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령" 이병곤 "플랜 발표

[일요서울 | 경기북부 강동기 기자] 경기도가 2020년까지 매년 500여명의 소방인력을 추가 증원해 현재 82%수준인 소방관 3교대 근무비율을 100%로 전환한다.

또 구조나 화재진압 활동 중 입은 부상에 대해 치료비를 도가 전액 부담하기로 하는 등 획기적인 소방관 근무환경개선과 복지향상을 위해 2018년까지 2341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3일 오전 10시 30분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소방현장인력의 100% 3교대 전환, 맞춤형 보육서비스 지원, 부상 소방관에 대한 의료비 전액 지원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도민안전을 위한 소방력 강화방안 - (가칭) 소방령 이병곤 플랜’을 발표했다.

남 지사는 이날 “지진이나 화재, 테러 등 각종 재난 위험성이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재난 현장의 주역인 소방관의 안전이나 처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면서 “일류 소방관이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첫 걸음이다. 영웅을 영웅답게 대우하는 것이 최상의 소방력을 갖추는 지름길이란 생각으로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남 지사는 이어 “지난해 12월 서해대교 화재현장에서 안타깝게 순직하신 故 이병곤 소방령의 부인으로부터 받은 손 편지를 아직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그날의 아픔을 기억하면서 대책 마련을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도가 밝힌 소방력 강화방안은 장비와 인력 확충 근무환경 개선 의료서비스 혁신 노후 소방장비 전면교체 특수재난 대비태세 강화 대응능력 향상 등 6개 분야다.

먼저 도는 2020년까지 매년 500여 명씩 소방관을 증원해 현장 근무인력과 현장대응단장의 100% 3교대 근무를 실현할 방침이다. 현재 도내 일부 소방서에는 인력부족으로 24시간 근무 후 하루를 쉬는 2조 2교대 근무가 시행 중인데, 피로누적과 비정상적인 생활 등의 문제를 호소하는 사례가 많았다.

도는 인력충원을 통해 3교대 근무율을 2016년 82%에서 2020년 100%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경기도내 소방인력은 현재 7388명으로 2020년이 되면 9534명이 된다.

또 도는 안전한 근무환경을 만들기 위해 특수방화복과 안전장갑 등 개인안전장비를 100% 지급하고, 이들 개인장비의 노후율을 0%로 유지하기로 했다. 개인장비가 제때 보급되지 않아 자비로 개인장비를 구입하는 사례가 없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도는 2018년까지 모두 149억 원을 지원한다.

두 번째, 맞춤형 보육시설 지원과 소방청사 대기환경 개선, 복지예산 확대 등 근무환경 개선도 이뤄진다.

도는 3교대 근무에 적합한 맞춤형 보육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각 소방서별로 24시간 보육이 가능한 어린이집을 지정해 운영하기로 했다. 잦은 야간 근무로 소방관들이 결혼이나 출산을 회피하는 사례를 막기 위한 것으로 2017년부터 총 39개소를 지정해 운영할 방침이다. 도는 보육시설 확대에 따른 보육교사 인건비와 운영에 필요한 추가 경비 5억 8천만 원을 매년 전액 도비로 지원한다.

이밖에 여성소방공무원 복지증진을 위한 전용 휴게실 30개소 설치와 방화복 전용세탁기 보급(34개서) 61억 원, 구급대원 MRI 검진비 지원 6억원,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PTSD) 심리치유비 4억 원 등 복지예산도 마련하기로 했다.

세 번째는 안심하고 구조 활동을 벌일 수 있는 의료서비스 혁신이다. 도는 분당서울대병원 등 대형의료기관과 연계, 병원 내에 소방관 치료만 담당하는 전담 의료 인력을 배치하기로 했다, 또, 단체보험 보장 강화 등의 방법으로 근무 중 부상을 입은 소방관들의 의료비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는 공상 소방관의 경우 통증주사치료, 보조기구 사용, 상급병실료 등은 지원되지 않는다.

네 번째, 도는 오래된 소방차와 구조장비 노후율을 0%로 낮출 계획이다. 경기도는 2018년까지 주력 소방차 8종의 노후율을 0%로 만들기 위해 현재 187대인 노후 소방차를 2017년 101대로 줄이고, 2018년에는 0대로 낮출 계획이다. 노후소방차는 8~12년 이상 된 차를 말한다. 경기도에는 842대의 소방차가 있다.

유압절단장비, 매몰자 탐지기 같은 구조장비는 보유율 100%와 노후율 제로에 도전한다. 경기도는 현재 93.2%의 구조장비 보유율을 기록 중이다. 도는 101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내년까지 구조장비 보유율을 100%로 만들 계획이며 현재 27.5%인 구조장비 노후율을 2017년 11.4%, 2018년 0%로 낮출 예정이다.

다섯 번째, 지진, 붕괴, 폭발 등 특수재난에 대비한 대비태세를 강화한다. 이를 위해 도는 50억 원의 예산을 들여 경기도 소방학교 내에 파괴, 절단, 인양, 구조물 훈련이 가능한 특수재난 종합훈련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 지진과 테러, 화생방 등 특수재난 대응과정 훈련이 가능한 국외전문기관에 연간 221명씩 구조대원 위탁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이와 관련된 특수재난 장비 28종과 스파이더 포크레인 등 특수차량 5종 보강에 122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여섯 번째 소방조직의 현장 대응능력 향상을 위해 낡은 소방서와 119안전센터를 이전하거나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도는 먼저 1979년도에 건립된 성남소방서를 336억 원의 예산을 들여 2020년까지 이전 설치를 완료하는 한편 근무환경이 열악한 화성 봉담(2017년), 고양 신도(2018년), 안양 비산(2019년), 부천 괴안(2020년) 119안전센터를 2020년까지 순차적으로 이전할 방침이다. 또, 내년에는 안산 신길, 안성 원곡, 성남 태평, 부천 여월, 안양 박달 등 5개소에 119안전센터 신설을 시작으로 매년 4~5개소씩 늘려갈 계획이다. 구급능력 강화를 위해서 소방서별로 119구급대를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도는 현재 8개 소방서에서 운영중인 119구급대를 2017년 22개서, 2018년 34개 소방서 전체로 신설 확대하도록 해 구급업무를 전문화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이번 ‘(가칭)소방령 이병곤 플랜’ 마련에 앞서 지난 9월 소방력강화 T/F팀을 구성하고 5차례에 걸쳐 회의를 개최했다. T/F팀은 기획조정실, 재난안전본부를 주축으로 소방 조직과 예산, 소방관 근무환경에 대해 폭넓은 논의를 진행했다.

이어 도는 10월 도 전체 소방관을 대상으로 후생복지, 소방전반에 관한 설문조사를 2차례 실시하고, ‘소방관에게 듣다’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일선 소방관들의 의견을 담아 이번 대책을 완성했다.

정책수립과정에 대해 남 지사는 “최근 리더십의 상실 위기를 보면서 현장과 소통의 중요성을 어느 때보다 크게 느끼고 있다”면서 “‘소방령 이병곤 플랜’은 현장의 목소리와 함께 만들어낸 정책사례로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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