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 협박 사건 의문점 3

가요계 섹시 아이콘 아이비(25)가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지난 2일 아이비의 전 남자친구인 유모(31)씨가 공갈협박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사건의 본질을 놓고 엄청난 후폭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비 협박사건에 집중되는 관심 부분은 크게 세 가지다. 아이비에게 또 다른 남자인 톱스타 H씨가 있었다는 것과 유씨가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아이비와의 ‘은밀한 동영상’ 존재 여부. 마지막으로 아이비의 소속사인 ‘팬텀 엔터테인먼트’가 유씨에게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누가 누구를 협박했는지에 대한 공방이다.
지난 8일 오전 검찰이 바통을 이어받은 수사의 초점은 이 중 두 가지. ‘누가 누구를 협박했는가’ 그리고 ‘아이비의 누드 동영상이 존재하는가’가 그것이다. 논란의 중심에서 아이비 협박 사건의 전모를 단독 추적했다.



연예계에 징크스처럼 떠돌던 11월 괴담의 포문은 아이비가 열었다.

현재 모든 활동을 접고 자숙중인 아이비는 지난 5일 소속사 사무실에서 뒤늦게 추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일 검찰로 송치된 아이비의 전 남자친구 유씨는 협박 혐의에 대해 “아이비와 연인관계를 정리하면서 생긴 일이다. 오히려 팬텀 측과 아이비가 나를 속이고 위협했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비의 소속사인 팬텀의 한 관계자는 “항상 누가 먼저 전화를 했고 어떤 메시지를 보냈는지 증거를 조사하면 답이 나올 것”이라며 팬텀이 유씨를 협박했다는 것은 말도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팬텀과 아이비를 가장 곤혹스럽게 하는 부분은 실제 2년 넘게 교제해온 두 사람의 결별 이유가 아이비의 또 다른 남자 때문이라는 의혹이다. 이미 인터넷에는 톱스타 H씨의 실명이 거론되며 그가 아이비와 유씨 사이를 가른 상대남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난 악마를 만났다”

“한 몸으로 두 마음을 품은 여자와 만난 적이 있다”는 H씨의 라디오 방송 편집본이 파다하게 퍼진 가운데 본인들은 입을 굳게 다물고 사실 확인을 거부했다. 그러나 기자의 취재에 의하면 실제로 아이비와 H씨가 한동안 이성 관계의 만남을 가진 것이 확인됐다.

아이비의 한 측근은 “얼마나 깊었는지는 모르지만 H씨와 데이트를 즐긴 것은 맞다”며 사실임을 인정했다. 이 측근은 유씨가 경찰조사에서 밝혔던 “아이비와 H씨가 차안에서 밀애를 나누는 장면을 목격하고 격분했다”는 내용까지는 확인해주지 않았지만, 당시 유씨와 H씨가 직접 운영하는 미니홈피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러한 정황은 더욱 설득력을 가진다.

H씨의 미니홈피에는 문제의 기간 동안 “무엇으로도 보상받지 못할 나의 소중한 8개월”, “난 악마를 만났다. 새로운 차원의 거짓말”, “네 소원대로 용서하지 않겠어. 이제 돌이킬 수 없어”등의 글이 적혀있다. 유씨도 자신의 미니홈피에 H씨의 실명을 거론하며 “H군 내가 복수해줄게”라는 글을 올려 세 사람을 둘러싼 이상기류가 있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유씨 “영화 못 만들게 죽이겠다고?”

구속된 유씨의 혐의는 공갈협박. 유씨가 구속된 직후인 지난 2일 서둘러 기자회견을 자청한 팬텀 엔터테인먼트 정경문 대표는 유씨가 지난달 3일 아이비를 담뱃불로 위협했으며 아이비의 차 유리창과 백미러를 부수는 등 폭행했다고 전했다. 또한 정 대표가 기자들에게 공개한 문자메시지는 유씨가 아이비의 매니저 이모씨 등에게 보낸 협박내용을 담고 있다.

공개된 총 6건의 문자메시지는 “동생들 스무 명 정도 같이 간다. 뻘 짓 할 생각마라”, “아이비 섹스 동영상부터 누드까지 다 갖고 있다”, “내 영화 나오고 입소문 퍼지면 위약금만 물게 될테니 밤무대나 돌려”등의 내용이다.

또한 정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유씨가 동영상과 누드 사진을 유포하겠다는 협박과 함께 4500만원의 현금을 요구했고 아이비가 투자금 명목으로 맡긴 8000만원을 자신의 위자료로 하겠다며 돌려주지 않는 등 금전적인 요구까지 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씨측의 주장은 다르다. 유씨와 오랜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한 지인은 기자와의 접촉에서 “팬텀 엔터테인먼트가 아이비를 보호하기 위해 유씨를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달 초부터 두 사람의 관계가 삐걱거렸다고 들었다. 이 과정에서 팬텀이 유씨에게 ‘죽이겠다’는 협박과 유씨의 부모에게도 폭언을 퍼부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작성된 유씨의 홈페이지 일기장에는 팬텀을 향한 장문의 분노 섞인 글이 올라와 있다. “영화를 못 만들게 하고 나를 죽이겠다고?”로 시작한 그의 분노는 거침없이 아이비의 주변인들을 공격하고 있다. “나를 죽이려는 유일한 집단이 당신들, 팬텀이다”, “내 털끝이라도 건드렸다가는 감옥에서 평생 썩게 해주겠다”는 등의 내용이다.

