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국 여기자 폭행 논란


탤런트 송일국과 모 월간지 프리랜서 김모(여) 기자의 폭행공방이 결국 법원으로 갔다. 김 기자가 송일국을 폭행혐의로 고소한데 이어 송일국도 명예훼손혐의로 김 기자를 형사고소한 것. 송일국은 사건을 처음 보도한 매체의 기자도 맞고소했다. 뿐만 아니라 김 기자, 최초 보도를 한 매체와 기자를 상대로 2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냈다. 법정분쟁으로 번진 이번 사건의 내용과 진행상황을 추적해본다.


“팔꿈치에 맞아 전치 6개월 상해 진단”

김 기자가 송일국을 고소한 건 지난 달 24일. 폭행혐의였다. 송일국의 팔꿈치에 얼굴을 맞아 전치 6개월의 상해를 입었다는 것.

언론에 알려진 김 기자 주장에 따르면 지난 달 17일 김 기자는 결혼관련 취재를 위해 송일국의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오른손으로 통화를 하며 현관으로 들어가는 송일국을 발견한 김 기자는 송일국의 팔을 붙잡으려 했다.

송일국이 이를 뿌리치는 과정에서 김 기자의 얼굴이 송일국의 팔꿈치에 맞았다. 김 기자는 이 하나가 부러지는 등 전치 6개월의 상해를 입었다.

사고 당일 김 기자는 송일국에게 ‘고의로 한 건 아니지만 최소한 사과는 해야 하지 않겠냐’는 휴대폰문자를 보냈지만 송일국은 연락이 없었다.

김 기자는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사과만 받고 넘어가려 했는데 연락도 하지 않고 폭행사실을 전면 부인해 고소하게 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기자의 주장을 접한 송일국은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송일국 쪽 주장에 따르면 사고 당일 오후 9시께 통화를 하며 집으로 걸어가던 송일
국은 현관 앞에서 김 기자가 차에서 내려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바로 아파트로 들어갔다. 폭행은커녕 옷깃도 스치지 않았다는 것.

자신의 팬 카페에 사고 때 정황, 답답한 심경과 함께 “배우인생이 끝난다 해도 타협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힌 송일국은 29일 김 기자를 명예훼
손혐의로 형사고소했다.

이를 처음 보도한 인터넷매체 기자도 함께 고소했다. 이어 31일엔 김 기자에게 5억원, 처음으로 보도한 매체와 기자에게 15억원 등 20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폭행논란이 결국 법정공방으로 번진 것이다.

이번 고소에 대해 송일국의 법률대리인 이재만 변호사는 지난 30일 전화통화에서 비교적 상세하게 입장을 밝혔다.


송일국 “타협은 없다”

먼저 20억원이란 손해배상액에 대해선 “사실 한국에서 명예훼손으로 20억원을 다 받긴 힘들다”면서 “송일국씨가 입은 마음의 상처와 이미지 타격이 얼마나 심각한 지를 나타내는 상징적 금액”이라고 말했다.

지난 10년 간 반듯한 이미지를 쌓아온 송일국이 김 기자 폭행시비로 엄청난 정신적·물질적 손해를 입었음을 감안하고 산정한 금액이란 설명이다.

이 변호사는 김 기자와의 소송에 대해서도 “CCTV 말고도 여러가지 증거를 확보, 법원에 냈다”며 “형사고소는 평균 석 달쯤 걸리는데 그것보다 판결이
빨리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김 기자는 인터넷매체 마이데일리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폭행을 둘러싼 모든 진실은 검찰조사에서 밝히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 24일 법률대리인 엄상익 변호사를 통해 고소장을 접수하면서 상해관련 진단서 3장을 붙였다는 것이다.


합의 가능성? 희박해 보여

갈등이 점점 심해지는 상황에서 송일국이 김 기자, 최초 보도한 매체 기자와 합의할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로선 ‘희박’해 보인다.

이 변호사는 “송일국씨와 이 부분에 대해 얘기를 나눠본 적은 없다”는 전제 아래 “지금까지 소송을 맡았던 연예인들은 상대방이 적정수준의 진실한 사과를 하면 다 합의했다”고 말해 합의가능성을 우회적으로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 변호사에 따르면 김 기자와 엄 변호사가 소송소식이 알려진 뒤에도 연락을 취하지 않은 만큼 사과를 통한 합의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이 사건을 처음 보도한 매체 역시 원론적 입장이다. 매체관계자는 지난 30일 전화통화에서 “소송을 당했으니 대응해야 하지 않겠느냐”라며 “김 기자 입장과 더불어 송일국 쪽의 반론까지 다뤘으므로 보도내용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일을 두고 일각에선 사건이 너무 커진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김 기자와 송일국, 어느 쪽이든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양쪽이 날카롭게 대립 중이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많은 상처를 입지 않을까 한다”며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넌 것 같지만 최대한 원만하게 일이 풀리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기자와 젠틀맨 이미지를 가진 배우. 두 사람 중 누가 거짓말 혹은 사건을 부풀려 말하고 있는 것일까.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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