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일년에 단 한 번, 우리가족이 함께 비행기 타고 떠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여름휴가. 엄마, 아빠 휴식도 책임지고 아이들도 마음껏 뛰어놀 수 있으면서 가족애를 한껏 충전할 수 있는 곳을 부지런히 찾았다. 태국 왕실이 찾는 태국의 대표 가족 휴양지 후아힌. 올 여름 엄마, 아빠들에게 이만 한 희소식이 또 있을까.

주로 주말을 이용해 가족여행을 다니며 아이들이 즐겁게 놀 수 있는 다양한 ‘꺼리’를 만들어 주려고 노력하는 이들에게 올 여름 휴가지로 눈에 띈 곳은 태국의 후아힌이었다.

후아힌은 태국 왕실의 별장이면서 조용한 가족휴양지로 주로 상류층이 즐겨 찾는 곳이다. 태국의 여느 유명 휴양지들과는 달리 유흥시설이 없으면서 태국의 아날로그 감성이 도시 곳곳에 물들어 있기로 유명한 곳.

게다가 안락한 휴식과 특별한 재미가 기다리는 리조트와 싱싱한 해산물로 요리한 맛깔스러운 음식들, 잠시 힐링의 세계로 인도하는 전통마사지와 스파까지. 온 가족 오감만족 여름휴가지로 오래도록 기억될 그곳으로 떠났다.

워터파크에서 더위 탈출, 바나 나바 후아힌

아침 일찍 워터파크의 개장 시간에 맞춰 숙소를 나섰다. 잔뜩 기대에 찬 얼굴로 바나 나바에 도착한 아이들 은 일단 환호성부터 지른다. 햇살이 점점 뜨거워지는 시간, 어른들도 이곳에서 즐겁기는 마찬가지. 가족 모두가 조금이라도 빨리 물의 세상에서 더위를 날릴 준비를 하느라 분주하다.

워터정글 존과 어드벤처 존이 나뉘어 있으며,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하는 태국 최초의 워터파크로도 알려져 있다.

이미 우리나라의 워터파크를 여러번 찾은 가족들에게는 조금 규모가 작게 느껴지지만 비교적 사람이 적은 편이어서 아이들 마음에 드는 곳으로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발길을 재촉한다.

이곳에서만큼은 무서움도 두려움도 없는 아이들, 약 30미터의 높이에서 90도로 직하강하는 물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면서도 그저 희희낙락할 뿐. 다시 출발하는 곳으로 돌아가자고 손을 잡아끄는 아이들보다도 엄마 아빠의 얼굴이 더욱 긴장돼 보인다.

신나게 놀이기구를 타고 난 뒤에 찾아간 곳은 파도풀장. 시원하게 파도가 밀려오지만 두 딸은 튜브에 몸을 맡긴 채 이곳에서 잠시 평화로운 휴식을 취하고 다섯 살 막내는 모래사장에 앉아 아빠와 모래성을 쌓으며 연신 꺄르르 웃으며 즐거워한다.

점심을 먹는 동안 그새 더위를 느꼈는지 가족들은 공중에 매달린 커다란 물통 아래에 섰다. 공중에서 무지막지하게 떨어지는 물 폭탄을 맞으며 잠시 참고 있었던 커다란 함박웃음을 터뜨린다.

가족 모두가 시원하게 하나가 되는 순간이다. 입장료(워타파크) 키 122cm 이상은 1000바트, 키 122cm 이하 또는 60세 이상은 600바트.

블링블링한 가족 나들이
산토리니 파크 차암

후아힌에서 약 한 시간 거리의 차암으로 달리자 화창하게 갠 파란 하늘 아래 하얗게 빛나는 산토리니 파크가 가족들을 반긴다. 지중해의 푸른 바다 위 산토리니는 아니지만 마치 그곳에 와있기라도 한 듯 순식간에 예쁘장한 마을로 둔갑한 풍경은 기분마저 상쾌하게 바꾸어 놓았다.

이런 그림 같은 풍경을 한눈에 감상하기 위해 관람차에 올랐다. 산토리니 파크의 랜드마크인 관람차가 정상에 올라 잠시 멈춰 서자 아이들은 조금 무서운지 엄마  아빠 곁에 꼭 붙은 채로 창밖으로 비치는 또 다른 태국의 풍경을 바라본다.

우아한 저녁산책 더 베네치아
후아힌 & 차암

후아힌에 있는 또 하나의 유럽을 찾았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아름다운 장면만을 골라서 가져다 놓은 것 같은 ‘더 베네치아’는 비교적 최근에 문을 연 따끈따끈한 테마파크다.

벌어진 입 속에 커다랗게 모습을 드러낸 이빨을 잡고 이리저리 흔들고 자신의 머리를 입 안에 넣어보며 장난치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이 그저 사랑스럽기만 하다.

어둠이 찾아들고 아름다운 조명이 하나둘 켜지면 더 베네치아는 그 어느 곳보다도 로맨틱한 장소로 모습을 바꾼다. 그 시간 곤돌라에 올라 베네치아의 물 위를 유유히 떠다닌다면, 언제 또다시 만끽할지 모르는 우아한 저녁 산책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주말 저녁의 머스트 비짓
플레이스 시카다 마켓

마침 찾아온 주말 저녁에는 반드시 가야할 곳이 있었다. 금·토·일요일에만 문을 여는 곳이기 때문에 일정에 반드시 주말을 포함해야 한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명성이 자자한 시카다 마켓이 바로 그곳이다.

왠지 ’시장‘ 이라는 말이 어색하기만 한 시카다 마켓의 풍경은 분주하지만 여유가 넘치고 평범한 듯하지만 고급스럽다. 이곳의 사람들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예술과 열정을 주고받기 때문이다.

순간순간 호기심 가득해지는 얼굴 표정, 가던 길을 멈추고 예술가들의 공연을 주의 깊게 쳐다보는 모습들, 그림을 그리고 무언가를 만들며 기뻐하는 모습, 길거리 음식과 시원한 맥주 한잔에 하루의 피로마저 녹아내리는 표정들까지, 시카다 마켓은 우리가 기대했던 가족여행의 모든 행복을 발견할 수 있는 장소가 되어 있었다.

<info> 후아힌의 3대 야시장

후아힌에는 3대 야시장이 있다. 금·토·일요일에만 열리는 시카다 마켓, 그랜드호텔 앞에서 열리는 그랜드 야시장 그리고 흔히 후아힌 야시장이라고 얘기하는 나이트 마켓이다 .

후아힌 뷰포인트 두 곳

후아힌은 그리 크지 않은 도시이지만, 멋진 해변과 백사장으로 이름난 아름다운 지방이다. 이런 후아힌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카오 타키엡과 카오 힌 렉 파이, 전망대까지 대부분 차로 이동 가능하고 가볍게 산책하듯 걸을 수 있다.

후아힌 시내에서 남쪽으로 4km 떨어져 있는 카오 타끼엡 정상의 사원에 오르면 왼쪽으로는 후아힌 시내가, 오른쪽으로는 드넓은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바닷가로 내려가면 거대한 금불상이 두 손을 벌린 채 바다를 향하고 있다. 카오 타키엡의 입구는 작은 어촌 마을로 싱싱한 해산물을 파는 야외 식당들이 줄지어 있어 잠시 들러 요기를 하기에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