 대한 의식을 고취시킴으로써 지구의 자연환경 악화를 멈추고, 자연과 사람이 조화롭게 살 수 있는 미래를 만들고자 한다.

WWF 시장변화 상임 부사장 제이슨 클레이는 우리는 농부로 치면 다음 봄에 밭에 뿌릴 씨앗을 먹고 있는 꼴이고, 은행가로 치면 이자가 아닌 원금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이 상태가 계속되면 머지않아 파산과 더불어 공멸할지도 모른다며 생태적 적자상태에 대한 경각심을 강조했다.

한국의 경우, 이와 같은 생태적 적자 상태가 글로벌 평균에 비해 심각한 상황이다.

사진=WWF 제공
자연자원에 대한 수요는 국토 생태계 재생 능력(생태용량)과 생태발자국(소비용량)비교를 통해서 알 수 있는데, 한국의 경우 소비용량이 생태용량 보다 8배나 크다.

이는 세계 평균 보다 높고, 인접한 중국이나 일본보다도 높은 수치이다. 만약 지구상 모든 인구가 한국인처럼 살아간다고 가정하면 3.3개 분량의 지구가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중국의 경우 2, 일본은 2.9개의 지구가 필요하다.

생태발자국이란, 인간이 소비하는 자원의 양을 그 자원의 생산에 필요한 땅 면적으로 환산해 표시한 것이다.

한국의 총 생태용량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요소는 어장 (해양 및 내륙 수역)이다. 반면 한국의 소비용량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요소는 탄소발자국(이산화탄소를 만들어내는 양)으로, 73%를 차지하는데, 이는 세계 평균치인 60%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한국 생태발자국의 가계 소비 부분을 보면, 음식이 23%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개인 교통수단(14%), 전기, 가스 및 기타 연료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세계자연기금 한국본부 윤세웅 대표는 “‘한국 생태발자국 보고서 2016‘은 한국이 소비하는 자연자원의 양과 이로 인해 지구에 가해지는 부담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자연자원의 제약이 심화되고 기후변화의 위협이 증가하는 시점에 한국 정부와 민간 부문, 시민이 한국의 취약성과 역할에 관해 생각해볼 수 있도록 본 보고서를 작성하였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에 임박한 문제들을 인식하고, 해결방안을 도모하는 데 바탕이 되어야 할 것이라며 본 보고서의 의의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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