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PC 이용한 온라인쇼핑몰 강세
셀프 인테리어 가구·혼족 상품…‘두각’
소비자 발길 뜸해지자 울상인 대형마트
입맛에 맞게 출시되는 이색 추석 선물들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민족 대명절 추석을 앞두고 소비자들의 소비 형태에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재래시장과 마트 등을 직접 찾아 명절 음식 재료를 구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시간을 줄여 가족들과 여가를 보내며 집 앞까지 배송되는 온라인쇼핑을 더 선호하는 추세다. 명절에 빠질 수 없는 과일부터 육류, 심지어 해산물까지 그 시장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또 명절 선물 역시 기존의 선물세트가 아닌 이색추석 선물들이 호황을 맞고 있다. 이에 일요서울은 새롭게 변화되고 있는 추석 신풍속도를 들여다봤다.

‘발품’ 대신 ‘손가락품’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추석을 앞두고 스마트폰과 PC를 이용해 명절을 준비하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해 명절음식 장을 봤다는 A씨는 “세상이 좋아져 보기 쉽게 정리도 잘 돼있고 주문하면 집으로 배송까지 오기 때문에 이용하게 됐다”며 “가격 역시 저렴해 앞으로 자주 이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해 선물세트를 구입한 B씨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용한다면서 편리함이 강점이라고 전했다.

옥션에 따르면 온라인을 통한 추석 장보기가 지난해 추석 전 동기간 대비(2015년 9월 11일부터 9월 17일까지) 고구마는 23%, 국산 돼지고기는 80%, 생선류 75%, 쇠고기 49%, 채소·나물류는 28%, 해산물·어패류는 43%, 수입과일은 26%로 추석 음식류 총계 45%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선물세트는 바디세트 161%, 헤어세트 88%, 안마의자 97%, 참치캔 33%, 홍삼 인삼 71%로 선물류 총계 76% 증가해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한 추석 선물세트 상품 구매율이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모바일을 이용한 상품구입 증가]

PC를 이용해 추석 장보기 매출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지만 접근성이 용이하며 간편함과 편리함을 두루 갖춘 모바일 쇼핑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8월 27일부터 17일까지 추석 선물세트의 온라인 매출은 38.2%, 모바일 매출은 89.7%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모바일 매출은 전체 온라인 매출 중에 47.7%를 차지하며 성장세가 매섭다.

G마켓에 따르면 추석을 앞둔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추석 관련 상품 모바일 매출은 지난해 추석 동기보다 78% 증가했다고 밝혔다. G마켓 역시 추석 상품 전체 매출에서 모바일 비중이 53%로 지난해 29%에서 24% 포인트 늘었다.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추석 상품 구매 수단이 컴퓨터에서 모바일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강선화 G마켓 마케팅실 실장은 “추석이 가까워질수록 이용률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귀성·귀경길에도 모바일 쇼핑이 급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특히 모바일 상품 증가와 함께 추석 차례상 판매가 호황을 누르고 있다. 간편하게 주문해서 간편하게 제사를 지낼 수 있어 중·장년층 사이에서 완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퍼지는 추세다.
 
메가마트 인터넷 쇼핑몰에 따르면 추석을 앞둔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4일까지 추석 차례상 예약과 관련한 온라인 주문 건수는 지난해 추석과 비교했을 때 40%의 신장세를 보였다. 주로 차례상을 준비하는 40대 이상 중·장년층 주문이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또 가족수가 줄면서 전과 나물 등을 간소하게 준비하려는 소비자가 늘어나 튀김, 나물, 전류 매출도 매년 20% 이상 신장세를 보였다.

[대형마트 떨게 하는 온라인 쇼핑몰]

온라인 쇼핑몰 강세에 이어 모바일을 이용한 소비자들이 큰 폭으로 증가하자 울상을 짓는 것은 대형마트들이다.

