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투자사 주가폭등, 160% 상승랠리까지

요즘 영화계의 단연 이슈는 ‘디 워’와 ‘화려한 휴가’의 흥행몰이다. 특히 디 워는 현재 우리나라 영화사상 최다 관객을 돌파한 ‘괴물’의 흥행기록을 깰 수 있을까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화려한 컴퓨터그래픽(CG)에 비해 엉성한 구성과 스토리로 평론가와 일부 언론매체의 혹독한 평가 절하를 받았던 작품이기에 대중들의 뜨거운 반응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디 워와 관련된 주식들이 동반상승하는 경제적인 파급효과까지 보고 있다. 화려한 휴가는 5·18 광주항쟁을 다룬 영화로 연말 대통령 선거와 맞물려 과거청산과 배후의 책임론까지 일고 있으며, 전두환 전대통령의 일해공원 반발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는 등 화제의 중심에 서있다. 이념 논쟁의 먹물을 뺏다는 화려한 휴가와 뛰어난 CG로 대한민국의 SF장르를 새로이 구축했다는 디 워. 이 뜨거운 영화는 흥행몰이만큼 경제적, 정치적인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영화가 주는 파급 효과가 무엇일까. 짚어본다.


디 워는 증시를 들썩일 정도로 파괴력이 엄청나다. 벌써 직간접으로 60억원을 투자한 미디어플렉스는 두 달 사이 주가가 50% 가량 올랐다.

디 워를 제작한 영구문화아트 지분 4.79%를 소유한 성신양회와 2.4%를 보유하고 있는 자동차용 건설용 전자제품용 볼트 강선을 제조하는 미주소재 주식도 동반상승했다.

특히 미주소재는 지난 9일 동안 160%가까이 상승했다. 뿐만 아니라 오는 9월 14일 미국 1500개 스크린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어 외화벌이에도 한껏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문가 평가 빗겨간 대중의 힘

그러나 디 워는 현재 제목 그대로 인터넷과 각종포털 사이트에서 전쟁 아닌 전쟁을 벌이고 있다.

작품성이냐, 대중성이냐의 갈등을 비롯해 평론가들에게 일부 관객들은 ‘대중을 가르치려 들지 말라’고 맞서는 등 감정싸움으로 까지 번지고 있다. 평론가들은 디 워를 아이들을 위한 오락영화 정도로 치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놀라운 관객동원으로 높은 적중률을 자랑하던 전문가들의 평가는 대중의 손으로 뒤엎은 결과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디 워에 대한 구성과 스토리 라인의 빈약함은 모두 동감하는 분위기다.

더더욱 유독 디 워에만 애국주의 마케팅을 통한 값싼 감성 마케팅을 했다는 비난 여론도 만만치 않다.

영화인들은 대부분의 국내 영화가 제작비를 마련하지 못하고 현실에서 300억원을 들인 디 워는 거대 자본력의 당연한 결과물이라고 평가 절하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디 워는 1301만 9740명이라는 우리나라 역사상 최대 관객을 스크린으로 불러들였던 괴물의 흥행기록을 깰 것으로 보인다.

화려한 휴가를 보러 극장에 가게 된다면 어쩌면 정치인들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영화개봉을 앞두고 정치계는 일순간 긴장했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광주 5·18민주항쟁을 다룬 영화이기에 여당과 야당의 미묘한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당의 화려한 휴가 관람은 거의 필수적인 코스로 돼 있다. 어느 영화도 이처럼 정치인들의 발길을 모은 적이 없다.

지난달 29일 이해찬 전 총리를 시작으로 30일 정동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 한명숙 전 총리와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김홍업 의원. 박광태 광주시장, 박준영 전남지사 등이 관람했다. 특히 한명숙 전 총리는 광주 프라임타임에 상영관을 통째로 빌려 민주당을 탈당하고 신당에 합류한 의원들과 함께 영화를 봤다.

뿐만 아니라 여권의 대선후보들도 마치 경쟁하듯 영화를 보고 있다.

박근혜 한나라당 경선 예비후보는 광주 상무 CGV에서 당원 30명과 함께 영화를 관람했으며 홍준표, 원희룡 등 예비후보들도 화려한 휴가를 관람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정치인들의 의도적인 화려한 휴가 관람을 이용한 의도적인 마케팅을 비난하고 있다.


개나 소나 모두 화려한 휴가 중

개봉당시 여권에서는 500만 관객을 넘어서면 범여권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는 설이 나돌았다.

반면 한나라당은 대선을 위한 미디어 작업이 1~2년 전부터 들어간다는 정설이 여지없이 드러났다며 5·18 영화가 5월 개봉이 아니라 7월 개봉이냐며 정치적인 의도가 섞였다고 긴장하고 있다.

현재 두 영화는 예매율 80%에 육박하며 대한민국을 디 워와 화려한 휴가로 영화계를 잠식하고 있다.

영화계는 축제 분위기다. 한국 영화사상 두 개의 영화가 이처럼 독식을 한 선례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처럼 이슈가 돼 논란의 대상이 된 적도 없다. 디 워의 작품성 논란, 화려한 휴가의 정치권 논란 어느 쪽이든 영화계는 흥겹지만 반면 괴롭다.

영화가 단순히 영화로서 평가 받는 것이 아니라 상업적 논리와 함께 정치적인 해석으로 뜨거운 감자위에 올려 졌기 때문이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그러나 그 불씨는 쉽게 수그러지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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