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훈 (연예기획자)· 서울법대·고대 경영대학원 졸업· 저서 세일즈전략, 세일즈 테크놀러지

얼마 전 원로가수 나훈아가 기자회견을 했다. 최근 그와 관련된 악성 루머에 대한 진실을 해명하기 위함이었다.

그 자리에서 그가 보여준 역동적 카리스마로 인해 수백 명의 기자들이 숨을 죽였다는 기사가 신문을 장식했다.

특히 특정부위 상해사실의 허구를 밝히려는 그의 돌발행동에는 눈도 깜빡이지 못할 정도로 그 만의 강한 포스가 느껴졌다. 이런 한 가수의 특이한(?) 행동이 로이터 통신을 통해서 세계 각국에 타전되었다니. “대~한~민~국~ 짝 짝 짝 짝 짝”

결국 나훈아 라는 가수는 정말로 꿈이 있고, 의리도 있으며, 카리스마가 넘치는 대단한 사람이라는 결론을 주입시키기 위한 회견으로 마무리됐다.

연예인은 대중예술인이다. 연예인은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산다. 그들은 대중의 사랑으로 생성되고 소멸된다는 의미와도 일치한다.

현실적으로 연예인을 사랑하는 팬들 뿐만 아니라 안티 팬들일지라도 이들이 지불하는 방송수신료와 이들이 봐주는 광고로 인하여 연예인들이 먹고 사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므로 연예인은 그들의 존재 이유인 대중이 원한다면 어디든지, 언제든지 대중을 위해서 달려 가야한다.

원로가수 나훈아는 달랐다. 그는 본인의 꿈을 찾기 위해서 매년 해오던 공연을 취소했다. 이 결단에는 대중의 자리는 없었던 것 같다. 본인의 꿈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언뜻 이해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진정한 대중예술인이라면 단 한사람을 위해서라도 그는 무대에 올랐어야 했다.

수백 명의 기자와 수백만의 시청자 앞에서 그의 카리스마를 뽐내려는 무대가 아니고, 그의 노래에 행복과 위안을 느끼는 대중을 위한 조그만 무대일지라도.

그러나 회견 끝난 지금까지도 언제 그가 무대에 오를 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허탈하다. 그는 대중을 떠난 것 같다. 그를 사랑으로 감싸며 지금의 자리까지 오르게 한 대중의 한사람으로 진한 서운함이 사무친다.

한때 나훈아와 쌍벽을 이루며 한국 가요계를 이끌었던 또 다른 원로가수 남진.

최근 오락프로에 나와서 후배 연예인들과 춤추고 노래하고 또 이미지가 망가질지라도 시청자를 즐겁게 해주려고 애쓴다. 이 모든 것이 진정한 대중 예술인의 자세가 아닐까.

남진의 방송 중 한마디가 떠오른다.

“시청자 여러분 가요계가 어렵습니다. 후배가수들 예뻐 해주시고 계속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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