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후 통증 발생한다면 조기치료 필수
팔 사용해 손목에 가해지는 부담 줄여야…

추석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추석은 온 가족과 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여 조상에 대한 제례를 올리고 담소를 나누며 보낸다. 하지만 주부들에게는 명절만 지나면 찾아오는 명절증후군에 추석이 마냥 좋을 리 없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주부들의 대표적인 명절증후군이다. ‘수근관 증후군(carpal tunnel syndrome)'으로도 불리는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바닥으로 향하는 정중신경과 수지굴근건(손가락을 구부리는 힘줄)이 있는 ‘수근관’을 좁게 만들어 관절부위에 지속적인 압박과 충격을 일으키는 증상을 말한다. 팔에 발생하는 신경질환 중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으로 꼽힌다.

전을 부치고, 음식을 나르는 등 평소보다 손목을 사용하는 비중이 늘어나는 추석이 지나고 나면 주부들의 손목에 자연스레 악소리가 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청소, 설거지, 육아 등이 더해지면 그 아무리 건강한 사람도 손목에 무리가 올 수밖에 없다. 

손목터널증후군에 걸리게 되면 손목 통증과 함께, 정중신경의 비재부위인 엄지, 검지, 중지 및 손바닥 등에 저림 증상이 발생하게 되는데, 심할 경우 손의 힘이 약해지고 손목 운동이 제한되는 마비 증세가 발생할 수 있다. 사전에 손목을 예방하는 습관을 익혀 통증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

많은 주부들은 올 추석도 어김없이 강도 높은 노동이 예상될 것이다. 하지만 작은 방법으로도 손목터널 증후군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충분히 존재한다. 

추석음식은 전을 부치는 과정에서 유달리 손목을 많이 사용한다. 장시간 요리를 하면서 손목을 위아래로 구부리는 되면 수근관을 덮고 있는 인대가 두꺼워져 내부압력이 높아지는데 이 때 정중신경이 압박되어 손바닥과 손가락에 이상증상이 나타나기 십상이다. 

명절음식을 만들 때는 되도록 손목스냅을 사용하는 것보다 팔 전체를 활용하여 손목인대에 압박을 줄이는 것이 좋다. 또한 평소 많은 가사노동을 하는 주부들의 경우 손목보호대를 사용해 손목에 가해지는 압박을 줄인다. 장시간 요리가 이어질 경우 10~15분 간격으로 손목을 털거나 손가락을 구부렸다 펴기, 주먹을 쥐었다 펴는 등의 손가락스트레칭을 통해 긴장돼 있는 인대를 충분히 풀어준다. 

식구가 많아진 만큼 청소, 설거지 등 집안일이 많아진다. 특히 청소할 때 바닥에 엎드려 걸레질을 하는 행동은 손목이 90도로 꺾여 손목인대에 큰 압력이 가해지기 때문에 손목터널 증후군의 위험에 크게 노출돼 있다.   

청소를 할 때는 되도록 청소기를 사용하고 걸레질을 할 경우에는 꼭 전용밀대를 사용해야 한다. 밀대를 사용하게 되면 엎드려서 직접 걸레질을 할 때와 달리 팔을 사용하게 되므로 손목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설거지 후에는 꼭 손목스트레칭으로 경직된 인대를 이완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추석 후 손목터널증후군이 의심된다면 조기에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가락과 손목에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하면 손목 사용을 중단하고 가볍게 주무르거나 손을 가볍게 털어주는 것이 좋다. 

따뜻한 물에 손을 담그고 5~10분 정도 주먹을 쥐었다 펴기를 반복하면 통증이 많이 완화된다. 하지만 일시적인 통증이 사라져 완화됐다고 방치하면 신경이 손상돼 질병을 만성화시킬 수 있는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을 무리하게 사용하지 않고 보호대 사용과 찜질이나 마사지 약물치료와 같은 비수술적 방법으로 크게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 횡수근 인대 잘라 수근관을 넓혀주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일산하이병원 원장>
<정리=김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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