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젊은 유명인이 대세

광고 캡쳐 화면.

[일요서울 | 신현호 기자] 최근 보험사들이 자사를 대표하는 광고모델의 세대교체에 나섰다. 보험상품의 특성상 신뢰감을 주는 중견배우를 고용하는 게 그간 업계의 관행이었다면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모델을 기용하는 모습이다. 기존 모델들은 빠르게 젊은 유명 인사들이 자리를 꿰차고 있다. 이들이 출연하는 광고는 공중파 방송보다는 케이블 방송과 인터넷 채널을 중심으로 송출된다는 특징도 있다.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아 문제없이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배우 이순재 씨가 출연해 큰 화제를 불러온 라이나생명 광고의 대사다. 그간 보험사들은 이순재 씨를 비롯해 배우 전광렬, 김명민 씨 등 신뢰를 주는 이미지의 중견배우를 등장시켜 브랜드 및 상품 홍보를 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보험사들이 기존 관행을 깨고 젊은 유명인사를 광고모델로 기용해 홍보에 나서는 분위기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사 ‘빅4’로 통하는 삼성화재, 동부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은 최근 젊은 여자 연예인을 모델로 발탁했다.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가 자리를 잡은 데다 온라인 보험 경쟁까지 치열해지면서 소비자의 시선을 확 끌어당겨야 살아남는 상황에서 20~30대 젊은층 공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사는 이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 쇄신과 상품 홍보를 강화의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박보영·손예진·설현 등
인기 여성 연예인 기용

삼성화재는 지난해 배우 박보영으로 30~40대 남성 소비자의 마음을 공략하는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광고를 제작했다. 광고에는 ‘삼촌팬’들이 등장해 박보영에게 삼성화재 다이렉트 보험의 장점에 대해 설명해주는 내용이 담겨 있다.

현대해상은 손예진을 발탁했다. 손예진이 출연한 하이카다이렉트 ‘말보다 만족도’ 편은 내년 2월까지 주요 케이블 방송을 통해 방영된다. 현대해상은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등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하이카다이렉트 홈페이지에도 손예진을 등장시킬 계획이다.

동부화재는 최근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인기 걸그룹 ‘AOA’ 멤버 설현을 영입했다. 설현은 광고에서 언제 어디서나 보상 전문가와 상담원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KB손보는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를 기용해 지난 1월부터 자사 최초로 케이블 채널에 ‘KB매직카다이렉트’광고를 제작해 송출 중이다. 최근에는 KB금융그룹 모델인 ‘피겨 퀸’ 김연아가 출연한 TV광고도 동시 상영하고 있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삼성생명과 라이나생명이 이런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생명은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등으로 인기를 끈 배우 조정석을 모델로 발탁했다. 조정석은 삼성생명의 ‘생활자금 받는 변액유니버설종신보험’ 광고에 등장해 상품 홍보를 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배우 현빈과의 계약이 종결된 이후 최근 ‘응답하라 1988’으로 인기를 얻은 배우 이일화로 교체했다.

이일화가 출연 중인 광고는 ‘내 친구는 컨설턴트’ 편과 ‘모녀 컨설턴트’ 편으로 자연스럽게 엄마와 친구를 소개하며 컨설턴트에 대한 장점과 전문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해당 광고는 케이블TV를 중심으로 방송되고 있다.

라이나생명도 ‘(무)THE건강한치아보험Ⅲ(비갱신형)’ 광고에 배우 박효주를 발탁했다. 박효주는 ‘치아수사대’ 형사로 분해 라이나생명 치아보험의 장점을 파헤치며 상품의 특성을 전달한다.

사업비 절감 차원
케이블, 온라인으로

공중파가 아닌 케이블 TV나 온라인 광고에 집중하는 것도 특징이다. 손연재와 배우 정웅인이 호흡을 맞춘 KB손보의 ‘운전교습’ 편은 운전고수 선배와 초보운전자 후배가 만나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KB손보는 지금까지 다이렉트보험 광고를 온라인에서만 활용하는 목적으로 만들었지만 올해는 온라인보험을 공략하는 차원에서 케이블까지 채널을 확장했다.

보험사가 공중파 대신 케이블 TV 광고에 집중하는 이유는 사업비 절감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보험업계가 장기적인 저금리 기조로 자산운용이 어려워진 데다, 포화된 보험시장에서 살아남기에는 고가의 공중파 광고가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케이블TV 광고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의 종류가 다양해짐에 따라 전통적인 홍보 매개체인 공중파TV와 신문 지면보다 케이블TV와 온라인 사이트 등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런 추세에 보험회사들도 발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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