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여자 착한 여자최진실


최진실이 일일드라마로 또다시 안방극장에 컴백한다. 지난해 KBS 드라마 ‘장밋빛 인생’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누렸던 최진실의 차기작은 MBC 일일드라마 ‘나쁜 여자 착한 여자’로 남편으로부터 배신당하는 주부 ‘세영’ 역할이다. 최진실은 지난해 40% 이상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장밋빛 인생’에서도 바람난 남편 때문에 고생만 하다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는 역을 맡았다. 때문에 새 드라마의 설정이 전작과 너무 비슷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그녀는 “물론 비슷한 부분도 있지만, 한편으로 많이 다른 드라마”라며 이런 논란을 일축했다.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미모를 과시하는 최진실이 이번에는 또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올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시댁의 사랑을 받는 세영(나쁜 여자 착한 여자)은 시댁 식구에게조차도 멸시를 받았던 맹순이(장밋빛 인생)와는 너무 다르죠. 성격도 씩씩하고 긍정적이라 다른 모습을 많이 보여드릴 수 있을 거예요.”

바람난 남편만, 벌써 두번째
지난 19일, MBC 일일연속극 ‘나쁜 여자 착한 여자’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최진실은 이번 작품이 ‘장밋빛 인생’과는 또 다른 느낌의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남편의 외도에 맞서는 주부’라는 극의 설정은 ‘장밋빛 인생’과 똑같지만, 풀어가는 과정이 다르다는 것.
‘장밋빛 인생’에서 최진실은 바람난 남편에게 이혼당하고, 유부남의 내연녀를 자청하는 여동생을 쫓아다니면서 사건을 수습하고, 문제만 일으키는 술주정뱅이 친정아버지를 돌보고, 시어머니의 시집살이까지 견디면서 최악의 결혼생활을 하지만 결국 불치병인 ‘암’에 걸리는 불행한 여자다.
반면, ‘나쁜 여자 착한 여자’에서 최진실은 딸을 데리고 결혼한 남편 건우(이재룡)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현모양처’로, 치매에 걸린 시할머니를 보살피고 자기가 낳지도 않은 딸을 키우는 살가운 사람이다. 하지만 건우는 세영과의 결혼 생활을 유지하면서도 첫사랑 서경(성현아)과 6년 동안이나 몰래 사랑을 나눈다.
상당부분 닮아있는 이 두 드라마는 도대체 무엇이 다르다는 것일까. 이에 대해 최진실은 “맹순이는 삶에 치여서 아등바등하며 시댁과 친정으로부터 멸시만 당하는 억척 아줌마였고, 남편으로부터 이혼도 당한다”면서 “하지만 세영은 남편으로부터 사랑은 못 받아도 존중받고, 시댁의 사랑을 듬뿍 받기 때문에 가족이라는 버팀목이 있어 이혼을 선택하지 않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성현아씨 키스신 부러워요”
최진실도 여자는 여자인가 보다. 극중 연이어 ‘남편의 외도’에 가슴앓이를 겪자, 이제는 사랑받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한다. 최근에는 나이 때문인지 남편의 불륜으로 고통받는 아내 역할에 관한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온다는 것.
“저도 (극중) 남편 사랑 좀 받아보고 싶어요. 극중 성현아씨는 키스신도 있고, 제 남편과 자신의 남편 모두에게 사랑받는 역이라 너무 부러워요.(웃음)”
사실 극중 이재룡과 성현아는 어머니의 극심한 반대 때문에 결혼하지 못해 각자 결혼 후에도 계속 만나고 있는 사이다. 때문에 이들의 관계를 두고, 사랑인지 불륜인지에 대한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재룡은 “논란의 대상이 될 수도 있지만, 최대한 ‘불륜’ 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들은 목숨 건 사랑을 하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한층 깊어진 연기력
“여자는 남자하기 나름이에요”라는 말로 신세대 스타의 통통튀는 매력을 보여줬던 최진실. 과거 야구선수 조성민과 이혼 경력을 가진 아이 둘 키우는 엄마이기 때문일까, 그녀는 이제 한층 깊어진 30대 여인의 감수성을 보여준다.
“극중 이재룡과 성현아를 생각하면 못다 이룬 사랑 때문에 울고 사랑하는 사람과 살지 못하는 것이 측은해요.” 즉 자신이 맡은 캐릭터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캐릭터가 모두 불쌍하고 이해가 된다는 것. 게다가 환희(6)와 수빈(4)을 둔 실제 엄마이기 때문에 극중에서도 자식을 바라보는 연기는 저절로 우러나온다고 한다.
이렇듯 아픔을 겪은 30대 여인으로서의 연기는 깊어졌지만, 극중 성현아 보다도 어린 역할인 30대 초반으로 나오기 때문에 외모에 대한 고민과 걱정은 다소 많아 보였다.
같이 출연하는 성현아와 비교해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장밋빛 인생’을 위해 찌웠던 살을 무려 7kg이나 빼기도 했던 것. 또한 실제 나이를 커버하기 위해 메이크업에 신경도 많이 쓰고, 조명 감독님에게 (주름이 보이지 않도록) 조명을 하나라도 더 놓아달라는 애교석인 부탁도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제작발표회날 최진실은 어깨라인이 훤히 드러나는 원피스를 입고 나와 취재진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을 정도로 여전히 아름다운 외모와 몸매를 과시했기 때문에 이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해 보였다.
한편, 이 드라마는 ‘굳세어라 금순이’를 연출한 이대영 PD가 메가폰을 잡았으며, 120부 예정으로 내년 1월초부터 약 6개월간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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