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뭇사람들 관심’ 부담돼 쉿!

서민정 부부(좌) 김남일·김보민 부부(우)

방송인과 연예인들의 ‘깜짝 결혼’이 유행이다. 계속되는 열애설과 결혼설에 ‘모르쇠’로 대응하다 갑작스레 결혼 소식을 알려오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 깜짝 결혼 소식을 접한 일부 팬들은 “거짓말을 했다”며 섭섭한 마음(?)을 나타내기도 한다. 방송인과 연예인이 팬들의 반발을 감수하면서까지 결혼 사실을 숨기려하는 건 세간의 지나친 관심을 피하고 배우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게 연예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강수정이 ‘3월의 신부’가 된다.

소속사는 강수정이 오는 3월 15일 홍콩 특급호텔에서 웨딩마치를 울린다고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예비신랑은 강수정보다 4살 많은 재미교포 매트 김씨. 알려진 바에 따르면 매트 김씨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MBA과정을 마친 재원으로 홍콩의 한 금융회사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훤칠한 키에 ‘훈남’스타일이다. 2년 6개월 전 강수정 동료아나운서의 소개로 만난 두 사람은 이후 홍콩과 서울을 오가며 사랑을 키워왔다. 강수정은 예비신랑에 대해 “언제 봐도 자상하고 착한 사람”이라고 평하며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외로운(?) 강수정 3월 결혼

결혼 소식이 알려진 직후 많은 네티즌들은 관련기사 댓글과 연예관련 게시판에 “축하한다”는 내용의 글들을 남겼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방송에서 보여준 모습은 거짓이었냐?”며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그간 강수정이 방송에서 ‘외롭다’ 등의 말을 하며 결혼계획은커녕 애인도 없는 ‘솔로’ 분위기를 풍겼기 때문이다. 특히 강수정은 2006년 크리스마스시즌, 매트 김씨로 추측되는 남성과 함께
있는 모습이 주간지에 보도됐을 때 “남자친구가 아니다”고 부인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강수정의 경우 연애기간이 길어서인지 지난해부터 연예계는 물론 일반인 사이에서도 결혼설이 돌았다”면서 “하지만 공식 입장을 밝힌 적이 없어 팬들이 섭섭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강수정만이 아니다. KBS 김보민 아나운서도 축구선수 김남일과의 끈질긴 열애설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지난 해 6월 비밀리에 약혼식을 올려 팬들을 섭섭(?)하게 했다. 6개월 뒤인 12월엔 김남일 선수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탤런트 서민정 역시 2007년 4월 재미교포 치과의사 안모씨와 결혼설이 나자 이를 부인했다가 4개월 뒤인 8월에 결혼식을 올렸다. 2006년 8월 현대가 정대선씨와 부부의 연을 맺은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는 동료아나운서들조차 언론보도를 통해 결혼 소식을 알았을 정도로 보안(?) 유지에 힘썼다.


앞서가는 주변 추측 부담

이밖에도 많은 방송인, 연예인들이 결혼설을 부정하다 사실로 밝혀져 빈축을 샀다. 상당수 연예계 관계자들은 방송인, 연예인이 비난을 감수하면까지 결혼 사실을 숨기려하는 가장 큰 이유로 지나친 관심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입을 모은다.

방송인, 연예인의 경우 교제 사실이나 결혼 가능성이 알려지면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된다. 관심 속에서 사랑이 결실을 맺으면 좋지만 이별할 경우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입는다. 이별 소식이 연일 연예 기사에 오르내리고 이별 원인에 대한 소문도 생겨난다.

꼭 이별하지 않아도 앞서가는 주변 추측이 사랑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김보민 아나운서는 깜짝 약혼식이 알려진 뒤 “남일 오빠와 3년 동안 만남과 헤어짐을 거듭했다”면서 “언론에 나온 우리 얘기를 접할 때마다 마음이 많이 아팠다”는 말로 세간의 지나친 관심에 대한 부담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진행 중인 일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결혼 발표는 더욱 조심스러워진다. 출연 중인 방송프로그램이 다른 방향으로 집중조명을 받게 되고 현장에 취재진이 몰려 혼잡을 빚기도 한다. 서민정은 결혼 발표 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거침없이 하이킥> 러브라인에 대해 시청자들 의견이 많은 상황에서 내 열애설까지 더해져 미안했다. 작품이 아닌 다른 부분으로 포커스가 맞춰지는 것 같아 바늘 방석이었다”고 밝혔다.

탤런트 매니저 A씨는 “일반인들도 결혼은 신중하게 진행 한다. 하물며 이미지로 먹고 사는 방송인이나 연예인들은 더 조심스럽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배우자 사생활 침해 방지?

배우자 보호도 결혼 사실을 최대한 숨기려는 이유다. 방송인, 연예인의 결혼 사실이 발표되면 배우자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얼마 뒤 자세한 신상정보가 공개된다. 배우자가 일반인일 경우 갑작스런 관심이 부담스러운 건 물론 사생활 침해를 당할 우려도 있다.

강수정도 결혼 계획 보도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그분(매트 김)이 일반인이어서 말씀드리기가 어려웠다. 확실히 정해지면 말하려고 했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연예계 관계자는 “일반인은 대중이나 언론의 관심과 비난에 익숙하지 못하다. 악플을 접할 경우 연예인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연예인이나 방송인이 결혼 사실을 최대한 감추려는 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배려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진신을 원하는 팬들의 마음과 달리 사랑을 지키고 성공적인 결혼식을 치르기 위해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없는 방송인, 연예인은 앞으로도 계속 등장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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