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시스>

“F-35 적을 먼저 보고 단호한 행동 취할 수 있어”
미국 외에 한국 등 10개 국가에서 F-35 도입 예정

[일요서울 | 곽상순 언론인] 미국 공군 역사상 최대 규모인 F-35 차세대 전투기 획득 사업을 총괄하는 크리스 보그던 중장은 사업비 규모를 3910억 달러라고 지난 3월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밝힌 바 있다.
F-35의 정식 명칭은 ‘F-35 Joint Strike Fighter’, 우리말로 ‘F-35 3군 통합 전투기’ 또는 ‘F-35 합동 타격 전투기’다.

공군, 해병대, 해군이 두루 운용한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F-35 가운데 공군용은 F-35A, 해병대용은 F-35B, 해군용은 F-35C다. F-35A의 고유 명칭은 ‘번개(Lightning)’다. 보그던 중장이 밝힌 사업비(3910억 달러)를 미 공군이 도입하려는 F-35A 대수(1763대)로 나누면 대당 가격이 약 2억2000만 달러(약 2400억 원)가 된다. 미 국방부가 제작사인 록히드마틴에 주문한 F-35 전체 대수는 2443대다. 따라서 2443대에서 1763대를 뺀 680대는 F-35B와 F-35C임을 알 수 있다. 미 국방부는 항공기 구매 예산과는 별도로 F-35 전체 전력(戰力)을 항공기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운용·유지하는 예산으로 1조 달러를 예상하고 있다. 2015년 한국 GDP(국내총생산) 1조 3000억 달러에 육박하는 돈이 전투기 1개 기종을 운용하는 데 들어가는 셈이다.

최대 수요처 미 공군

2001년 처음 시작한 F-35 사업은 그간 잦은 설계변경 등을 거치면서 국제적으로 많은 관심과 우려를 모아왔다. 이 신형 전투기는 미 국방부 외에 외국정부 10곳에도 납품될 예정이다.

한국은 2018년부터 4년간 매년 10대씩 F-35A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F-35의 최대 고객은 미 공군이다. 따라서 미 공군이 F-35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F-35 관련 당사자들의 초미의 관심사다. 그런 미 공군이 지난 2일(현지시간) 역사상 가장 비싼 이 무기가 드디어 실전 배치 초기 단계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미 공군은 이날 성명을 내고 F-35A가 초도작전능력(Initial Operating Capability·IOC)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 항공기가 충분히 개발됐으며 전투 임무 수행에 필요한 각종 시험을 통과했다는 의미다. 미 공군 공중전사령관 호크 칼라일 대장은 “이 강력한 신형 무기 체계가 IOC를 달성했음을 자랑스레 발표한다”면서 “F-35A는 우리가 가진 가장 우세한 항공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이유로 “그것은 우리의 전통적 항공기가 갈 수 없는 곳에 갈 수 있으며, 우리 지휘관들이 현대 전장(戰場)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칼라일 대장은 기본적인 근접 항공지원을 수행하는 능력, 적의 대공 방어를 압박하고 파괴하는 능력, 기록적인 무기·임무 체계의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작전임무를 전개하고 수행하는 능력 등 시험과정에서 F-35A 비행대가 보인 성과를 극찬했다. 보그던 중장은 “IOC 선언은 미국 공군이 1700대가 넘는 세계 최대 F-35 기단(機團)을 운용할 것인 가운데 중요한 이정표를 의미한다”면서 “F-35는 수십 년 동안 공중전 우세(優勢)의 등뼈를 형성할 것이며 전투원들이 적을 먼저 보고 단호한 행동을 취하도록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성능 만족” 발표

엔진 하나짜리 F-35는 미래형 전투기로 꼽힌다. 제작사인 록히드마틴은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기능, 초음속, 극도의 민첩성, 최첨단 센서 융합 기술이 적용된 F-35를 치명적이며 다재다능한 항공기로 소개한다.

하지만 숱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결함 때문에 제작이 3년 넘게 지연되고 예산이 초기 추정치보다 약 2000억 달러 불어난 것 때문에 F-35 사업은 격렬한 비판을 받아왔다. F-35 획득사업에 대한 더 많은 감시가 필요하다고 줄곧 주장해온 미 하원 군사위원회 소속 태미 덕워스 의원은 F-35A의 IOC 달성을 축하하면서도 “F-35 개발과정에 지연과 비용 초과가 만연해 수십 억 달러의 세금을 낭비했다”고 CNN에 말했다. 2014년 시험 비행 도중 엔진에 불이 나는 바람에 F-35 편대 전체가 착륙한 적이 있으며, 기체의 소프트웨어 결함이 잇따라 임무 시험 비행이 계속 지연된 바 있다. 미국 감사원(GAO)에 따르면, 비행시험 프로그램의 개시, 최초 생산 대기 항공기의 인도, 중요 임무 체계의 시험을 포함하여 핵심적인 사업 일정에서 차질이 있었다.

지난 4월 GAO는 국방부 관리들이 제5세대 전투기의 ‘두뇌’로 묘사한 F-35의 자동병참정보체계의 위험요소를 문서로 지적했다. 그 문서는 백업 체계의 결여를 부분적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한 차례의 실패가 “전체 기단(機團)을 오프라인으로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문제를 둘러싼 의심은 아직까지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정부감시단체인 ‘정부감시에 관한 프로젝트’의 회원인 댄 그라지어는 “이것은 홍보 쇼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공군은 그들의 최초 F-35가 2016년 8월 전투 준비를 갖출 것이라고 말했으므로 그들은 오늘 그렇다고 말할 것”이라며 “만약 그들이 지금 이 선언을 하지 않으면 공군과 F-35 사업은 최소한 난처해질 것이고 향후의 자금조달과 관련해 심각한 의문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CNN에 말했다. 하지만 15년 넘게 각종 논란에 휩싸여 왔던 F-35 사업은 미 공군의 IOC 선언으로 고비를 넘기고 완료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제작사인 록히드마틴의 F-35 총괄 책임자 제프 바비온은 CNN에 전달한 성명에서 “F-35A가 있어 이제 공군은, 역사상 전투기 중에서 가장 강력하고 종합적인 통합 센서 패키지와 더불어, 차세대 레이더 회피 스텔스, 초음속, 전투기 민첩성, 고등 병참지원을 통합하는 전투기를 보유한다”면서 “그것은 선례가 없는 치사율과 생존율, 즉 미국과 우리 동맹국들을 앞으로 수십 년 간 방어하는 데 사용할 능력을 조종사들에게 제공한다”고 말했다.

미군의 오래 된 전술 기단(機團)을 개량할 목적으로 2001년 구상된 F-35는 공군용·해병대용·해군용별로 형태와 기능이 약간씩 차이가 난다. 해병대는 일찌감치 지난해 7월 F-35B로 구성된 최초 비행대대가 IOC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해병대는 F-35B와 관련된 소프트웨어 문제를 해결하고 2017년 이 전투기를 실전배치한다는 계획이다. 해병대보다 비록 13개월 늦었지만, 확보할 F-35 물량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사실로 인해 공군의 IOC 도달 발표는 그 의미가 큰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해군은 2018년 IOC에 도달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ilyo@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