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 한 그릇 공연일정: 7월10일~9월28일 공연장소: 김동수 플레이하우스 문의전화: 02-3675-4675

북해정의 어느 작은 우동집은 해마다 12월 마지막이 되면 손님들로 붐빈다. 가게가 문을 닫을 무렵 그곳에, 남루한 차림의 세 모자가 들어와서 단 한 그릇의 우동으로 배를 채우고 간다. 매년 그때마다 그들은 이곳을 찾게되고, 다정하고 따뜻해 보이는 그들의 모습에 주인들은 보이지 않는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 그때가 되면, 그들을 기다리는 주인의 맘을 알지 못한 채 그들은 몇 년이 지나도 그곳에 나타나지 않고 그들을 기다리는 맘에 비워둔 모녀만의 자리는 어느새 단골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만다.

그저 화제와 주목으로만 기억될 그 세 모자와의 기억이 흐려질 무렵 다시 그들은 장성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두 아들과 이제 제법 말쑥해진 엄마의 모습, 이제 그들은 한 그릇의 우동이 아닌 떳떳한 세 그릇의 우동을 놓고, 그 동안 알지 못하게 베풀어 준 우동집 주인의 배려와 마음을 고마움으로 알린다. 그렇게 북해정의 섣달 그믐은 훈훈함으로 젖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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