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기행 공연일정: 9월4일~10월5일 공연장소: 대학로극장 문의전화: 02-780-6343


젊고 부유한 미망인과 결혼하고 조만간 제약회사 전무가 될 서른 세 살의 윤희중. 그는 아내와 장인의 권유로 어머니의 묘가 있고 더 젊은 날의 추억이 있는 무진으로 향한다. 짙은 안개가 명산물인 무진. 과거에도 무언가 새 출발이 필요할 때면 무진에 오곤 했었다. 그러나 무진에는 늘 어두운 골방 속에서의 화투와 불면과 수음, 그리고 초조함이 있었을 뿐이다.무진에 온 날 밤, 중학 교사로 있는 후배 ‘박’을 만나 그와 함께 지금은 무진의 세무서장이 된 ‘손금이 나쁜 사내가 스스로 손금을 파서 성공했다’는 투의 얘기에 늘 감격해 하던 중학 동창 조만수의 집에 찾아간다. 거기서 ‘하인숙’이라는 음악선생을 소개받는다.

대학 졸업 음악회 때 ‘나비 부인’의 아리아 ‘어떤 개인 날’을 불렀다는 그녀는 술자리에서 청승맞게 유행가를 부르고 윤희중과 둘만이 함께 있을 때, 무진에서 자신을 구원해 줄 것을 간청한다. 윤희중은 그녀에게서 과거의 자신을 발견한다.바다로 뻗은 방죽, 과거에 폐병으로 요양했던 집에서 윤희중은 하인숙과 정사를 갖는다.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끝내 말하지 않는다.다음날 아침, 아내로부터 온 전보가 과거의 의식에 빠져 있던 윤희중을 일깨운다. 하인숙에게 사랑한다는 편지를 쓰지만 곧 찢어 버린다. 이제는 영원히 기억의 저편으로 무진을 묻어 두기로 결심하면서 윤희중은 부끄러움을 느끼며 무진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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