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구 1번 보장 대가로 우리당 영남권 선거지휘 맡을 가능성자천타천 차기 대권 주자로 향후 물밑 움직임 가속화될 전망15일 김혁규 경남지사가 지사직을 사퇴하고 한나라당을 전격 탈당했다. 당장 김 지사의 탈당 선언에 경남 지역의 3선 기초단체장 일부와 유력한 저명인사가 동참 의사를 밝히고 있어 상황 여하에 따라서는 단체장들의 탈당 도미노현상도 점쳐진다. 김 지사는 지난 10년 동안 지사직을 통해 인맥과 지명도에서 거물급으로 분류되는 만큼 내년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영남권 선거 지휘의 중책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일각에서는 김 지사의 대권도전을 향한 물밑 움직임이 가속화되리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그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나라당을 전격 탈당, 열린우리당에 입당한 김혁규 전경남지사의 향후 정치적 행보에 대한 다양한 관측이 정가에 나돌아 주목된다. 특히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한 공직 사퇴 시한인 오는 17일을 이틀 앞두고 이뤄진 ‘깜짝쇼’라는 점에서 김 전지사의 스케일 있는 정치 행보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그동안 한나라당이 대선자금 문제로 어수선한 정국상황을 틈타 열린우리당이 직·간접적인 채널을 통해 김 전지사의 결단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정부 입각설

일단 김 전지사가 열린우리당에 입당하고 내년 총선체제에 돌입하게 되면 물심양면으로 열린우리당을 돕기로 결정을 내렸다. 도백(道伯)이라는 상징성으로 한나라당에 타격을 줄 수 있어 김 지사의 체면도 나름대로 세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열린우리당과 김 지사 모두의 ‘윈-윈’게임이다. 이 경우 카드는 입각이다. 직급에 대한 논의가 일각에서 분분하지만 내각에 참여하는 것으로서 사실상 자의를 타의로 전가하고 열린우리당으로선 김 지사라는 거물을 우군으로 품에 안고 PK지역 점령이라는 대어를 낚을 수 있는 것이다.

전국구 1번설

김 전지사는 열린 우리당 전국구를 맡아 영남권 선거 지휘의 중책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열린우리당의 전국구 1번 보장이 김 전 지사의 입당을 이끌어 내는데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대권 카드설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문제와 지지율 하락은 ‘포스트 노무현’ 논쟁을 점화시키기에 충분했으며 이미 잠재후보로 주목받고 있는 인사가 김혁규 전 지사다. 김 전지사는 지난 1987년 대통령 선거 당시 ‘대구·경북의 노태우, 부산·경남의 김영삼, 호남의 김대중, 충청의 김종필 후보 중에서 고정표가 많은 후보가 이긴다고 하던 4자 필승구도에 빗대어 ‘신 4자 필승구도’에 의한 영남권 후보로 김 전지사가 거론되기도 했다. 여권의 한 인사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직선제로 대통령을 뽑았는데 국민들은 보다 개혁적이고 도덕적인 인물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만약 노대통령마저 실패한다면 국민들은 더 도덕적이고 개혁적인 인물에게 다음 대권을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가에서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차기 주자군에 김 전지사가 노심(盧心)에 포함돼있다는 분석이다. 10년간 PK지역을 수성해 온 김 전지사는 현직 지방자치단체장 신분을 적극 활용, 길을 닦아왔던 게 사실이다.

특히 김 전지사는 지난달 27일 거가대교 기공식에 참석한 뒤, 경남도를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문희상 청와대비서실장 등과 10여분간 밀담을 나눈 것으로 알려져 이미 노심이 전달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게 했다. 그러나 김 지사가 탈당 과정에서 정치적 후견인이었던 김영삼 전대통령의 동의를 얻지 못한 점은 파괴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대목이다. YS 대변인 격인 박종웅 의원은 14일 “김 지사의 탈당은 YS와의 사전 협의 없이 이뤄진 것”이라며 “김 지사의 탈당으로 약간의 바람은 불겠지만 YS의 힘이 실리지 않을 경우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한나라당의 아성인 경남, 이를 박차고 나간 김혁규 전지사, 지역구도 타파와 개혁을 부르짖으며 대통령의 고향에서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열린우리당 사이에서 김 전지사의 야망이 어떤 식으로 표출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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