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이혼 편승엽 ‘못다한 이야기’

가수 편승엽의 세 번째 이혼소식이 뒤늦게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편승엽은 고 길은정과의 두 번째 결혼과 이혼, 그리고 ‘돈을 노린 결혼’이라는 길씨의 주장으로 지난 몇 년간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그동안 엄청난 비난과 손가락질을 받아왔음은 당연지사다. 편승엽은 길씨와의 이혼 이후 99년에 메이크업아티스트 이모 여성과 세 번째 결혼을 했다. 7년간의 결혼생활동안 이씨와의 사이에서 두 딸도 얻었지만 편승엽은 그간의 복잡한 정황으로 결국 작년 여름 이혼, 혼자 생활하고 있었다. 7월30일 경기도 안산에서 편승엽을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세 번째 이혼 후 안산서 라이브카페 운영하며 은둔
“큰 무대에 서면 꼭 나를 해코지하는 사람 있다”


편승엽은 경기도 안산에서 라이브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오픈부터 마감까지 가게를 비우지 않고 본인만의 공간 안에서 생활한다. 직접 노래도 부르고 손님들의 노래를 듣기도 하면서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고 있다. ‘은둔’이나 마찬가지다. 지금은 고인이 된 길은정과의 법적 문제로 방송활동을 하지 못한 그는 케이블 무대 외에는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길씨는 편승엽과의 이혼 5년 후인 2002년 돌연 “편씨가 돈을 노리고 나와 결혼하고 학대했다”고 주장했다. 2년간의 법적 공방 끝에 길씨가 명예훼손으로 징역 7개월을 선고받으며 법원은 편승엽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편승엽은 바로 고소를 취하해 길씨가 형을 살지 않도록 했고, 모든 오해와 세간의 비난이 끝났을 거라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길씨가 기자회견을 하며 편승엽을 비난하던 당시 모든 언론이 편승엽에 대한 기사로 대서특필했지만, 이후 편승엽의 승소로 끝난 법원 판결에 대한 기사는 잠깐이었다. 결과를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았고 편승엽과 그의 전부인 이씨는 최근까지 늘 손가락질의 대상이었다. 그리고 결국 2006년 여름 편승엽은 이씨와 이혼해 다시 혼자가 됐고 안산에서 조용히 살고 있다.

다시 서기 힘들었던 무대

편승엽은 94년 ‘찬찬찬’이 히트하면서 트로트계 스타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후 여러 가지 문제로 언론에 거론되면서 무대에 다시 서기는 힘들었다고 한다. 지난 해 신곡을 발표하고 케이블방송과 전국노래자랑 등의 무대에 설 수 있었지만 그것도 잠깐이었다. “사람들이 내가 이제 가수를 안하는 줄 안다. 당시에는 (길씨와의) 법적인 문제로 방송무대에 설 수 없었고, 그 이후로도 오랜 세월 동안 방송을 하고 싶어도 출연할 수 없었다.” 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다는 것이 편승엽의 솔직한 심정이다.

“법원 판결이 나고 방송에서 그간의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출연요청이 있었지만 모든 게 밝혀졌으니 급할 것도 없고 너무 지친 상태라 쉬고 싶었다. 그런데 이후 길씨는 병이 재발돼서 고인이 됐고 더 이상 상대방이 없는데 혼자 이야기하는 것은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비난받을 때마다 사실은 이렇다고 호소할 수도 없지 않나. 난 당시 길씨의 주장 중 사실이 하나라도 있었다면 가요계를 은퇴한다고 했다.”

혼자만의 외침

편승엽은 “하루 아침에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돼서 아직까지도 내 모습으로 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2002년 길씨가 편승엽에 대해 그간 괴롭힘을 받아왔음을 일기를 통해 세상에 알렸고 편승엽은 항변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순간 파렴치범으로 전락했다. 편승엽은 명예훼손으로 길씨를 고소했고 2년 후 길씨가 7개월의 형을 받는 것으로 긴 법적 다툼은 마무리됐다. 그리고 편승엽은 고소를 취하했다.

“보험금을 노렸다지만 내가 한달에 6000~7000만원을 벌 때였다. 보험금은 4000만원이었다. 암발병을 알고 접근했다지만 아프다고 해서 내가 병원 데려갔을 때 본인과 함께 (암에 걸렸음을)알았다. 내가 먼저 프로포즈해서 만나고 있는데 병 걸렸다고 버리나?”
편승엽은 이러한 이야기를 꺼내다가도 이미 상대가 고인임을 의식해 말을 아꼈다.
“기사화하지 말라.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인데….”
편승엽은 “당시 사람이 살 수가 없을 정도의 고단한 삶을 살았다”고 한탄했다.

