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시스 (티파니)
- 진정성 없는 샘플 사과문 게재하면 끝… 여전히 대중들의 차가운 시선
- 아이돌 역사의식 부재 논란… 성공가치 척도·미비한 기본 교육 부채질

[일요서울 | 최새봄 기자] 걸그룹 소녀시대의 티파니가 광복절을 앞두고 자신의 SNS을 통해 일장기 이모티콘이 담긴 게시물을 게재해 논란의 중심에 선 가운데 아이돌 역사의식 부재 논란이 재점화됐다

티파니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은 지난 13, 14일 양일간 일본 도쿄돔에서 에스엠타운 라이브 투어 브이 인 재팬콘서트를 열고 총 9만여 명의 현지 팬들을 만났다.  

그는 자신의 SNS을 통해 멤버들과 공연 뒤풀이에서 찍은 사진을 올렸다. 티파니가 공개한 사진 속에 일장기 이모티콘과 도쿄 재팬(TOKYO JAPAN)이라는 영문에 일본의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 로고가 합성된 스티커를 첨부해 역사의식 부재 논란에 휩싸였다. 더욱이 그가 사진을 올린 날짜는 광복절을 하루 앞둔 날이기에 논란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욱일기(旭日旗)는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깃발이다. 일본의 국기인 일장기의 붉은 태양 주위에 욱광(旭光)이 퍼져나가는 모양을 덧붙여 형상화한 일본의 군기(軍旗). 일제의 전범(전쟁의 범인)들이 만들고 사용해 전범기라고도 불린다.
 
▲ 티파니 인스타그램
거센 비난이 쏟아지자 티파니는 15일 욱일기가 들어간 사진을 삭제하고 자신의 SNS을 통해 소중하고 뜻깊은 날에 저의 실수로 인해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이러한 실수로 인해 많은 분들께 실망을 안겨드린 제 자신이 많이 부끄럽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제가 한 행동이나 글들이 많은 분들께 보여지고 있음을 명심하고, 이러한 일이 없도록 항상 신중히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자필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대중들의 반응은 여전히 차갑다. 한 누리꾼은 잘못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들며 어떤 상황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진정성 없는 샘플 사과문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대중들은 광복절에 적절하지 않은 게시물이라고 비난을 쏟아내며 티파니가 출연 중인 KBS 2TV 예능프로그램 언니들의 슬램덩크하차를 요구하는 글이 게시판을 뒤덮었다. 이에 그는 19일 제작진과 논의해 결국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국내 역사와 관련된 국민감정으로 논란이 된 건 티파니뿐만 아니다. 앞서 걸그룹 AOA 멤버 설현과 지민 역시 역사적 사실 무지로 비판의 대상이 됐다.
 
▲ 온스타일 '채널 AOA' 방송화면 캡쳐
두 사람은 지난 5월 온스타일 채널 AOA’에 출연해 안중근 의사의 사진을 보고 긴또깡?”이라고 말해 질타를 받은 바 있다. ‘긴또깡은 김두한의 일본식 발음이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어 설현이 도요토미 히데요시라고 답해 논란을 더했다.
 
이에 지민과 설현은 눈물의 사과를 했으나 대중들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게다가 설현은 2의 수지로 불리며 여러 편의 광고 모델로 활동하는 등 광고계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그는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으면서 광고 시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장현승과 현아는 지난 2013년 트러블 메이커로 활동할 당시 SBS MTV ‘더쇼트위터를 통해 대기실 사진을 공개했다. 이날 두 사람이 입은 후드티에서 한 여성이 들고 있는 깃발의 모습이 욱일기와 비슷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 측은 문제가 된 티셔츠 속 그림은 자세히 보면 욱일기가 아닌 꽃봉오리 모양이다. 더 세심하게 신경 써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점은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 SBS MTV '더쇼' 트위터 캡쳐, 온라인 커뮤니티(장현승, 현아, 혜리)
또 걸그룹 걸스데이 멤버 혜리는 2012년 한 행사장의 리허설 현장에서 욱일기 문양이 그려진 티셔츠 차림으로 무대에 올라 논란을 부추겼다. 당시 입었던 옷은 해외 팬들이 보내준 선물로 밝혀졌지만 비난이 쏟아졌다.
 
결국 혜리는 소속사를 통해 주의 깊지 못함에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며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 하겠다고 공식 사과의 말을 전했다.
 
더불어 그룹 빅뱅의 탑 역시 과거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입은 점퍼 양쪽 가슴 부분에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마크가 붙어 있어 논란의 대상이 됐다.
 
당시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는 탑 본인은 물론 주변 스태프들조차 그 표식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신경 쓰지 못하고 지적해주지도 못 했던 것이 문제의 발단이라며 몰랐다는 이유로 실수를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직접 사과의 글을 게재했다.
 
아이돌 그룹 빅스도 일본 관광 중 후지산 관련 기념품인 모자를 써 보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유튜브 채널에 공개돼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빅스 멤버가 착용한 모자에는 전범기를 배경으로 일본일(日本一)’이라는 문구가 부착됐다. ‘일본일일본 제일이라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논란이 더욱 커졌다.
 
이와 관련해 소속사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측은 오해의 소지가 있는 문양을 여과 없이 노출시킨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판단한다라며 빅스 멤버들이 문제의 표식이 있는 모자를 착용하고 출연한 장면이 공개돼 많은 분들께 심려 끼쳐드려 사과드린다고 공식 사과를 전하며 논란을 잠재웠다.
 
한 대중문화평론가는 아이돌 멤버들은 연습생으로 오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상식을 쌓을 시간이 없을 수 있지만 부끄러운 일이다. 이들의 실수는 국민으로서 당연히 알아야 하는 상식의 범주에 속한다면서 그러나 오로지 연예인이기 때문에 더 욕을 먹거나 비난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성공에만 가치의 척도를 두고 기본적인 교육조차 이뤄지지 않은 결과로 볼 수 있다. 때문에 기획사에서는 아이돌 멤버에 대한 전인적인 교육에도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당부했다.
 
bombom519@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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