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직원들이 증거물을 분석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차량 주요 부품에 물을 부은 뒤 보험사에 침수신고를 접수해 거액의 보험금을 챙긴 일당이 무더기로 붙잡혔다. 경찰에 붙잡힌 일당 중에는 전국 단위 조직폭력배와 자동차 공업사 임원, 보험사 직원까지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 향후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0일 고의로 사고를 내거나 차량에 물을 부어 거액의 보험금을 챙긴 혐의(사기 등)로 군산의 한 자동차 공업사 상무 김모(40)씨 등 2명을 구속했다. 또, 범행에 가담한 폭력조직원 최모(42)씨와 보험사 직원 박모(42)씨 등 45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0년부터 5년 간 군산시내에서 총 290회에 걸쳐 고의로 차량사고를 냈다. 이후 수리비와 치료비 명목으로 보험금 20억 원 상당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들은 2012년 8월 13일 군산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자 외제차량 13대에 물을 부은 뒤, 보험사에 침수신고를 접수해 보험금을 청구하기도 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중고차 매매시장 등에서 저렴하게 구입한 노후 외제차량으로 고의 사고를 내거나 허위 침수신고를 접수해 보험금을 타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장기간 범행이 가능했던 이유는 직접 자동차 공업사를 운영해 차량 수리 견적을 낼 수 있는데다 보험사 직원이 연루돼 보험처리 과정을 상세히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12월부터 군산지역 7개 공업사와 보험사 직원들이 보험사기에 연루됐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1년에 걸친 집요한 수사 끝에 이들의 범행을 밝혀냈다.

경찰에 붙잡힌 이들은 "비가 많이 와서 차량이 침수된 것이다. 엔진에 물을 붓지는 않았다"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확보한 증거물을 토대로 이들의 혐의 입증에 주력하는 한편, 범행에 연루된 조직폭력배와 보험사 직원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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