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별곡(別曲)

한국은 지금 성형 수술 열풍에 휩싸여 있다.

눈, 코, 안면 윤곽에서 이제는 가슴, 허벅지등 몸매를 부각시키는 성형까지.

매일 인터넷에 올라오는 연예인 또는 연예인 지망생들의 사진들은 누가 봐도 환상이다. 풍만한 가슴, 늘씬한 각선미. S라인, W라인이라는 용어가 몸짱을 표현하는 용어로 이제는 우리에게도 친숙하다.

10년 전쯤 필자가 미국에 체류할 때 미국인 친구들에게 물어봤다. 미국인들은 여자의 몸매 중에서 어디를 가장 인정하느냐고.

대답은 너무 의외였다. 허벅지 근육이란다. 그 다음은 탄력 있는 엉덩이. 풍만한 가슴이나 날씬한 다리는 성형수술로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건강한 허벅지와 엉덩이는 부단한 운동의 노력으로만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타당한 얘기다. 그래서 지금도 최고의 몸매로 칭송되고 있는 제니퍼 로페즈나 안젤리나 졸리 같은 스타들은 자신들의 건강한 몸매를 부각시키지 절대로 가슴은 자랑하지 않는다.

최근 우리나라 영화 시상식의 여배우들을 보면 예전에 비해서 과감한 노출을 시도한다. 레드카펫을 걸으면서 거의 벗은 몸 수준으로 관중들의 환호에 답례한다.

특히 대다수의 여배우가 풍만한 가슴 선을 보여주면서 스스로 은근히 글래머라고 대중에게 어필한다. 지금까지는 통했다. 그러나 이제는 풍만한 가슴은 몇 백만 원만 지불하면 만들 수 있는 상품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다. 일찍이 이런 것을 터득했던 10년 전의 미국인들은 그래서 더 이상 풍만한 가슴에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았던 것이다.

여성에게 가슴은 여성성(女性性)을 표현하는 가장 중요한 신체부위다. 이런 가슴이 너무 작거나 또는 기형이어서 이것을 정상으로 만드는 수술에는 찬성한다. 그러나 성스러운 모성의 상징이기도한 가슴을 단지 섹시함의 상징물로 생각해 무리한 성형수술을 하는 것에는 결코 찬성 할 수 없다.

여자 연예인과 연예인 지망생들에게 충고 한마디 한다.

대중에게 인정받는 스타가 되기를 원한다면 시대에 뒤떨어진 풍만한 가슴라인에는 더 이상 집착하지 말고 건강한 육체와 건전한 정신을 고양시키는데 최선에 노력을 해라.

만일 이런 싸구려 W라인에 계속 집착한다면 연예인으로서의 인기뿐만 아니라 성스러운 모성 본능을 지닌 여성의 자격조차도 박탈될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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