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중반 열풍이 불다가 한동안 뜸했던 치킨&피자 복합매장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복합매장은 수익원을 다각화해 고객을 끌어들임으로써 추가매출을 올릴 수 있어 만성화된 경기 불황 속 전략으로 뜨고 있다.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는 불황에 한 개의 아이템으로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점을 보완한다.

‘훌랄라·인앤피자’는 치킨과 피자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치킨과 피자는 배달음식 1·2위를 차지하기 때문에 고객층 확보에 유리하다. 창업자는 한 번의 홍보로 두 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고 소비를 가족중심으로 옮기고 있는 점이 기회로 작용한다. 1·2인가구가 많아 배달수요도 늘고 있다.

주력메뉴는 치킨과 피자. 치킨은 ‘훌랄라치킨’에서 맛볼 수 있는 ‘참숯핫바베큐’, ‘참숯치즈떡바베큐’을 비롯, 베이비크랩, 문어, 오징어, 새우 등 해물을 튀겨 올려낸 씨푸드치킨4종을 판매한다. 씨푸드치킨은 푸짐함과 독특한 맛으로 2030 젊은 층을 사로잡고 있다.

흑미를 사용한 피자도우로 고소함을 더욱 살렸다. 재료와 건강식단에 신경 쓰는 깐깐한 주부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났다. 베이컨포테이토 피자, 스위트 이태리아 피자 등 종류도 다양해 취향에 따라 피자를 고를 수 있다. 2~3가지 종류의 피자를 한판으로 구성한 메뉴도 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은 메뉴구성이 돋보인다. 최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에 26.4m2(8평) 규모로 문을 연 ‘훌랄라·인앤피자’ 용인 백암점은 주변 물류 창고와 공장 등이 많아 점심과 저녁으로 전화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건너편에 있는 아파트에서도 가족단위 고객층의 주문과 포장이 많다. 일반 배달매장 보다 매출이 높은 편이다.

두 개의 아이템이지만 운영도 간편하다. 본사가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식품 생산 및 물류센터를 갖추고 원팩 혹은 가공한 재료를 공급하기 때문이다. 재료 손질에 들어가는 시간이나 노동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재료를 일괄 생산, 유통해 불필요한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커피·비어 페어링

맥주를 더해 시간대별 고객을 공략하는 비어페어링 복합매장도 늘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밥과 함께 맥주를 간단히 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식사대용식 패스트푸드나 도시락전문점이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지난 2월 수제버거 제품 ‘시그니처 버거’를 출시하며 일부 매장에 맥주를 선보였다. 최근 강남 1호점을 오픈한 ‘쉐이크쉑버거’도 수제버거와 함께 고급 수제맥주를 선보이고 있다. 서너 시간씩 줄 서서 먹는 매장으로 인기를 얻고 있어 비어페어링 점포 확산에 불을 지필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에 69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도시락 프랜차이즈 ‘한솥도시락’도 신촌에 비어페어링 매장을 열었다. 도시락 50여 종에 생과일 쥬스와 생맥주, 일본식 치킨 가라아케를 함께 판매한다. 식사대용인 도시락의 저녁매출 객단가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도시락과 맥주, 치킨과 맥주 등을 1만 원도 채 되지 않는 가격에 맛볼 수 있어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학생이나 알뜰족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저녁시간에 매장 유입이 적은 카페도 비어페어링에 적극 나서고 있다. ‘폴바셋’은 일부 매장에서 생맥주를 팔기 시작했다. 서울 홍대·마포·연희동 등 카페 골목에도 커피와 맥주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비어페어링 점포가 속속 생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보다 2~3년 전부터 비어 페어링 열풍이 불었던 일본을 사례를 들며 ‘맥주를 파는 카페’, ‘맥주를 파는 패스트푸드점’ 등 ‘비어페어링’ 점포가 확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간·계절 약점 보완

점심이나 저녁에만 몰리는 아이템의 경우 손님이 적은 시간대에 적합한 메뉴로 손님을 끌어 모은다. 해물치킨을 비롯해 돈가스와 커피, 칵테일 등을 판매, 점심부터 늦은 밤까지 점포가동률을 올려 점포 수익성을 높였다. 점심에는 돈가스와 커피를 먹으려는 직장인, 오후에는 커피와 음료를 찾는 손님, 저녁에는 치킨, 생맥주, 칵테일을 찾는 손님이 꾸준히 들어온다. 문어, 오징어, 베이비크랩, 새우 등을 올린 씨푸드치킨 등 차별화된 메뉴도 돋보인다.

이외 원할미보쌈&박가부대도 저녁메뉴인 보쌈에 점심과 저녁에 식사메뉴로 좋은 부대찌개를 더해 점포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 겨울에 잘 나가나는 죽에 여름철 인기메뉴 비빔밥을 더한 본죽&비빔밥 카페는 계절메뉴의 약점을 보완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씀씀이를 줄이려는 소비자들이 구매 가짓수를 줄이거나 한 곳에서 한꺼번에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기존 메뉴에 새로운 메뉴를 더한 복합매장은 일반매장보다 매출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이러한 전략은 불황일수록 유리하다. 가령 점포입장에서는 치킨과 피자 등 두 고객층을 모두 잡을 수 있다. 치킨은 간식, 피자는 식사로 주로 먹기 때문에 식사와 간식 수요를 충족시킨다.

창업자들은 아이템간 시너지도 고려해야 한다. 투자와 비용대비 매출 수익이 높지 않다면 운영하지 못하는 것보다 못하기 때문이다. 품질관리에 드는 시간과 비용, 메뉴 간 궁합을 살펴야 한다. 또 가맹점 운영과 주방시스템이 간편하도록 본사가 생산 물류 시스템을 갖췄는지도 꼼꼼히 따져야 한다. 메뉴 간 궁합도 고려해야 한다. 메뉴를 여러개 판매한다고 해서 손님들이 모든 메뉴를 사지 않는다. 어정쩡하게 메뉴를 복합화해서 오히려 매출이 줄어들 수도 있다.

FC창업코리아 강병오 소장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