“매일 집에 있었다. 아무 것도 못했다. 사실이 아닌 문제들이 세상에 퍼지는데 내 아이들을 남기고 죽을 수도 없고…. 2년 넘게 법적 공방을 끌어오면서 나에 대한 어마어마한 이야기가 다 나왔지만 판결 후에는 조용했다. 그냥 아니었다는데 뭐 뉴스거리가 됐었겠나. 모든 사람들이 길씨가 나를 고소하고 내가 무혐의로 풀려난 줄 안다. 내가 고소했고 그쪽에 명예훼손으로 징역형까지 내려졌다. 나는 당시에 ‘제발 사실이라면 나를 고소해달라’고 했었다. 그럼 상대방에게 무고죄가 성립될 테니까. 답답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세 번째 결혼생활

편승엽은 지난 99년 메이크업아티스트인 이모씨와 결혼했다. 9살차이 미모의 여성과의 결혼, 그것도 세 번째 결혼으로 화제가 됐다. 이 결혼은 특히 편승엽에 대한 이씨의 강력한 구애로 이뤄졌단 점에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길씨와 헤어진 직후 결혼 생각도 없었고, 이씨는 내가 만날만한 상대도 아니었다. 이혼 후 그 친구가 고백을 했다. 나는 애가 셋이고 결혼경력 두 번에 나이도 많다. 내가 그 친구에게 실연당했냐고 했다. 농담인 줄 알았다. 그런데 구애가 계속됐고 난 그 친구를 만나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1년 동안 그 친구의 연락을 받지 않았다. 그런데 1년 동안 그 친구는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나도 감동했다. 나도 상처가 많은 사람이라 이씨에게 내 인생을 맡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편승엽-이씨 부부는 행복하게 지낼 만도 했다. 둘의 7년간 결혼생활에는 예쁜 딸이 둘이나 생겼다. 그러나 부인 이씨는 많이 힘들어했다고 편승엽은 말한다.

“결혼생활은 나름대로 행복했다. 그 사이에 아이가 둘이나 있었으니까. 법적 다툼 중에도 아이를 또 한명 낳았던 사람이다. 그러는 와중에 사실이든 아니든 본인이 피해를 입고 손가락질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있었다. 아내가 지나가면 사람들이 성폭행범 부인이라고 손가락질했다. 동네주민들은 반상회를 열어 아내의 미용실에 가지 말자고 결의했다. 그 당시에는 그랬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믿지 않았는데 얼마나 많은 욕을 먹었겠나. 아내도 손가락질 많이 받았다.”
편승엽은 길씨와의 법적 다툼 이전에도 길씨의 전남편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고 한다.

“아내가 힘들어했다. 둘이 걸어가면 사람들이 길은정 전남편이라고 말했다. 둘이 걸어가는데 그림자는 (길씨까지) 셋이다. 애엄마도 여자인데 얼마나 속상했겠나. 그 문제로도 힘들어했다.”
편승엽은 인터뷰 내내 아내 이씨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허공을 바라보았다.
“살면서 나 때문에 겪지 않아도 될 일을 겪었다. 전혀 그럴 이유가 없는 사람인데….”

세 번째 이혼, 그 이후

편승엽은 결국 지난해 여름 세 번째 부인 이씨와 이혼했다. 만일 길씨와의 법적 다툼 등의 일이 없었다면 그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했을 것이라고 말하며 그간의 일을 털어놓았다. “한때는 언론이 나를 암 걸린 길씨와 결혼했다고 멋있는 사람으로 만들기도 했다. 나뿐 아니라 모든 남자가 그랬을 것이다.” 편승엽은 이후 한순간 파렴치범으로 전락해 오랜 세월을 살아왔다.

지난해 5월 편승엽은 안산에 라이브카페를 오픈했다. 카페에는 KBS관현악단원의 섹소폰 연주와 편승엽을 비롯, 라이브 가수들의 노래가 매일 흐른다. 최근 좋은 곡을 받았다는 편승엽에게 가수 활동 재개를 물었다. 아직은 방송활동이 편하지 않다고 한다.
“큰 무대에 서면 꼭 나에 대해 해코지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눈치를 많이 보게 되고. 방송도 아직 편하지는 않다. 나에 대한 오해가 있는 사람들이 많다. 평생을 마음속에 품고 살아가야 할 문제다.”

편승엽은 한동안 수입이 전혀 없어서 아이들(첫번째 부인과의)의 급식비조차 못 줄 때가 있었다고 했다. 몇 년 전에는 가스가 끊겨 너무 추웠던 겨울을 보냈다. 요즘 그는 조용히 하루하루 살아간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으니 초연해졌다고 했다. “살아가면서 어떤 고비가 또 찾아올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다만 나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이 없으면 좋겠다. 혼자가 됐지만 아직 내가 보살필 아이들이 있으니 힘들지 않게 살고 싶다.”

편승엽은 세 번째 이혼 배경에 대해 “불미스러운 일은 없었다. 다만 오랜 시간 힘들게 살다가 내린 결정이다. 더 이상 아내 인생에 방해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노래하는 모습만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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