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에 돈까지… “안 찍을 수 없네”

모바일 화보 열풍이 식을 줄 모른다. 너무 오래, 너무 많은 이들이 참여해서 식상할 법도 하건만 여전히 많은 여자 연예인이 모바일 화보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 홍보효과도 얻고 돈도 벌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컴백을 노리는 연예인들에게도 안성맞춤이다. 부작용이 없진 않다. 모바일 화보에서 지나치게 강렬한 섹시함을 보여줄 경우 향후 연예활동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갈 때까지 갔으니 이제 내리막만 남지 않았겠냐.”

지난 해 말, 모바일 화보 시장 전망을 묻는 질문에 업체 관계자 A가 내놓은 대답이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절정을 이룬 모바일 화보 붐은 신인은 물론 채연, 황신혜, 현영, 한은정, 옥주현, 남상미, 배슬기, 아유미, 아이비, 한예슬 등 인기 여자 연예인들까지 동참시켰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모바일 화보 시장이 포화상태에서 이르렀고 신선미도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A는 이런 상황을 종합해 모바일 화보 시장의 내리막을 점쳤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모바일 화보 시장은 여전히 뜨겁고 앞으로 더욱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올 10월에만 ‘엉짱’ 주니아, 레이싱걸 이하니와 우희영, 플레이보이걸 이파니, ‘20인치 개미허리’ 나유리, ‘F컵 가슴’ 한예인, 이선주, 조은빛, 민보라 등이 모바일 화보를 공개했다. 이동통신 3사의 모바일 화보 시장도 15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좀처럼 식지 않는 모바일 화보 열풍의 원인은 무엇일까? 연예 관계자들은 “연예인과 모바일 화보 제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모바일 화보를 통해 신인들은 모델료를 받는 동시에 이름까지 알리고 제작사는 비용대비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최근 모바일 섹시화보를 공개한 이들 대다수가 신인이거나 연예인 지망생, 레이싱 걸 등이다. 인기스타들이 대거 참여했던 지난해와 확연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누구보다, 무엇보다 대중의 관심이 필요했던 이들은 모바일 섹시화보를 통해 폭발적인 홍보효과를 누렸다. 수십 개의 언론매체와 포털사이트에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한 덕에 인지도가 급상승한 것. 생짜 신인이 뽀얀
속살과 섹시한 자태를 무기로 단숨에 대중을 사로잡은 셈이다.


신인, 섹시자태로 ‘시선 끌기’

그룹 타이푼 멤버 솔비의 경우 신인은 아니지만 지난 9월 공개한 세련된 모바일 화보 덕에 ‘명품몸매’란 호칭을 들으며 ‘핫 스타’로 자리매김, 모바일 화보 효과를 톡톡히 봤다.

모바일 화보는 홍보효과와 더불어 ‘모델료’라는 수입도 제공한다. 현재 알려진 모바일 화보 모델료는 평균 2000만원에서 최고 1억원 이상. 하지만 완전 신인일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1000만원 이하까지 내려간다는 전언이다.

모바일 섹시화보를 추진했던 매니저 B는 “제작사마다 제시하는 돈이 다르지만 신인은 500만원 선에서 진행할 수도 있다”며 “신인의 경우 수입이 거의 없고 홍보효과까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며 이도 적은 돈은 아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스타급 연예인은 대부분 모델료를 한꺼번에 받지만 신인은 모델료와 러닝개런티를 받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모바일 화보 제작사 입장에서도 신인 화보는 나쁠 이유가 없다. 모델료와 제작비 부담이 덜한 반면 콘셉트를 잘 잡으면 기대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모바일 제작사 관계자는 “신인이라도 섹시하고 참신하면 좋은 반응을 얻는 경우가 많다”며 “스타급 여자 연예인은 모델료만 1억원이 넘기 때문에 수익이 발생하려면 대박을 쳐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후유증…섹시한 역할만 제의?

신인과 더불어 컴백을 노리는 여자 연예인에게도 모바일 화보는 매력적인 통로다. 단번에 화제를 모을 수 있고 달라진 모습을 자연스럽게 표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룹 베이비복스의 멤버였던 이희진은 지난 9월 모바일 화보로 2년간의 공백을 단숨에 깼고, 그룹 레드삭스 출신 채영인도 섹시한 자태 공개로 본격적인 연예활동에 워밍업을 걸었다. 장신영의 경우 모바일 화보를 통해 출산 후 13kg을 감량, 결혼 전보다 아름답고 섹시한 자태를 뽐내는 동시에 복귀 임박도 알렸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다양한 모바일 화보가 제작되고 있지만 모두 성공을 거두는 건 아니다. 해당 연예인의 매력과 독특한 콘셉트, 탄탄한 모바일 화보 제작사를 만나야 ‘대박의 꿈’을 이룰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제작사는 생각 이상으로 중요하다. 제작사가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아낌없는 돈을 투자해야 수준 높은 화보가 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모바일 화보를 공개하는 시점이 되면 어떤 제작사와 손을 잡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상당히 달라진다는 게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이동통신 3사 모두와 서비스 계약을 맺고 휴대폰 모바일 서비스 첫 화면에 화보가 떠야 사람들이 볼 확률이 높아지는데 이것 역시 제작사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

한편 일각에서는 모바일 화보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신인의 경우 지나치게 섹시한 이미지를 강조했다가 그 굴레에 갇힐 수 있고 실력보다 외모만 중시하는 경향도 가속화시킨다는 것이다.

매니저 B는 “어느 정도 인지도 있는 연예인은 몰라도 완전 신인일 경우 지나치게 야한 콘셉트 화보 촬영은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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