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기업연예인 특강 인기
일일이 열거하기도 숨 가쁠 정도로 많은 연예인들이 이틀이 멀다 하고 모바일 화보를 쏟아내고 있다. 적은 제작비로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고 홍보 수단으로도 이보다 좋을 순 없는 ‘효자 콘텐츠’로 각광 받는 모바일 화보. 최근에는 연예인을 위주로 찍는 ‘스타화보’, ‘섹시경선’을 전격 도입한 ‘19플러스’, 끼와 개성을 지닌 신선한 신인들을 기용한 ‘착한 글래머’, 신인의 섹시함과 청순함을 강조한 ‘코리아 그라비아’ 등 모바일 화보의 종류도 다양하다.


최근 유명 연예인들이 강의를 많이 하고 있다. 대학에서부터 기업체 최고경영자들까지 모두 초빙을 해서 강연을 듣고 있다. 때로는 딱딱해지기 쉬운 교육의 윤활유로, 때로는 사기진작을 위해 유명 연예인들을 교육 강사로 ‘모시는’ 일이 갈수록 늘고 있다. 연예인 특강의 특징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표현하면 재미가 있다. 그리고 일반인들이 겪기 힘든 자신들의 경험을 쉽게 전달해 준다는 것도 인기의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개그맨 1호 박사’ 이윤석은 최근 쇄도하는 특강 요청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 2월 중앙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며 ‘개그맨 1호 박사’가 된 이윤석은 여러 대학과 기업체들의 특강 요청에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현재 경기대학교 경영대학원 겸임교수로 부임해 강의를 하고 있는 이윤석은 MBC ‘잡지왕’, ‘TV 완전정복’, ‘섹션 TV 연예통신’, ‘느낌표-산넘고
물건너’ 등의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특강 요청이 쇄도하고 있는 이유는 개그맨 이윤석의 편안한 이미지와 함께 ‘개그맨 1호 박사’라는 타이틀 때문, 또 14년 간의 방송 활동으로 다져진 노하우와 함께 체계적이고 학문적인 연구를 통해 신뢰감을 더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윤석의 소속사 세도나미디어의 한 관계자는 “이윤석의 엘리트 이미지와 편안한 이미지 때문인지 각 대학과 기업체의 특강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며 “소속사 사무실로 하루에도 몇차례씩 특강 요청을 하는 전화문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윤석이 방송 스케줄뿐만 아니라 틈틈이 강의도 준비해야 돼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며 “워낙 학생들과의 만남을 좋아해 일일이 특강 요청에 응하고 싶지만 빡빡한 스케줄 탓에 이를 다 수락하지 못해 많이 아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특한 삶과 경험

망사 상의에 쫙 달라붙는 하의. 뛸 때마다 출렁거리는 뱃살. 가수 싸이는 꽃미남형 가수와는 거리가 먼 용모지만 수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싸이는 지난 3일 중소 벤처기업 최고경영자 앞에서 ‘1인 벤처의 성공기’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싸이는 코스닥 CEO포럼 멤버를 비롯해 코스닥 상장법인 CEO, 학계 관계자, 언론계 관계자 120여 명이 참석한 행사에 강연자로 나서 ‘엽기가수’라는 꼬리표를 떼고 ‘CEO박재상’으로 거듭난 성공스토리를 소개했다. 강연에서 싸이는 자신을 ‘1인 벤처기업’이라고 말했다.

싸이는 “작은 규모의 국내 음반과 가요시장에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독특한 전략이 필요했다”며 “우선 대중들이 따라할 수 있는 만만함,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 그 성공전략이었다. 자신의 단점을 강점으로 바꾸는 것도 중요한 무기였다”고 말했다.

싸이는 이어 “인기유지 비결은 팬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분석해 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싸이의 강의를 들은 A씨는 “단점 자체를 우리가 인정하고 들어갈 수 있는 그런 게 젊은이들의 솔직하고 담백한 부분이 아닌가, 그런 부분이 기업에 적용된다면 우리 나름대로의 시장을 확고히 만들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장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에 먼저 충실하라는 얘기와 그 다음에 급격한 변화보다는 업그레이드를 하자는 부분에 있어서는 요즘
기업경영에 특히 참조를 해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간접체험 효과

김제동도 요즘 대학가에서 초청1순위에 오른 인기 강사이다. 100번도 넘는 특강에서 인기의 비결은 유머와 웃음이다. 그는 웃음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도 제한도 두지 않았고 모두 투자했다고 한다. 이른바 올인전략.

탤런트 정보석은 7년째 한 여대에서 전임교수로 강의를 하고 있다. 정보석의 교수법의 특징은 열정이다.

정보석의 강의를 듣고 있는 한 학생은 “저희가 밤새면서 공연을 할 때도 오셔서 같이 밤을 새면서 열정적으로 되게 디테일하게 알려주신다”며
“그러면 아이들이 지치다가도 교수님의 너무 열정적인 모습을 보고 저희들도 감사해서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연예인 특강은 인기도 많지만 본인이 스타라는 것 때문에 부담도 적지 않다. 때문에 아주 치밀한 수업준비로 그것을 극복한다.

기업이 유명인사들을 교육 현장에 초빙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부터다. 이전까지만 해도 이들 인기인들을 교육 현장에 투입하는 일은 별로 없었다. 강사료가 일반 사외강사에 비해 10배가 넘는 200만~300만원 수준으로 비싼 데다 강의 효과에 대해서도 미심쩍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기업들의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이들이 갖는 전략적 가치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반 강사 10명보다 이들 한 명의 교육 효과가 훨씬 높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강사료 1,000만원 넘기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각 기업의 교육 담당자에게 놓인 과제는 교육 예산을 줄이면서도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프로그램을 운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단기간에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유명인만큼 좋은 강사는 없다”고 말했다.

연예인 특강이 인기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인들이 체험하기 어려운 독특한 삶을 살아온 이들 유명인들의 경험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풍부한 현장경험, 열정, 솔직함, 재미… 이것이 바로 연예인 인기의 비결이다.

모 대학의 홍보 관계자는 “연예인들은 남들보다 열심히 노력한 끝에 현재의 위치에 서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경험을 들려주는 것만으로도 학생들에겐 큰 자극이 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강사료는 얼마나 될까. 물론 최고 수준이다. 강사 스타일과 기업체의 예산에 따라 어느 정도는 조정이 가능하지만 90분 기준에 100만원이 ‘공정가’다. 특히 인기 연예인의 경우에는 강사료가 더 올라간다. 인기 MC 김제동의 강사료로 1,000만원은 줘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얘기다. 김씨가 뜨기(?) 전 몸값은 200만원 선이었지만 인기를 등에 업고 5배 이상 몸값이 올랐다.

돈을 아무리 많이 준다 해도 기업들이 유명인을 직접 접촉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강사 섭외를 전문적으로 하는 교육컨설팅 업체가 필요한 이유다. 기업체에 강사를 소개해 주고 일정 수수료를 받는 이들 업체들은 주로 TV에서 강사를 찾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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