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왕가위 출연: 양조위, 기무라 타쿠야, 장쯔이

<일본인 남자 탁(기무라 타쿠야)이 안드로이드 wjw1967 (왕정문)에게 말한다. ‘나와 함께 떠날래?’ 하지만 그녀는 아무런 대답이 없다. 그는 눈물을 보이며 조용히 자리를 뜬다. 이 미래 도시의 이야기는 주선생(양조위)이 쓰고 있는 소설의 일부다. 기자이자 작가인 주선생은 2046년을 배경으로 한 소설을 쓰고 있다. 소설 속 배경인 2046년은 홍콩 반환으로부터 50년 후인 2047년의 바로 전 해. 사람들은 몸 속에 마이크로 칩을 장착하고 살아가고, 안드로이드들은 기억력의 부재를 겪는다. 과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하나 같이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기 위해 2046년을 향하는 열차를 탄다.

하지만 그것이 진실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 곳에 갔다가 되돌아온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1960년대 후반, 현실에서의 주선생은 자신이 머물고 있는 호텔 2046호에 있는 바이 링(장쯔이)과 만남과 이별을 반복한다. 또한 1963년, 싱가포르에서 처음 만났던 수리첸(공리)을 떠올리기도 하고, 호텔 주인인 왕선생의 딸 왕징웬(왕정문)과 짧은 만남을 갖기도 한다. 그는 미래에 대해 글을 쓰지만 자꾸만 과거를 되뇐다. 아니, 어쩌면 그가 쓰는 미래는 미래가 아닌지 모른다. 그것은 현실일 수도, 또는 과거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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