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자 경찰청 여성청소년 과장이 민주당행을 선언했다. 지난 23일 밤 경찰청에서 만난 김 과장은 “오래 전부터 서민을 위한 정당이고 역사성도 가장 오래됐다”며 “이 점이 신뢰가 가 민주당을 선택했다”고 입당 배경을 말했다. ‘최초 여성 경찰서장’ 등 늘 여성 경찰로 최초라는 수식어를 꼬리표처럼 달고 다녔던 김 과장. 그녀는 “여성, 청소년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현실의 벽에 부딪쳐 한계를 많이 느꼈다”며 “국회에서 현실적인 법 개정을 통해 사회적 약자가 살만한 세상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민주당에서 입당을 발표한 이후 1주일여가 지났다. 그 동안 바쁘게 지냈을 것 같은데.▲ 입당할 것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단체 등 여러 곳에서 축하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아직 사표수리가 처리되지 않아 민주당에 입당한 것은 아니다. 사직서는 이미 냈지만, 명예퇴직이다보니 일주일 이상 걸린다. 사직서 처리만 되면 곧장 당으로 갈 것이다.

- 민주당을 선택한 계기는.▲ 민주당은 오래 전부터 서민을 위한 정당이다. 또 역사와 전통성을 가지고 있는 정당이다. 그래서 다른 정당보다 신뢰가 갔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내 생각과 일치했다.

- 혹, 그 신뢰에는 지역적인 부분은 고려되지 않았나.▲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다시 강조하지만, 민주당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마음에 들었다. 당의 정책과 노선이 내 생각과 일치해야 내가 일하기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 최초의 제의는 누가했나.▲ 12월 10일경 민주당의 최고위층이 전화해 입당의사를 타진했다. 당시에는 바로 답변을 하지 않고 생각해 보겠다고만 말했다. 그런데 얼마 뒤 다시 제의가 와 당신이 원하는 여성, 아동, 청소년 등 여태까지 활동했던 분야에서 마음껏 뜻을 펼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주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고민 끝에 결심했다.

- 전국구에 높은 배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구에 대한 생각은 없나.▲ 지역구도 자신 있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지역구보다 전국구가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지역구활동을 하면서 그 일을 하기는 쉽지 않다.

- 정치인으로서 목표는. ▲ 사회적 약자가 제대로 사는 사회, 살기좋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 내 목표다. 최우선 과제로 여성, 청소년 인권과 관련된 법을 새로 만들고 개정하는 데 노력할 것이다. 국회의원을 쉽게 생각하지 않고 화려하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정말 열심히 일해서 이 목표를 이루고 싶다.

- 가족들은 반대하지 않았나. ▲ 처음엔 반대했다. 국민들이 국회의원들을 ‘도둑놈’ 취급하고 있는데 내가 똑같은 취급을 받으면 어떻게 하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내가 그 곳에 빠지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또 지금처럼 검찰이 현 권력을 수사하는 정도라면 우리나라도 법치주의화 되고 있고 투명해지고 있다고 본다. 이런 사회라면 앞으로 국회도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다. 결국 나중에는 남편과 아이들도 해도 좋겠다고 동의했다.

- 33년 경찰 생활을 했다. 막상 옷을 벗는다고 생각하니 아쉽지 않나.▲ 왜 아쉽지 않겠는가. 사직서를 쓰려고 결심할 때, 사직서 쓸 때 정말 많이 울었다. 비록 지금 몸은 떠나지만, 경찰은 나에게 천직이었다. 다시 태어나도 경찰을 할 것이다.

- 늘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여성 최초의 경무관에 대한 생각은 없었나.▲ 솔직히 국회의원보다 더 하고 싶은 게 경무관이다. 아쉽기는 하지만, 지금은 1년이라는 시간이 내겐 더 중요하다.

- 새내기 정치인이 된 소감은.▲ 아직 입당은 안했지만,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 나에게 정치는 미개척지이자 황무지나 다름없다. 이 황무지를 어떻게 잘 개간해서 내가 목적하는 바를 이룰 수 있겠는가를 생각하니 어깨가 무겁다. 마치 어두운 폭풍이 몰아치는 바다에서 혼자 노를 젓고 나가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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