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미자씨’ 예지원

30대 여성들의 일과 사랑을 솔직담백하게 풀어내 많은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 ‘올드미스다이어리’에서 열연한 배우 예지원. 그는 ‘올드미스다이어리’의 주인공 ‘미자’로 등장해 감동을 주는 나레이션과,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연기로 호감도를 상승시키며 주목받았다. 그래서 예지원은 실명보다 ‘미자씨(氏)’로 더 유명해진 배우다. 이후 영화 ‘올드미스다이어리’와 ‘죽어도 해피엔딩’에서 역시 ‘미자씨’의 식지 않은 인기를 바탕으로 엉뚱하고 발랄한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 그런 예지원이 이번에는 다시 안방극장으로 복귀, 한창 사극열풍을 고조시키는 대작 ‘이산’, ‘왕과 나’에 맞선다. 예지원이 복귀하는 작품은 KBS 드라마 ‘얼렁뚱땅 흥신소’. 그는 30대의 타로 마스터로 등장해 또다시 그만의 매력을 어필한다.



‘미자씨’ 예지원이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8일부터 KBS드라마 ‘얼렁뚱땅 흥신소’에서 점집을 운영하는 타로 마스터로 등장, 배우 시절의 경력을 살려 신통력이 아닌 연기력으로 손님의 운명을 풀어주는 엉뚱한 점술사 ‘희경’ 역을 맡았다.

예지원은 앞서 지난 5일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열리는 제8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현재의 ‘미자씨’를 만든 드라마 ‘올드미스다이어리’는 영화로 재구성되며 인기와 더불어 작품성까지 인정받은 셈이다. 영화평론가협회가 수여하는 상이니만큼 더욱 값진 영광이다.

예지원은 96년 MBC 마당놀이를 통해 데뷔했고, 올해 연기생활 12년을 맞는 중견배우다. 섹시한 몸매와 자연미가 살아있는 마스크로 대박흥행도, 특별한 슬럼프도 없었지만 오랜 세월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누볐다.

그는 ‘올드미스다이어리’를 비롯해 지능이 부족한 연기를 소화했던 드라마 ‘꼭지’, 설 특집 드라마 ‘파도’ 등에서 열연했고, 2000년 영화 ‘아나키스트’를 시작으로 ‘생활의 발견’, ‘2424’, ‘대한민국 헌법 제1조’, ‘귀여워’, ‘눈부신 날에’, ‘올드미스다이어리’와 올여름 개봉작인 ‘죽어도 해피엔딩’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다방면의 모습을 선보였다.

때문에 예지원을 기억하는 팬들은 그의 본모습이 진짜 어떤 것인지를 알지 못한다. 엉뚱하고 귀여운 여인, 말 없고 가녀린 여인, 당차고 저돌적인 여인, 화려하고 섹시한 여인 등 맡은 배역을 본인의 모습인 양 연기해 왔기에 예지원의 참모습은 아무도 짐작하기 어렵다.

사실 예지원의 실제 모습은 ‘미자’와 가장 가깝다고 추정할 수 있다. 본인의 좌우명 역시 ‘재미있게 살고 단순하게 일하자’라고 하니 말이다.

안방극장 복귀작인 ‘얼렁뚱땅 흥신소’ 방영 전인 1일, 제작발표회를 찾은 취재진에게도 리얼한 표정과 재미있는 포즈로 내내 즐거움을 선사했다.


거침없는 발랄함

예지원에게는 ‘올드미스다이어리’ 이후 ‘4차원’이라는 별명이 붙게 됐다. ‘4차원’이라는 별명은 보통 사람들보다 엉뚱한 생각과 행동을 가진 사람으로, 이해하기 힘든 자신만의 세계를 갖고 있다 해서 붙여지는 별명. 원래 성격이 발랄하다는 그는 ‘4차원’이라는 별명이 굳이 싫지만은 않은 내색이다.

그러나 예지원이 ‘4차원’에 빠질 때는 카메라 앞에서다. ‘여자’가 아닌 ‘배우’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예지원에게는 극단에서 짙은 분장을 하고 연기에 몰입하는 진정한 ‘광대’의 모습도 비쳐진다.

12년의 세월 속에 많은 작품을 거쳐 온 예지원은 점차 본인과 닮은 캐릭터를 찾아가고 있다고 그의 주변에선 일컫는다.

‘올드미스다이어리’의 ‘미자’에 이어 ‘얼렁뚱땅 흥신소’에서 예지원이 맡은 ‘희경’ 역시 그 못지않은 엉뚱함이 돋보이기 때문.
신통력이 아닌 연기력으로 점집을 운영하는 ‘희경’은 손님의 운명을 그럴듯한 연기로 풀어내곤 한다. 과장된 표현력이 결코 어색하지 않은 그만의 장점으로 이번에도 과장과 오버 액션이 필요한 역할이다.

‘섹시하지만 결코 섹시미를 과시하지 않는’ 배우 예지원. 남부러울 것 없는 외모를 가졌지만 그에게는 외모가 무기였던 작품은 없었다. “카메라만 돌아가면 변한다”는 동료 배우의 전언처럼 그는 무대에서 온몸으로 열연하는 배우다.

“너무 오버하는 것이 아닌가 신경쓰며 촬영하고 있다”는 예지원은 이번 드라마에서 ‘미자씨’의 영광을 뛰어넘는 인기에 도전한다. “우리의 미자씨가 돌아온다”며 환영하는 네티즌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또 어떤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휘어잡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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