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이랑 완전 끝장 났다. 그것도 1주년 기념일에 자존심 상하지만 여자인 내가 커플링까지 준비했다. 근데, 이게 웬 마른 하늘에 날벼락? 내가 자기를 갑갑하게 한다고? 너무 무신경해서 트집 좀 잡았더니 내 지난 남자들까지 들먹이면서 날 사랑한 적이 있었는지 가서 물어보란다. 그래 가서 물어 볼거다. 내 다이어리 안에 숨쉬고 있는 1,2,3번 남자들, 조금만 기다려라!추억의 옛 남자들과 드라마틱한 재회를 꿈꾸었지만 내 다이어리 속 남자들이 진짜 내가 오늘 만난 남자들과 동일 인물인걸까?

완벽했던 첫사랑 구현오빠, 터프하고 믿음직스러웠던 정석오빠, 귀엽고 쿨한 유인이, 도대체 그 멋진 남자들은 어디로 갔냔 말이다. 오늘 보니 비겁하고 좀스럽고 게다가 싸가지마저 없다.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인간들. 날 사랑한적이 없다고 오리발을 내밀어? 그럼 그 세월동안 날 왜 만났고, 잠은 왜 잤는데? 두고 봐. 기필코 니네가 한 만큼 똑같이 돌려주고야 말겠어. ‘내 다이어리만큼 완벽한 증거는 없다! 니네들, 꼼짝없이 다 죽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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