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일요서울 | 변지영 기자]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국정조사 청문회 도중 옥시 한국법인 아타울라시드 사프달 대표가 영국 본사의 책임 문제에 대해 회피성 답변을 해서 빈축을 샀다. 또 살균제 원료를 개발한 SK케미컬은 이 제품의 유해성이 약한 것처럼 표현을 바꿔 유해성을 고의로 숨겼다는 비판도 받았다.

국회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지난 29일에 이어 30일도 청문회를 열고,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를 이어갔다.
 
국회 가습기 살균제 특위 위원들은 이날 청문회에서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옥시 제품에 핵심 원료를 공급한 SK케미칼에 질타를 쏟아냈다.
 
정유섭 새누리당 정유섭 SK케미칼이  지난 1994년 국내에서 처음 출시한 가습기살균제 가습기메이트의 주원료인 CMITMIT에서 1급 발암물질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SK케미칼은 1991년부터 2007년까지 17년간 CMIT, MIT의 안정성을 높이고 독성물질을 제거하는 특허를 29차례 출원했다면서 사람이 흡입하는 가습기 살균제를 개발하면서 안전성을 철저히 무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삼화 국민의당 의원은 SK케미칼이 물질안전보건자료(MSDS)상의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독성을 서로 다르게 표기해 PHMG의 유해성을 고의로 숨겼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19973SK케미칼이 작성한 MSDS에서는 심한 자극성으로 표기돼 있다가 이후에는 자극성 있음으로 표현하며 유해성이 더 약한 것처럼 바꿨다고 설명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책임 있는 기업이라면 정부 발표를 수동적으로 기다리지 말고 보상이나 해명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철 SK케미칼 대표는 “PHMG에서 가습기 살균제 쪽으로 나간 것은 1~2억 원 정도로 미미한 것으로 추정된다국정조사의 여러 조사 결과를 따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청문회에서는 옥시의 실험 보고서 조작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김앤장 측 증인이 질의에 모르쇠로 일관하다 퇴장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날 청문회에는 장지수 김앤장 변호사가 김앤장 측 증인으로 출석했다. 가습기특위 소속 의원들은 장 변호사에게 보고서 조작 의혹에 관한 질의를 수차례 진행했지만 장 변호사는 직무상 의무를 들어 답변을 피했다.
 
장 변호사의 태도에 더불어민주당 측 간사인 홍익표 의원이 법률대리인이라는 이유로 답변하지 않는다면 진실을 밝히는 데 협조하지 않고 왜곡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장 변호사가 모르쇠식 태도로 일관하면서, 특위 위원들은 결국 장 변호사를 청문회장에서 퇴장시켰다.
 
한편 이날 출석한 아타 샤프달 옥시코리아 대표는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가능한 한 많은 지원을 해 조속히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RB)의 책임을 묻는 질문에는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으로 원료가 변경된 건 옥시 인수 전인 2000년도라고 선을 그어 눈총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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