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군수 요청에…‘성주 골프장 사드 배치’ 美와 협의중

[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국방부가 주한 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경북 성주군 내에서 기존 발표지인 성산포대 대신 롯데스카이힐 성주컨트리클럽(경북 성주군 초전면·이하 롯데골프장)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놓고 미국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지난 22일 “‘주민이 원한다’는 전제 아래 사드의 배치 지역을 성산포대에서 롯데골프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롯데골프장(18홀)의 9홀을 사드 부지로 조성하고, 나머지 9홀을 미군 골프장으로 활용하는 안을 미국 측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성산포대의 사드 용지 공사용 도로 확장 비용과 골프장 매입 비용에 큰 차가 없고,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의 유지 측면에서 롯데골프장이 성주 내 다른 제3후보지들보다 입지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됐다”고 말했다. 미국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항곤 경북 성주군수가 사드 배치 장소에 대해 “성산 포대를 제외한 제3의 후보지를 검토해 달라”고 국방부에 공식 요청했다. 지난 4일 박근혜 대통령이 처음으로 ‘제3후보지 검토’를 언급한 이후 18일 만에 성주군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김 군수는 22일 군청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극단으로 치닫는 대안 없는 반대는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될 수 없다. 대다수의 군민들이 제3의 장소를 희망하고 있는 만큼 국방부가 제3의 장소를 결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무조건적 사드 반대’는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

투쟁위의 한 관계자 역시 “대다수의 군민이 사드가 꼭 배치돼야 한다면 제3의 장소를 희망하고 있는 만큼 투쟁 노선을 바꾸는 게 성주군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jh0704@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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