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 열풍의 이면

공중파 방송국의 아나운서들이 연예인 못지않은 스타로 발돋움하면서 아나운서의 주가는 상종가를 치고 있다. 대학가 및 아카데미 등에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 하는 학생들로 넘쳐나고 이들의 열기와 노력 및 소요비용도 만만치 않다. 최근에는 리포터 출신 연예인들이 방송가에서 예능프로그램 출연 및 메인MC를 맡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면서 리포터의 주가 역시 최고조에 이르렀다.
리포터로서의 끼를 발산하는 성공사례가 증가하면서 리포터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을 양성하기 위한 아카데미도 여러 곳이다. 리포터·MC 아카데미는 리포터 및 MC로서의 자질을 키워주고 훈련시켜주는 곳인데 학생들뿐만 아니라 상당수의 일반인들도 이러한 아카데미를 찾아 상담 받고 오디션을 보며 리포터로서의 꿈을 펼치기 위해 노력한다.
한편 이러한 리포터 열풍 속에 본지에 “아카데미의 수료 비용이 너무나 고가이며 특전을 위해 외적인 비용도 지불하는 경우가 있다”는 제보가 있었다. 제보의 진위 파악을 계기로 리포터 시절을 통해 톱스타로 성장한 연예인들을 조명하며 리포터의 주가 상승 현황을 취재했다.



붐, 장영란 등 리포터로 성공하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리포터의 주가는 연일 상승하고 있다. 대표적인 유명 리포터인 조영구, 김생민 등은 이제 많은 프로그램을 통해 쉽게 이들의 목소리를 접할 수 있다.

많은 리포터들이 각종 예능프로그램 출연과 음반 발표, 연기, 메인 MC 등으로 활동의 영역을 넓히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장영란은 ‘비호감’ 캐릭터로 등장하며 예능 프로그램에 데뷔했고, 붐은 메인 MC뿐만 아니라 랩과 댄스실력 등 숨은 끼를 선보이며 가수로서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리포터에서 명배우로

가수 이문세와 배우 박진희 역시 리포터 출신 이력을 가지고 있다. 중견가수 이문세는 1978년 CBS방송 MC로 데뷔해 아침방송 리포터 과정을 거쳤다고 밝힌 바 있다.

리포터에서 연기자로 전향한 경우는 서민정과 채윤서, 박진희, 김동현 등이 있다. 서민정은 시트콤의 감초 역할로 주목받다가 최근 종영한 ‘거침없이 하이킥’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채윤서는 연예프로그램의 리포터에서 배우로 방향을 바꿨다. 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 영화 ‘해부학교실’ 등에 출연한 채윤서는 사실 연기를 전공했지만 리포터로 먼저 얼굴을 알렸다.

드라마 ‘쩐의 전쟁’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배우 박진희 역시 리포터 출신임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박진희는 90년대 후반 연예프로그램에서 가수 H.O.T와
김건모 등을 인터뷰하던 시절을 거쳐 이제는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누비는 당찬 여배우로 거듭났다.

김동현도 여러 드라마에 출연하며 연기자의 기틀을 다졌다. 김혜수의 동생으로 주목받으며 연예 정보 프로그램에서 리포터로서의 끼를 발산했던 김동현은 드라마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며 안정된 연기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예능프로그램 섭외 1순위 연예인으로 꼽히는 노홍철과 현영도 리포터로 얼굴을 알렸다. 노홍철은 이제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쉽게 만날 수 있으며 빡빡한 스케줄로 연일 바쁜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현영 역시 리포터로 시작해 MC, 연기자로 활동 영역을 넓히며 톱스타로 급부상했다. 현영의 리포터 시절이 팬들에게는 아득하고 낯설 만큼 현영은 많은 CF와 예능프로그램을 비롯해 스크린까지 진출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러한 성공사례들 때문일까. 많은 젊은이들이 리포터의 꿈을 펼치기 위해 전문 아카데미를 찾고 있다. 강남과 충무로에 위치한 두 곳의 아카데미가 최신 설비와 유력 강사진 때문에 지원자로 넘쳐 난다.


고가의 수강료 논란

강남에 위치한 리포터·MC 및 쇼핑호스트 양성 아카데미. 이곳은 최근 합병으로 회사의 이름이 바뀌면서 새로운 강사진을 포진 시켰고, 충무로의 아카데미는 유력매체의 타이틀로 신뢰감을 더하고 있다.

이러한 리포터·MC 아카데미의 교육과정은 대개 12주(3개월)가 소요되며 비용은 150~200만원 선이다.

“수강료가 비싸고 방송관계자들과의 자리 참석 시 참가비를 요구한다”는 제보에 해당하는 아카데미는 유명 리포터 강사진이 대거 포진한 곳. 이 회사는 직장인 인터넷 교육과정에서 발을 넓혀 올해 3월부터 리포터·MC과정 아카데미를 개설했다.

수강생은 10명 내외로 매달 교육생들을 받는다. 12주 교육과정에 해당하는 수강료는 200만원. 타 아카데미가 150~180만원선임을 감안하면 고가의 액수지만, 아카데미의 관계자는 “수강료를 정산해봤지만 남는 액수가 거의 없다”며 “아카데미 경영이 주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고가의 수강료를 통해 이윤을 창출
할 목적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방송관계자들과의 사적인 자리를 만들며 별도의 참가비 등을 요구한다는 제보에 대해서는 “수강료 외 별도의 비용은 절대 요구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제보 내용을 강력 부인했다.

특히 이곳은 현직 유명 리포터들이 대거 강사로 포진해있다. 조영구, 김태진, 조수희 등 최고의 리포터들이 그들만의 노하우를 전수해주며 이들의 이름을
믿고 등록을 결심하는 사례도 많다.

리포터나 방송MC가 되고 싶어 하는 지원자들 중에서 이러한 아카데미의 수강료가 적지 않은 액수임을 들며 고민하는 경우도 많다. 액수 책정에 대해 신뢰가 가지 않는다며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여전히 아카데미를 찾으며 리포터의 꿈을 키우는 지원자 역시 많은 것이 현실이다.

리포터는 인터뷰 실력을 위한 입담과 순발력을 비롯해 여러 가지 끼도 요구된다. 리포터에서 만능엔터테이너로 성장할 가능성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아나운서 열풍에 이어 리포터 열풍이 거세지는 현시점에서 관련업계 종사자는 “과거 ○○아카데미는 수강료와 프로필 사진 등의 비용으로 600만원 이상을 받았다”고 말하며 “더 많은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아카데미가 비용만을 강조하는 사례는 없어야 할 것이며 강사진들 역시 후배 양성의 순수한 마음으로 교육한다면 앞으로 더 많은 스타들이 리포터를 통해 창출될 것”이라고 호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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