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의 연예 잠망경

얼마 전 인터넷 연예기사에 "톱스타 A양 강간미수 증거조작 의혹"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올라와 검색순위 1위를 차지했다.

네티즌들은 이 톱스타가 누구인지에 대해서 궁금해 했고, 추측으로 이 여자 연예인의 실명 또는 이니셜 등을 올리기도 했다.

이 사건내용은 그전에도 몇 번 매스컴에 오르내렸는데 이것에 익숙한 다수의 네티즌들은 한 여자 연예인을 집중적으로 거론하여 비난을 하기도 했다.

기사의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법정에서 가려질 일이지만 여기서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대부분의 네티즌들이 그녀를 톱스타로 호칭을 한 기자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즉 네티즌들 대부분은 그녀를 톱스타로 생각하지 않는데 왜 기자가 그녀를 톱스타로 호칭하여 기분을 상하게 하느냐의 내용이었다.

스타, 톱스타, 빅스타, 슈퍼스타….

우리나라에서 연예인을 호칭하는 단어들이다.

참 거창하다. 연예인 스스로 스타로 불리기를 원했는지 아니면 주변에서 그들에게 아부하려고 이렇게 부르는지는 모르지만 어째 좀 유치하다.

더욱이 이런 화려한 스타라는 호칭도 부족해 그 유명세에 따라서 톱스타, 빅스타, 슈퍼스타로 등급을 나누어서 부른다니 참으로
민망하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속담은 우리 모두 알고 있을 텐데 왜 이렇게 표현하는지 정말 모를 일이다. 이러다 보니 좀 떴다고 스타는 싫고 톱스타로 불리는 것만을 바라는 한심한 연예인들도 우후죽순처럼 생긴다.

미국에서는 연예인을 그냥 엔터테이너 또는 스타라고 호칭한다. 톱, 빅, 슈퍼 등의 접두어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단지 영역을 나누어 무비스타 ,TV스타, 뮤직스타, 스포츠스타 등으로 구분하여 부른다.

미국의 엔터테이너가 한국에서 한국의 유명연예인을 톱스타, 빅스타, 슈퍼스타로 부른다는 얘기를 들으면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까? 낯간지러워진다.

“스타, 톱스타, 빅스타, 슈퍼스타” 이런 과장된 표현 보다는 우리에게 친숙하고 어울리는 단어인 “연예인” 또는 “유명 연예인”으로 호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야구 한국시리즈와 월드시리즈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한국시리즈를 “톱 월드시리즈”로 호칭하지 않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닐까.

다시 한 번 연예계에 각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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