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황진이> 주연 송혜교

송혜교(27)가 요염한 조선시대 여인으로 분했다. 총 제작기간 4년, 북한작가 홍석중과 남한감독 장윤현의 만남, 한국 영화사상 첫 금강산 촬영 등으로 기획 초반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던 영화 <황진이>를 통해 6월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예정.
그 기대를 입증하듯 지난달 23일 서울극장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 무려 1500명의 취재진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또 지난달 28일에는 금강산에서 첫 시사회를 가져 600여명의 관광객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영화 <황진이>는 대중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처럼 기예가 뛰어나고 시·서·화에 능한 천생 기녀 이야기가 아니라, 신분이 목숨보다 중요한 시대에 스스로 ‘기생’이라는 가장 천한 길을 선택한 한 여인의 삶과 그녀가 선택한 남자 ‘놈이(유지태)’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고 영화의 마케팅 관계자는 밝혔다. 지금껏 알려져 있고 모두가 안다고 생각한 이야기가 아닌, 새롭게 진일보한 <황진이> 이야기가 영화에 담겨 있다는 것이다.


못 이룬 스크린 평정, 이번에는?

송혜교에게 <황진이>는 두 번째 영화다. 2005년 <파랑주의보>가 송혜교의 스크린 데뷔작이지만 기대와는 달리 큰 흥행을 얻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6일 영화개봉을 앞두고 지난 3일까지 빠듯한 홍보일정을 소화하느라 여념이 없는 송혜교. 이런 송혜교를 지켜보는 관계자는 “쉴 틈 없는 일정으로 너무 힘들 테지만 내색 없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3일 열린 언론시사회 이후 영화평은 양 갈래로 나뉜다. 무겁고 다소 허탈하다고 평가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아름다운 송혜교의 모습에 넋을 잃었다”는 감탄, 혹은 “고정관념 속 황진이와 다르다고 실망할 것은 아니다. 멋있는 영화였다”는 평가도 있었다.

시사회 당시 장윤현 감독은 “되도록이면 원작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 원작의 방대한 이야기를 두 시간 안에 간추려서 만들려다 보니 조금 부담스러운 면이 있었다”고 말하며 원작이 좋아서 영화를 만들게 됐고, 원작을 보면 영화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부연했다.

요부의 모습이 부족했다며 고정관념을 벗어났다는 다수의 감상평과 관련, 송혜교는 “지금까지 ‘황진이’라는 인물을 다룬 작품들이 대부분 화려한 기생으로서의 모습을 강조했던 만큼 또다시 기생 ‘황진이’를 다룰 필요는 없다”며 이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영화 <황진이>에서는 인간적인 면모가 두드러진 모습이 부각됐다는 것이다.


신세대 트렌드 극복이 과제

사실 송혜교는 신세대 여성들의 트렌드를 주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연했던 드라마마다 그녀가 유행시킨 헤어스타일과 패션은 늘 관심의 대상이 됐고, 거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데뷔(1996년 선경 스마트모델 선발대회 대상)는 10년이 넘었지만 늘 신세대 트렌드로 자리잡았던 송혜교. 발랄하고 청순한 드라마 여주인공의 코드를 벗어나 여인으로 변모한 과감한 변신이 과연 성공할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너무 예쁜 소녀의 이미지로 그간 굳혀졌기 때문일까. 언론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접한 이들도 “어울린다. 아름답다”는 의견과 “드라마 속 발랄한 모습이 ‘황진이’의 모습에 오버랩되어 어색했다”는 반응이 있었다.

이같은 평가와는 상관없이 영화를 기다리는 모든 이들의 이목이 집중된 영화 <황진이>. 한동안 부진했던 한국 영화계를 ‘여인’ 송혜교가 다시 살려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어쩌면 그녀는 올 여름이 지나면 성숙한 여인으로 대중의 뇌리 속에 자리 잡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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