실제로 유씨는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톱스타 아이비와의 사생활을 바탕으로 한 영화 제작을 계획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직접 촬영한 아이비의 ‘은밀한 동영상’을 이용하려 했다는 주장도 팬텀에 의해 밝혀졌다.

다만 팬텀측이 “유씨를 협박한 사실이 전혀 없다”라고 선을 긋고 나선데 반해 유씨는 팬텀의 회장 이모씨가 술자리에서 “아이비 남자친구가 영화를 만든다고 하는데 못 만들도록 죽여버리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으며 이를 전해 듣고 격분해 맞대응을 했다는 것이다.

유씨는 “그렇게 중요한 두 문장을, 그 말 많다는 술자리에서 하필이면 여자들에게 하다니. 이미 강남에 소문이 돌아 내 귀에까지 들어왔다”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더불어 유씨는 “은혜(아이비)는 용서하겠지만 너희들은 용서 못한다. 건달싸움이든 뒷배경을 동원하든 끝까지 맞서겠다”며 아이비의 매니저 세 명의 실명과 신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의 글에는 지인으로 보이는 이들이 “(건달)백을 빌려주겠다. 말만하라”는 등의 댓글을 올려 동조하는 분위기다.

현재 강남 경찰서로부터 사건을 이첩 받은 검찰이 집중 조사할 대목도 이 같은 협박 사실을 입증하는 과정이다. 아이비의 매니저로 처음 유씨의 협박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하고 있는 이모씨의 주장처럼 통화 기록이나 메시지 내역 등을 대조하면 빠른 시일 안에 진실이 가려질 수 있다.

또한 아이비 사건이 형사고발로 비화된 배경에는 유모씨가 촬영했다고 주장한 아이비의 누드 동영상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도 이 같은 은밀한 동영상이 실제로 존재하는지와 이를 이용해 유씨가 아이비를 협박했는지에 대한 수사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검찰, ‘누드동영상’ 실존 조사

팬텀 측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7일 아이비의 동영상과 사진을 보관했다는 유씨의 노트북을 팬텀측이 넘겨받아 전문가 3명에게 복구를 지시한 결과 유씨와 아이비가 함께 찍은 사진은 발견됐지만 동영상의 존재는 없었다고 한다. 사건을 담당한 강남경찰서 역시 “아이비 동영상은 금시초문”이라며 존재 자체를 부인했다.

그러나 유씨측은 끊임없이 동영상의 존재를 주장하고 있으며 인터넷에서는 동명의 과자를 이용한 ‘아이비 패러디 동영상’이 급속도로 퍼져 네티즌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아이비의 은밀한 동영상에 대한 논란과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 내부에서도 이와 관련한 소문이 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이비의 사건을 담당한 검찰의 한 관계자는 지인을 통해 “아이비 동영상이 검찰 내 증거 자료로 들어올 것이라는 소문이 있다”고 간접적으로 전해왔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관계자와 직접 접촉을 시도했으나 공식적인 확인은 얻지 못했다.

이 같은 ‘은밀한 동영상’의 존재 여부는 아이비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도 핵심적인 열쇠가 될 전망이다.



#아이비, 검찰 증인 출석 거부 왜?

횡령 및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된 팬텀 엔터테인먼트 회장 이모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됐던 아이비가 끝내 법원에 나오지 않았다.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4부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아이비와, 함께 증인으로 채택된 가수 양파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아이비는 지난 10월 5일에 열린 공판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출석을 거부한바 있다. 검찰은 아이비와 양파에 대한 증인 신청을 철회할 예정으로 알려져 강제구인장 발부는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검찰은 당초 이 회장이 아이비 등의 음반 제작 명목으로 회사 돈을 빼돌렸다며 횡령 혐의로 기소했으나 이 회장은 “아이비가 팬텀 소속이 아닌 자신의 소속이기 때문에 이 돈은 횡령 금액에서 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아이비가 증인으로 채택된 것도 이 같은 사실관계를 입증하기 위해서였다.

일각에서는 최근 남자친구의 협박 사건으로 심리적 공황 상태를 겪고 있는 아이비의 현재 상황이 이번 증인 출석건과 관계가 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팬텀이 아이비가 법원의 강제 구인 명령을 받기 직전에 대대적인 기자회견을 연 것부터 의혹의 시작이다. 이미 네티즌 사이에서는 이 회장이 자신의 혐의를 축소하기 위해 아이비를 이용한 것 아니냐는 ‘제2의 음모론’이 새로운 루머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연예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번 사건이 치정에 얽힌 협박극인지, 아니면 거대 기획사가 연루된 언론 플레이의 결정체인지 진실 여부는 검찰 수사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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