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 간다면 밝은 옷에 긴팔입어야

뉴시스

[일요서울 | 변지영 기자] 추석 연휴를 맞아 벌초, 등산 등 야외활동이 빈번해지고 있다. 연휴에 벌초를 할 예정이 있다면 밝고 긴 옷을 입고 가는 것이 좋겠다. 관찰 결과, 일반적 인식과 달리 말벌은 노란색 등 밝은색보다는 검은색에 보다 더 강한 공격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공원관리공단(공단)이 지난 6월부터 이달 초까지 가야산국립공원에서 등검은말벌과 털보말벌 등의 벌집을 건드려 공격 성향을 비교 관찰했다. 공단에 따르면 말벌은 자극을 받았을 때 사람의 가장 높은 부위인 머리 부분을 우선 공격하고 머리카락 등 검은색 털이 있는 곳을 집중 공격하는 성향을 보였다. 색상별로는 검은색·갈색·빨간색·초록색·노란색 순으로 강한 공격성을 보였다. 야외에서 말벌에 쏘이지 않으려면 밝은 계열의 옷과 모자를 착용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이야기다.

공단은 이와 관련해 “말벌의 천적인 곰·오소리·담비가 검은색 또는 짙은 갈색이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공단은 “실수로 벌집을 건드린 경우 자세를 낮추고 머리를 손으로 감싼 뒤 빠른 속도로 15m 멀리 신속히 벗어나는 게 좋다”고 안내했다.

한편 소리·진동에 대한 민감성을 비교해본 결과 말벌은 일상적 대화나 음악보다는 진동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공단은 “벌집이 달린 기둥이나 나무에 충격을 주는 행위는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피제 등 강한 향에는 말벌이 어느 정도의 기피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공단은 “기피제를 바르거나 뿌렸을 때 벌집을 건드려도 벌에 쏘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2차적 반응을 최소화 한다는 의미기 때문에 기피제를 맹신해선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말벌이 벌집을 지으려는 곳에 천을 걸어두면 집짓기를 포기하는 경향을 보였다.

신용석 국립공원연구원장은 “말벌의 생태와 특성을 연구해 국립공원 야영장과 탐방로에서 말벌의 위험을 줄여 나가겠다. 공원 안에서 벌집을 발견하면 공단 직원에게 알려 달라”고 당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벌에 쏘인 환자는 5만 6000여 명 발생했다. 말벌은 4∼5월에 집을 짓기 시작해 한여름엔 벌집이 생기지 않는다. 여름철 폭염보다는 서늘한 온도가 말벌 개체수 증가 원인으로 작용한다. 도심엔 말벌의 천적이 없어 상대적으로 생존률이 높다.

산에 오르거나 잔디밭에 앉을 때에도 가능한 긴 옷으로 피부를 가리는 등 조심해야한다. 가을철 발열성질환인 쯔쯔가무시증, 신증후군출혈열, 렙토스피라증 등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추석은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만큼 손 씻기와 음식 익혀먹기 등 개인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킬 것을 홍보하고 있다.

야외작업을 할 때는 진드기 기피제를 뿌리거나 긴 소매, 긴 바지, 양말을 착용해 벌레나 진드기에 물리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두통, 고열, 오한과 같은 심한 감기 증상이 있거나 벌레에 물린 곳이 있으면 즉시 가까운 보건소나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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