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이름값 논란 >>

전지현(26)이 스크린에 복귀한다. 그는 ‘말아톤’을 연출한 정윤철 감독의 신작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에서 황정민과 함께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이 작품은 10월부터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간다. 충무로 관계자들도 전지현의 복귀를 반기는 분위기다. 전지현은 그동안 할리우드 데뷔작인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의 촬영에 전념하며 상대적으로 국내 활동에 소홀히 해왔다. 때문에 전지현의 복귀가 최근 한국영화의 ‘여배우 기근’ 현상을 단번에 해소시켜 줄 히든카드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전지현 효과’에 대해서 ‘반신반의’하는 영화 관계자들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충무로에서는 그녀가 ‘배우 전지현’보다는 ‘모델 전지현’일 때 빛을 발한다고 보고 있다. 다시 말해서 영화배우로서의 가치가 CF에서처럼 빛나기 어렵다는 것. 실제로 전지현을 모델로 기용한 업체는 ‘전지현 특수’라고 표현할 만큼의 효과를 누려왔지만 영화는 그만큼의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이같은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었다. 이런 논란의 중심에 서 있으면서도 전지현은 할리우드 진출을 준비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이에 그녀의 성공가도 이면에 들끓고 있는 이러한 논란에 대해 짚어봤다.


많은 남성들의 로망인 ‘긴 생머리 여성’하면 떠오르는 배우가 바로 전지현이다. 그는 샴푸 광고에서 빛나는 머릿결을 날리며 남성들의 감성을 자극해 왔다. 전지현의 이러한 이미지는 그가 대중에게 많이 노출되지 않더라도 그녀를 지켜주는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많은 여배우들이 반짝하고 사라질 때도 전지현은 언제나 정상의 자리를 고수했다.


테크노댄스 이후 CF계 장악

전지현은 지난 1999년 삼성전자 잉크젯프린터 ‘마이젯’의 CF로 화제를 모으기 시작했다. 당시 전지현이 선보인 섹시한 테크노댄스는 단번에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이후 그는 최고의 CF퀸으로 자리매김했다.

전지현이 출연했던 당시 CF는 전지현 뿐만 아니라 해당 기업에도 많은 이득을 남겼다. 프린터 점유율에서 엡손, HP 등 외국기업에 밀리던 삼성은 전지현을 모델로 기용하며 이들 기업을 위협하기 시작했고 결국 1위 자리에 올랐다. 말 그대로 ‘전지현 효과’였다.

이후 전지현은 라네즈 화장품, 지오다노, 엘라스틴, 삼성 애니콜 등 많은 CF에서 팔색조의 화려한 모습을 선보였다. 의류 지오다노 CF에서는 정우성과 함께 등장하며 한편의 영화 같은 컨셉트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전지현을 모델로 기용하면서 지오다노의 인지도 또한 급속도로 상승했다. 엘라스틴 삼푸 CF도 전지현의 트레이드마크인 긴 생머리를 앞세워 화제가 됐다. 엘라스틴 역시 전지현의 특수를 노린 덕분에 동종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디지털카메라 올림푸스도 전지현을 앞세워 업계 1위에 올랐었다. 이후 전지현과의 계약이 종료되자 올림푸스는 1위 자리를 타사 제품에 내줬다는 후문이다. 뿐만 아니라 전지현이 챙 넓은 초록색 모자를 쓰고 등장했던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CF도 전지현 특수로 방문자수 최고기록을 달성하며 성공을 거뒀다. CF만 놓고 본다면 ‘전지현 천하’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CF퀸, 연기력은 글쎄…

반면 스크린에서 전지현 효과는 그리 거세지 못했다. ‘시월애’, ‘4인용 식탁’, ‘데이지’ 등 많은 영화를 찍었지만 2001년 ‘엽기적인 그녀’ 외에는 큰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란 영화에서는 ‘엽기적인 그녀’의 이미지를 벗어버리지 못한 채 오히려 연기력 논란만 불러왔다. 그 동안 맡은 배역들이 천편일률적이었다는 비판도 나왔다.

때문에 영화계에서는 배우 전지현에 대해서 반신반의해 온 것이 사실이다. 스크린에서의 이미지는 오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지현은 1997년 패션잡지 표지모델로 데뷔해 어느 덧 10년차 배우가 됐다. 10년간 총 7편의 영화를 찍었고 2편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그러나 대중의 뇌리 속에는 여전히 전지현은 ‘CF 스타’다. 그가 종횡무진 활약했던 부문은 CF였던 탓이다. 비록 할리우드 진출까지 앞두고 있지만 차기 국내 출연작에서 향상된 연기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사람들의 기억 속에 ‘배우 전지현’으로 기억되기는 당분간 소원한 일일지 모른다.

과연 전지현이 이러한 논란을 잠재우고 진정한 스크린의 여왕으로 거듭날지 차기 출연작에 충무로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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