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관련 각종 특혜 의혹 터져나와

[일요서울 | 변지영 기자] 19일 오후 3시반 경부터 교수들의 총장 사퇴 촉구 시위가 열리기 1시간 전 최경희 이화여자대학교 총장이 사임을 결정했다고 학교 측이 밝혔다. 그러나 이대 측은 최근 체육특기자와 관련한 입시 및 학사관리에는 특혜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사진=뉴시스

19일 이대 측은 최경희 이화여자대학교 총장이 사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에는 대학 구성원의 양대 축인 학생과 교수가 모두 등을 돌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의 시선마저 싸늘해지며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이 설 자리를 잃었다.


당초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이대 본관 앞에서는 교수들의 총장 사퇴 촉구 시위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최 총장의 사임 결정으로 시위 진행은 결정되지 않았다.


이처럼 교수들까지 최 총장을 향해 화살을 겨냥한 이유는 이대 사태의 본질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미래라이프대학(평생교육 단과대학)에 반대하며 지난 7월 28일부터 시작된 학생들의 본관 점거 시위는 그 원인이 '부정·비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학생들의 학교 당국의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 철회 결정 후에도 최 총장의 사퇴 촉구 농성을 이어간 이유는 중요 정책 결정 과정의 '불통'이었다. 어디까지나 운영 과정에 집중한 불만이었다.

심지어 이화학당 장명수 이사장이 지난 8월 초 한 언론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총장이 일 하다 생긴 일이고, 재단 단위에서 입장을 표명할 생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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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박근혜 정권 '비선 실세'로 지목되고 있는 최순실(60·여·최서원으로 개명)씨의 딸 정유라(20)씨에 대한 갖가지 특혜 의혹이 터져나오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정씨(승마 전공) 입학을 전후해 ▲체육특기생 선발 종목을 11개에서 23개로 늘리고 ▲출석도 하지 않았는데 학점을 인정해주고 ▲실기우수자 학생들에게 대회 실적이나 과제물 만으로 최소 B학점 이상을 주는 비상식적인 내규를 만들고 ▲수준 미달의 과제물에 교수가 상전 모시듯 극진한 경어로 칭찬을 해주며 틀리게 쓴 맞춤법 등에 대해 첨삭지도까지 해주는 등의 모습은 운영 능력과는 또 다른 성격인 부정행위 의혹이기 때문이다.

정씨는 2014년 9월 이대 체육특기생 전형 수시모집에 지원해 2015학년도에 입학을 했다. 최 총장이 총장에 선임된 2014년 4월 이후 6개월 만이다.

현재 정씨와 관련된 학교 당국의 석연치 않은 행위들은 모두 최 총장의 임기 내에 일어났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명문사학의 수장으로서 사회적 불평등을 방치하고 조장했다는 비판 역시 이전의 '소통 부족'과는 차원이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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