추석을 일주일 앞둔 대형마트에 일요서울이 직접 방문했다. 마트를 찾은 소비자들은 추석맞이 장보기에 나섰지만 추석선물세트 코너에는 발걸음이 뜸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추석선물세트코너에서 일하는 점원들은 ‘온라인 쇼핑몰’보다 싼 가격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통계청은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온라인쇼핑 판매액이 43조6046억 원으로 롯데마트·이마트 등 대형마트 판매액(40조2734억 원)보다 3조3312억 원 더 많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PC, 모바일을 포함한 온라인쇼핑 총 판매액은 19.4% 증가한 반면 대형마트 판매액은 2.2%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10년 25조2000억 원 규모이던 온라인쇼핑몰 판매액은 5년 만에 80%가량 급성장했다. 온라인쇼핑몰 판매액은 2011년 15.4%, 2012년 17.2%, 2013년 13.0%, 지난해 19.4% 등 매년 10%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대형마트 판매액은 2011년 10.9%, 2012년 6.3%, 2013년 2.4% 등 갈수록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2014년엔 대형마트 판매액(47조4969억 원)이 온라인쇼핑몰(45조3025억 원)을 2조 원가량 앞섰지만 지난해부터 역전됐다.

온라인쇼핑몰 판매액이 급격히 늘어난 데는 소셜커머스 업체의 성장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360%씩 성장해 2014년엔 5조5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판매액이 10년 만에 감소세를 보인 백화점은 올해도 분위기를 뒤집지 못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의 백화점 판매액은 26조3854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2% 줄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라면 온라인쇼핑몰 판매액은 올해도 대형마트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양해지고 있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게 앞다퉈 이색 추석 선물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기존의 과일, 통조림 세트, 커피세트 등 사용하는 데 오래 걸리는 제품이 아닌 바로 사용할 수 있고 실용적인 물품들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셀프 인테리어가 가능한 가구나 요구르트 제조기 등 1인 가구를 겨냥한 제품부터, 보조배터리나 드론 같은 전자제품까지 추석 선물로 각광을 받고 있다.

[‘5만 원 이하’ 선물세트 늘어]

오는 28일부터 시행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등 금지법’(김영란법) 때문에 추석 유통업계의 선물세트 판매에도 큰 변화가 일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선물세트 예약 판매에 들어간 유통업체들은 저마다 5만 원 이하의 실속형 세트를 내놓고 있다.

한 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갈비·굴비·과일 등 전통 선물세트의 매출은 전년대비 4.3% 감소한 반면 실용성과 트렌드를 반영한 선물세트는 9.2% 증가했다고 밝혀 이런 변화를 확실히 드러냈다.

이에 롯데 빅마켓은 추석을 맞아 수입 선물세트 및 이색 선물세트 등 차별화된 상품들을 주로 선보였다. ‘호주산 냉장 양갈비 세트’ 등 수입 선물세트는 물론 ‘라바짜 커피세트’와 ‘트와이닝 프리미엄 티팟세트’ 등 가격대가 저렴한 가공식품도 출시했다.

롯데백화점은 5만 원이하 실속형 선물세트를 전년대비 30% 늘렸고 ‘쌍계명차 삼각 티캐디 3입 세트’, ‘보은 대추차 선물세트’ 등 이색 차 선물세트를 5만 원 이하로 마련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5만 원 이하 선물세트를 지난 설보다 56개 늘린 478개 품목을 선보인다. 르타오 치즈케이크 선물세트 1호, 부산 명물 삼진어묵의 일품세트, 프랑스 디저트 브랜드 위고에빅토르의 휘낭시에 세트 등 5만 원 이하로 구성된 맛집 선물세트다.

AK플라자는 디저트 추석 선물세트인 ‘파사드 스페셜티 커피’와 ‘라롬드뺑 쿠키&케이크’를 출시했다.

최근 ‘작은 사치’를 즐기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고급 커피와 케이크, 쿠키 등을 명절 선물세트로 기획해 비교적 낮은 가격에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춘 상품들도 많이 선보였다. 커피전문점들은 실용성을 가미한 저가 선물세트를 선보이며 추석 대목잡기에 나섰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추석 약 30%였던 트렌드 선물 세트매출의 비중이 이번 추석에는 50%대 까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 트렌드를 반영해 실용적이면서도 거품을 뺀 합리적인 가격대의 명절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이색적인 상품과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격대로 만들어주는 맞춤형 세트 등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한 유통업체들의 경쟁이 뜨겁다.

oyjfox@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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