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이정현 당 대표 체제가 들어서면서 ‘반기문 대망론’은 날개를 단 듯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다. 최근까지 여야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야권 1위 후보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오차범위 밖으로 크게 따돌리며 앞서고 있다. 호남에서도 문 전 대표 다음으로 높은 지지를 받으면서 더민주당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그러나 이런 고공행진 속에서도 ‘반기문 대망론’에 대한 회의론 역시 만만치 않다. 여의도에 불고 있는 ‘반기문 대망론’을 둘러싼 찬반 논란 속으로 들어가 보자.

- ‘대망론 띄우기’속 무소속 출마설 나오는 까닭
- 사무총장 퇴임 후 해외순방 … ‘재단설립’ 소문도

2017년 대선의 최대 키워드가 ‘반기문’임을 인정하지 않는 정치권 인사는 없다. 현재 국민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매력적인 차기 대통령감이라는 것은 여야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 미국에 가서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만난 것이 계기가 돼 직업 외교관으로 평생을 살고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냈고 현재는 ‘세계 대통령’이라는 유엔 사무총장이다.

 2017년 대선 최대 ‘키워드’ 반기문

반 총장은 세계 곳곳을 누비며 분쟁과 내전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노벨 평화상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대한민국 사람이 국제기구의 수장으로서 활동하고 있는 자체만으로도 국민적 자긍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무엇보다 반 총장이 차기 유력한 대선주자로서 인정받고 있는 것은 유엔의 수장인 동시에 국제무대에서 검증된 능력, 외교관으로서 품위와 매너 나아가 안정적 이미지가 한몫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는 현재 권력인 박근혜 대통령과 주류에서 밀고 있는 여권 후보라는 점도 강점이다. 또한 문재인, 안철수 야권 내 유력한 잠룡군에 맞서 3자 구도에서는 87년 대선처럼 승리할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무엇보다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각종 여론조사 결과 젊은층으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고 지역적으로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정치인 이미지보다 외교관 이미지기 크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외교관은 주관적 판단을 최대한 배제하고 산출된 통계나 제시된 시나리오로 행동을 한다. 사소한 외교적 실수가 국가적 실책이 될 수 있어 신중을 기하는 태도는 국정 운영에 안정감을 줄 수 있다. 여권 내에서는 반 총장이 큰 실수나 개인적인 비리가 없는 이상 현재 지지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정점은 대권 출마 선언을 할 때 최고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장점만큼이나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반기문 대망론’에 부정적인 인사들이 한결같은 의구심은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출마선언과 동시에 터져나오는 검증에 대한 돌파 여부다. 예측 가능한 공격이야 방어가 가능하겠지만 ‘돌발 악재’가 터질 경우 반 총장이 견딜 만한 맷집을 갖고 있는가 하는 문제다. 이는 관료출신으로 ‘권력의지’와도 직결된 문제다.

두 번째는 당내 경선 통과 여부다. 현재의 새누리당 당헌.당규상 경선은 불가피하다. 당내 주류세력이 지지한다고 해도 반 총장이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중간에 ‘용도폐기’될 공산도 배제할 수 없다. 2014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주류가 지지한 김황식 전 총리가 정몽준 후보에 패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세 번째는 박 대통령과의 차별화 여부다. 주류세력을 등에 업으면서도 전 정권과 차별화를 어떻게 구사할 수 있느냐다. 자칫 미래권력을 잡으려는 세력과 현재권력을 감싸려는 세력 사이에 자중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

네 번째는 반기문식 정치의 부재다. 안철수 전 대표도 ‘새정치’를 들고 나왔지만 문 전 대표에게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현재까지도 안 전 대표는 새정치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반 총장이 대선을 1년도 채 남기지 않고 뛰어들어 대한민국을 어떻게 이끌 것인지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대권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4대 위협 요소 보니… ‘만만찮네’

이에 윤여준 전 장관은 ‘반기문 대망론’에 가장 큰 걸림돌로 ‘10년간 국내에 있지 않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외치보다 내치가 중요한 대한민국 대통령 특성상 국내 정치의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은 향후 닥쳐올 도전을 극복하는 데에 한계로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윤 전 장관은 전문 무크지 ‘반기문은 없다’(시대정신연구소)는 잡지와 인터뷰에서 ‘외교관으로서 제3자적 의식’ 역시 국가적 책임을 짊어지기에 미흡하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또한 김상진 건국대 교수는 “현재의 지지율은 허상에 불과하다”며 ‘반기문 대망론은 없다’고 평가절하 했다. 김 교수는 “역대 대선을 보면 대선 1년 6개월전 지지율 1위를 했던 후보가 당선된 적은 박 대통령이 당선된 18대 대선이 유일하다”고 지적했다. 실제적으로 15대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가 압도적으로 1위를 달렸지만 이 후보 아들 병역기피 의혹에 이인제 후보 탈당 등 연이은 돌발 악재로 김대중 후보가 당선됐다.

16대 대선에서는 여당에 이회창 후보가, 야당은 이인제 후보가 각축을 벌였지만 존재감도 없던 노무현 후보가 국민 경선을 통해 후보가 됐고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를 통해 승리했다. 17대 대선 역시 2006년 당시에는 고건 전 총리와 박근혜 의원이 1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했다. 이명박 후보는 3위였다. 그러나 이 후보는 청계천 복원으로 인한 수도권 지지를 바탕으로 ‘한반도 대운하’를 들고 나와 전세를 역전시켰다.

반 총장의 ‘대망론’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명확하게 갈려 있다. 여야가 반 총장의 높은 지지율을 인정하면서도 ‘물음표’를 보내는 까닭이다. 이에 반 총장을 지지하는 측근 그룹에서는 대권 가도에 놓인 위협적인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에 하나가 ‘제 3지대 무소속 잔류 후 여권 후보와 단일화’ 방안이다.

반 총장 측에서는 최대한 검증을 늦추고 경선을 치르지 않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 이에 일단 임기가 올해 끝나면 내년 초에는 전 유엔사무총장으로서 해외를 돌며 감사 인사를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여권 주류 측의 조기 대선 출마 선언 압박을 피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또한 새누리당 경선에 바로 뛰어들기보다는 제3지대에 남아 새누리당의 후보가 결정되면 ‘단일화’하는 방안도 염두에 둔 시나리오다. 반 총장이 ‘검증’과 ‘경선’이라는 위협 요소를 자신의 최대 자산인 유엔사무총장직과 높은 대중 인지도로 차단하겠다는 복안이다.

‘불출마 선언’후 ‘반기문 재단’ 발족?

이는 여당 내 유력한 대권 주자가 없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박 대통령과 차별화를 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1타3피전략인 셈이다. 여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참여할 경우 비주류 잠룡군에 맞서 박 대통령과 정치적 스텐스를 함께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반 총장은 제 3지대에 머물면서 대선에서 승산이 없을 경우 ‘불출마’ 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다. 여야를 선택하지 않고 중립지대에 머물면서 ‘반기문 재단’을 만들어 누가 권력을 잡건 한반도 평화 정착과 외교적 분야에 역할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 총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 정치권은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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