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Menstruation)은 거의 모든 여성들이 경험하는 생리적 현상이다. ‘월경’을 한다는 것은 곧 여성으로서 생식기능이 가능함을 의미한다. 여아들인 경우, 성장과정에서 2차성징이 발달하면서 초경을 하게 될 경우 정신적 변화 뿐만 아니라 신체적으로 급변하게 된다. 정상적인 여자라면 폐경기가 올 때까지 이러한 생리적 현상을 거치게 된다. 

가임기 여성의 70~80%는 월경이 시작되기 직전에 다양한 증상을 경험하게 되는데 대부분 경미한 것이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만큼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그러나 20~40%의 여성들은 월경 전의 불편감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이를 ‘월경 전 증후군(Premenstrual syndrome)’이라고 한다. 월경전 증후군은 월경이 시작되기 전에 발생해 점차 사라지는 정서·행동·신체적 증상을 말한다. 이러한 증상에는 가벼운 심리적 불편감과 복부 팽만감 및 체중 증가, 유방의 압통과 부종, 손과 발의 부종, 다양한 통증, 집중 곤란, 수면 장애, 식욕 변화등이 포함된다. 

월경전 증후군은 주로 월경 시작 10~14일 전에 발생하며 수면 시간이 길어지고 집안일을 하는 데 기력이 떨어지며, 작은 일에도 울고 싶어지는 등 정서적 불안을 경험한다. 

이와 더불어 간혹 사소한 문제로 화를 내거나 다투게 되어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형성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여성들이 월경 전에 학교나 직장을 쉬게 되는 일도 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어 고통을 겪기도 하지만 실제로 병원이나 상담소 등에서 전문적인 도움을 받을 정도로 특정 질환으로 분류돼 있지 않다. 왜냐하면 여자라면 누구나 월경 전의 증상들은  한번쯤 경험하는 현상이므로 특별한 대처를 하지는 않는다. 여성들 스스로도 진통제를 먹고 견디더라도 당연히 참아야 하는 통증으로 여겨 전문적인 도움을 요청할 일은 아니라고 판단하게 된다. 

여성들에게 신체적 통증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고통을 유발하는 월경전 증후군의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대개 원인은 에스트로겐 과다, 프로게스테론의 결핍과 같은 비율의 변화 등 난소기능, 엔돌핀, 비타민, 전해질 등 생물학적 작용에 기인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요인과 더불어 여성 개인이 경험하는 사회적, 심리적 요인들이 다발적으로 상호작용해 월경전 증후군이 발생한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뚜렷한 치료방법은 월경전 증후기전이 확실치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 없는 상태다. 증상에 따라 일반 진통제 및 수면제, 신경안정제등을 임시적으로 처방하는 위주로 치료하고 있으며 칼슘과 마그네슘 섭취가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B6와 비타민E가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를 많이 포함한 달맞이꽃에서 추출한 달맞이유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경행병(經行病)의 범주에서 월경전증후군을 다루었는데 경행정지이상(經行情志異常), 경행두통(經行頭痛), 경행현훈(經行眩暈), 경행부종(經行浮腫) 등이 가장 유사한 병증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 간기울체(肝氣鬱滯), 간양편왕(肝陽偏旺), 비신양허(脾腎陽虛), 수습정체(水濕停滯), 심양손상(心陽損傷), 심맥실양(心脈失養) 등이 대표적인 병인으로 이에 따른 각종 처방들과 침치료법으로 많은 치료효과를 보고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사상체질의학에서는 직접적으로 월경전 증후군에 대한 언급은 없었으나 증상들을 살펴보면 각 체질별로 관련되는 어구들이 있어 이를 바탕으로 치료하고 있다. 소음인(少陰人)의 경우 비교적 단소(短小)한 체구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다른 체질에 비해 체력이 약하고 비장(脾臟)의 양기(陽氣)가 약하여 월경전 증후군이 올 수 있으나 상대적으로 타 체질에 비하여 증상이 경미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약한 체력으로 인하여 예민한 성격의 소음인일 경우 가벼운 증상에도 본인이 느끼는 불편함이 커서 객관적인 증상에 비하여 고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경우를 임상에서 접할 수 있다. 소양인(少陽人)의 경우 신장(腎臟)의 음기(陰氣)가 약한 체질로 임상적 경험으로 보면 월경전 증후군이 가장 많은 체질로 사료된다. 그만큼 증상도 심하지만 적절히 치료를 했을 경우 호전도 빠르게 되는 경험을 많이 하게 된다. 다만 체질적으로 신장의 음기가 약하기 때문에 치료하여 증상이 완화가 되더라도 몸이 허약해지거나 스트레스, 과로등의 생활 형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면 다시 재발하는 경우가 또한 많다. 태음인(太陰人)의 경우 상기한 한의학적 원인중에 수습정체(水濕停滯)로 인한 증상발현이 많은 편이다. 이 또한 증상이 심한데 비하여 적절한 치료를 했을 경우 치료가 잘 되는 편이다. 

월경전 증후군은 생활 습관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데 평소 증상을 기록해 특이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지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꾸준한 신체 활동은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만들고 우울한 증상을 감소시키며 부종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도 효과가 있다. 또한 알코올이나 카페인을 줄이면 불안과 예민함을 개선시킬 수 있다. 정제된 탄수화물 및 설탕 섭취를 줄이고, 소량씩 자주 식사를 하면 저혈당증과 유사한 증상에 도움이 된다. 

월경전 증후군은 그 원인이 아직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다만 다양한 호르몬과 체질적·정서적 원인과 생활환경 등이 복잡하게 얽혀서 발생되는 질환군이기 때문에 그 치료 역시 복잡하고 힘들 수 밖에 없다. 

특히 여성에게만 해당되면서 외형적으로 특별한 징후가 없기 때문에 말할 수 없는고통을 받는 환자가 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스트레스등 정서적으로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신체적 치료가 되더라도 완치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월경 전 반복되는 증상을 기억하고 지속적이며 꾸준하게 관리해야 한다.

<참보인 한의원 원장>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