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윤-최동석 커플 ‘사생활 해킹’
연인 사이인 박지윤-최동석 KBS 아나운서의 사생활을 담은 사진이 최동석 아나운서의 미니홈피 해킹으로 대거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으로 박 아나운서는 사생활을 침해당한 피해자이면서도 아나운서 이미지에 부합하지 않는 사생활이라는 이유로 일부 네티즌의 비난을 받고 있다.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으며 이중의 피해자가 된 것이다. 연예인들을 비롯한 유명인사의 사생활 침해 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 일만은 아니다. 게다가 인터넷으로 유포되기 시작하면 불특정 다수의 네티즌들이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문제는 더욱 확대되고 법적 처벌 대상을 정하기도 힘들어진다. 인터넷 문화가 발전하면서 팬들은 좋아하는 스타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더 빠르게 접할 수 있게 됐지만, 스타들은 언제 어떻게 사생활을 침해당할지 모르는 위험 속에 놓이게 됐다.



박지윤-최동석 아나운서의 사생활을 담은 사진이 미니홈피에서 불법 유출돼 온라인에 퍼진 것은 지난달 29일 새벽이었다. 이번에 유출된 사진은 두 사람만의 은밀한 데이트 장면 등 외부에 공개 돼서는 안될 지극히 사적인 모습이 담겨 문제가 크게 확산됐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정상 출근, ‘스타골든벨’ 녹화 등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했다. 아침 일찍 출근한 두 사람은 오전 내내 특별한 일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비웠다. 박지윤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스타골든벨’은 30일이 개편 후 첫 녹화였는데, 제작진의 요청으로 취재진을 비롯한 외부 사람의 출입을 철저하게 통제한 가운데 녹화가 진행됐다.

‘스타골든벨’ 녹화 직전 출연자 대기실에서 만난 박지윤 아나운서는 침통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며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 박 아나운서는 ‘스타골든벨’의 녹화를 무사히 진행했지만 녹화에 들어가기 전 눈이 퉁퉁 부은 상태로 울먹이는 모습이 일부 기자들에게 목격되기도 했다.

최동석 아나운서는 이날 ‘자신과 박지윤 아나운서의 사적인 사진’이 인터넷에 유출된 것과 관련,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최 아나운서는 “현재 사이버 수사대에 이 사안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며 “이번 사건의 최대 피해자는 바로 우리다. 지금 상황들이 너무 힘들다”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현재 박지윤 아나운서는 미니홈피에 프로필만 남긴 채 방명록, 게시판 등의 기능을 모두 폐쇄했다. 최동석 아나운서는 아예 미니홈피 회원을 탈
퇴, 홈페이지 자체를 없애버렸다.

KBS 측은 사생활 사진 유출 피해를 입은 박지윤-최동석 아나운서에게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른 경로 유출 가능성
조건진 KBS 아나운서 팀장은 “심각한 사생활 침해를 당한 두 아나운서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계획이다”며 “두 사람 모두 맡은 프로그램을 그대로 진행하는 한편 녹화에서도 이를 배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KBS 차원의 공식 대응은 다소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조 팀장은 “법무팀과의 의논 결과 업무중 벌어진 일이 아니기 때문에 회사에서 공식 대응하기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다”며 “그러나 향후 법적 대응 등에 도움을 줄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싸이월드 측은 박지윤-최동석 커플의 사진이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해킹이 아닌 다른 경로로 유출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싸이월드 운영사인 SK커뮤니케이션즈는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인 사이버수사대의 협조요청에 따라 자체적으로 조사를 한 결과 “박지윤-최동석 아나운서의 미니홈피 해킹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 홍보실의 한 관계자는 “해킹을 했을 경우 남아야 하는 외부 접근 흔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KBS “물심양면 돕겠다”
이 관계자는 또한 “미니홈피에서 사진이 유출됐다면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입력하는 정상적인 접속을 통했을 것이다”며 “누가 언제 어디서 접속했는지를 알기 위해 현재 해당 홈피 접속자들의 IP를 추적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자체 조사 현황을 공개했다.

그는 이어 “유출된 사진이 모두 미니홈피에 올라온 것인지도 확인해 봐야 한다”며 다른 경로를 통해 유출됐을 경우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두었다.

KBS 아나운서팀이 아나운서 개인의 미니홈피 사진 유출로 인해 곤혹스러웠던 적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노현정 아나운서가 결혼할 때에도 미니홈피에 게시된 것으로 보이는 사진이 유출돼 논란이 일었었다. 또 김보민 아나운서의 경우 열애설이 불거진 축구선수 김남일과 비슷한 스타일의 반지를 끼고 있는 사진이 미니홈피를 통해 알려져 열애 의혹이 확산됐다.

이렇게 아나운서를 둘러싼 사건·사고의 중심에 개인의 미니홈피가 한 원인으로 자리잡게 되자 KBS 아나운서팀으로서는 이에 대한 관리 문제를 재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적인 공간이기는 하지만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건·사고가 KBS 아나운서 전체의 이미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KBS의 한 관계자는 “아나운서들이 인터넷에 개인 홈페이지를 갖는 것에 대해 내부적인 입장 정리를 하고 있다”고 밝혀, 이 문제를 공론화할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결혼은 아직…지켜봐 주세요”

사생활이 담긴 사진이 유출되는 사건을 당한 박지윤 아나운서는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07 KBS 봄 개편 기자간담회에서 두 사람을 향해 쏟아지는 관심이 부담스럽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당시 박 아나운서는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이 좋은지 고민이 돼 주위 분들과 상의했다. 언론에 우리 두 사람의 ‘첫 동반 나들이’라는 기사가 나간 것을 보고 부담이 느껴져 불참도 고민했다”며 “개편을 위한 공식적인 자리인데 나 때문에 설명회의 본질이 흐려질까 걱정이 됐다”고 밝혔다.

박 아나운서는 이어 “교제 사실이 알려지긴 했지만 일상이 널리 알려지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며 “조용히 잘 만나고 있으니 예쁘게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결혼 계획에 대한 물음에는 “결혼은 아직…”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KBS 30기 아나운서 동기인 박지윤-최동석은 박지윤 아나운서가 지난해 말 시상식에서 한 “박여사 금여사 최기사(최동석) 모두 사랑합니다”라는 발언으로 인해 최동석 아나운서와 연인 사이임이 드러나 주목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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