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시상식 옷차림 전략 분석 >>

바야흐로 시상식 시즌이다. 레드카펫에서 빛나기 위한 연예인들의 노력이 치열해지는 때이기도 하다. 이 무렵 연예인들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건 드레스 선택. 옷에 따라 헤어, 메이크업 등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인기에 따라 협찬 받을 수 있는 브랜드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연예인들은 보다 좋은 드레스를 입어, ‘별’ 사이에서 자존심을 세우려 한다. 길게는 시상식 한 달 전부터 시작된다는 연예인들의 드레스 간택 과정을 살펴본다.



시상식 꽃은 ‘연예인 드레스’?

지난 11월 23일 뜨거운 취재 열기 속에 제28회 청룡영화상이 막을 내렸다. 이날 작품상, 감독상, 남녀주연상 등의 주요 부문 수상에 버금가는 관심을 받은 건 레드카펫을 수놓은 스타 드레스와 여배우들의 노출.

언젠가부터 시상식 내역 못지않게 혹은 시상식보다 참석 연예인들의 드레스가 더 많은 화제를 모으게 됐다. 시상식이 끝난 며칠 뒤까지 연예인 드레스 관련 기사가 경쟁적으로 보도되고 팬들의 블로그와 연예 게시판도 관련 내용으로 넘쳐난다.

인기스타들이 모두 모이는데다 세간의 평가까지 받아야 하니 시상식에 참석하는 연예인들도 의상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연예인들의 시상식 드레스 선택 과정은 흔히 ‘여러 벌의 드레스 섭외-피팅(드레스를 입어보는 것)-최종 결정’으로 이뤄진다.

먼저 연예인 스타일리스트가 여러 명품 브랜드를 돌며 “시상식에 입을 의상을 준비 중이다”고 하면 브랜드담당자들이 약속한 날짜에 해외에서 가져온 드레스를 마련해둔다. 청룡영화상, 대한민국영화대상 등의 큰 영화제의 경우 스타일리스트가 한 달 전부터 이런 작업을 펼친다.


톱스타 협찬 쉽고 신인 발품 팔아

남녀 톱스타를 맡고 있는 스타일리스트 A씨는 “시상식 드레스의 경우 옷은 한정돼 있는데 입으려는 연예인은 많아 여러 브랜드에 미리 말해두는 편이 낫다. 아무리 마음에 드는 드레스라도 다른 연예인이 먼저 선택하면 입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같은 옷을 입은 연예인들을 비교하는 기사나 게시물이 발 빠르게 인터넷에 올라와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재미난 점은 의상협찬을 받을 때 해당 연예인의 인기도에 따라 입을 수 있는 의상브랜드가 달라진다는 것.

톱스타의 경우 브랜드관계자가 “이번 시상식에서 입을 옷을 정했느냐?”, “새로운 제품이 들어왔으니 입어보라”며 먼저 연락을 하기도 한다. 톱스타가 자사 의상을 입을 경우 홍보효과가 엄청나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명품의 경우 자사브랜드 이미지에 어울리는 톱스타에게 드레스를 협찬하려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좋은 학벌과 미모를 겸비한 여배우 B씨 측근은 “고급스러운 이미지 때문인지 명품 브랜드에서 B씨를 선호하는 편이다. 협찬이 잘 되는 건 물론이고 먼저 연락이 오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반면 신인은 코디네이터가 발품을 팔아야 한다. 작품이나 참석하는 시상식의 인지도가 높으면 명품협찬도 가능하지만 톱스타보다 어려운 게 사실이다. 때문에 신인은 국내 톱디자이너의 드레스로 눈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고가 드레스 “신경 쓰이네~”

드레스를 결정하고 나면 거기에 어울리는 화장법, 헤어스타일, 액세서리 등을 결정한다. 이때도 연예인의 인기는 큰 힘을 발휘한다. 톱스타는 액세서리 협찬도 최고급이 가능하다.

A는 “시상식에서 연예인이 입는 드레스보다 더 비싼 게 액세서리다. 작은 다이아몬드 하나가 수천만원을 훌쩍 넘는다”고 말했다.

물론 고가인 만큼 어려움도 따른다. 연예인도 드레스와 액세서리에 흠집이 생길까봐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지만 스타일리스트는 모든 협찬상품을 반납하는 순간까지 긴장을 늦출 없다. 5년차의 스타일리스트 C씨는 “드레스의 경우 시폰이나 실크처럼 약하고 세탁도 어려운 소재 위주로 만들어져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니다. 액세서리도 워낙 비싸서 잃어버릴까봐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시상식 시즌을 보낸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5분여 동안의 레드카펫 입장과 2시간 남짓한 시상식을 위해 몇날 며칠을 준비하는 연예인과 스타일리스트들. 그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 덕분에 시상식이 더욱 화려하게 빛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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