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진행된 '2008 뮈샤 주얼리 연말 바자 행사 및 대한민국 주얼리 어워드'에서 많은 연예인이 주얼리를 기부했다. 이중 김혜수, 손예진, 이범수의 목걸이는 각각 380만원, 300만원, 150만원에 판매됐다. 수익금은 전액 불우이웃을 돕는데 사용된다.

경제 불황이 극에 달한 올 연말. “도움의 손길이 뚝 끊겼다”는 여러 복지기관의 안타까운 목소리가 들려오는 가운데 스타들의 잇단 선행이 훈훈함을 자아내고 있다. 기부와 자선경매, 공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 싶다”며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실천하는 스타들의 다양한 선행을 살펴본다.


“스타 물건 사세요~”

연말로 접어들면서 증가한 스타들의 선행 유형은 ‘자선경매’ 참여다. 다양한 제품을 기증, 이를 판매한 금액으로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것.

손예진, 이범수, 강성연, 김혜수 등은 주얼리를 자선경매에 내놔 화제를 모았다. 지난 8일에 열린 ‘2008 뮈샤 주얼리 연말 바자 행사 및 대한민국 주얼리 어워드’에서다.

이날 손예진은 하트모양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강성연과 차예련은 착용하고 있던 귀걸이를 망설임 없이 뺐다. 이범수는 자신의 목걸이가 보다 좋은 가격에 판매되도록 홍보를 마다치 않았고 김혜수는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음에도 목걸이를 기증했다. 한효주, 김성수 등도 동참했다.

스타들의 주얼리는 옥션을 통해서 판매되며 수익금은 강남구 독거노인들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김혜수와 손예진, 이범수의 목걸이가 각각 380만원, 300만원, 150만원에 판매됐다. 뮈샤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연예인 주얼리 자선경매를 하고 있는데 반응이 뜨겁다”며 “좋은 의미의 행사인 만큼 앞으로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인기그룹 빅뱅과 백지영, 테이 등은 보육원 어린이들을 위해 소장품을 내놨다. 케이블채널 올리브의 ‘올리브쇼 바이 변정수(이하 ‘올리브쇼’)‘에서 스타들의 기증품을 판매, 수익금 전액을 보육원에 기부하는 자선경매를 마련한 것.

이를 위해 올리브쇼 제작진은 케이블채널 Mnet ‘엠카운트다운’ 생방송 현장을 방문해 빅뱅의 의류와 액세서리, 서인영의 구두, 김종국의 모자티셔츠, 백지영의 싸인 CD, V.O.S의 모자 등 다양한 제품을 기증받았다.

촬영에 동참한 쥬얼리 멤버 김은정은 “취지를 알고 많은 연예인들이 선뜻 소장품을 내주셨다”며 “갑작스런 참여에 좋은 물건을 기증하지 못해 미안해하는 스타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준기 ‘1억’ 쾌척

가수 겸 화가 조영남은 자신의 그림 30점을 자선경매에 내놨다.

지난 3일 서울옥션은 ‘제3회 화이트 세일’에서 조영남의 그림 30점을 경매에 부쳐 수익금을 복지법인 ‘아이들과 미래’를 통해 저소득층 예술교육과 보육원 지원사업에 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수익금은 낙찰자 명의로 기탁된다.

서울옥션에 따르면 <고향집> 등 조영남 그림 30점의 추정가는 최하 1억8000만 원대. 뿐만 아니라 조영남은 12월 16일에 열리는 이 경매에서 미니콘서트를 열어 낙찰자들을 위해 중간 중간 노래까지 부를 예정이다.

한 연예 관계자는 “자선경매는 팬에게 스타의 물건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좋은 일에도 동참하게 만든다”며 “연예인 입장에서는 수입과 상관없이 참여할 수 있는 기부활동이라 부담이 적다”고 전했다.

하지만 가장 자주 접할 수 있는 연예인들의 선행 방식은 역시 ‘돈을 내는’ 기부다.

월세에 살면서 10년 동안 약 40억원을 어려운 이웃에게 보낸 ‘기부천사’ 김장훈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6년간 익명으로 약 8억5000만원을 기부한 문근영이 대표적이다. 군세군 냄비가 비어있다는 요즘도 스타들의 현금 기부는 계속돼 팬들을 흐뭇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4일 탤런트 이준기는 어려운 아동들을 위해 1억원을 쾌척, 연예인 기부 열풍을 이어갔다.

이날 이준기는 저소득층과 다문화가정, 외국인노동자 가정 자녀를 돕는 경기도 일산의 ‘행복한지역아동센터’를 방문해 화장품 CF 수익금 중 1억원을 후원금으로 냈다. 아이들에게 작은 선물도 전했다.

소속사 측에 따르면 이준기는 평소 불우이웃돕기에 관심이 많았다고.


‘따사모’ 봉사활동 광범위

최근 MBC <무한도전> 멤버 유재석과 박명수의 ‘지속적인 나눔’도 알려져 네티즌의 찬사를 받았다. 유재석과 박명수가 아름다운 재단에 각각 8년, 5년 동안 일정 금액을 기부해온 것.

특히 ‘짠돌이’로 유명한 박명수는 소액으로 시작해 현재는 매달 300만원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무한도전> 멤버 정준하는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한 병원에 6000만원을 기탁했다. 지난 해에 이어 두 번째다.

기부하면 연예인 봉사단체 ‘따사모(따뜻한 사람들의 모임)’도 빼놓을 수 없다. 2002년 연기자들이 주축이 돼 만든 ‘따사모’는 이후 6년간 소년소녀 가장 장학금 지급은 물론 독거노인과 장애우 시설방문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따사모는 지난 달 30일에도 소년소녀 가장, 독거노인, 장애인을 각 15명씩 초청해 저녁식사를 대접하고 장학금을 전달했다. 장기자랑까지 선보였다. 장동건, 정준호, 안재욱, 이훈, 김선아, 유진, 서지혜, 소유진 등 인기스타들이 총출동해 자리도 빛냈다.


목소리로도 선행?!

무료 콘서트 등의 행사는 연예인들의 재능을 활용한 선행이라 할 수 있다. 공연이 붐을 이루는 연말엔 이런 선행이 더욱 빛을 발한다.

가수 노사연-이무송 부부는 지난 5년간 소아함 환자들을 위한 자선공연을 펼친 사실이 최근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기사에 따르면 2002년 소아함 환자들과 트리를 장식하러 서울 원자력병원을 찾은 게 계기가 돼 2003년부터 매년 12월에 공연을 진행했다. 현재는 동료 연예인들도 동참하고 있다.

올해도 12월 16일 한국원자력의학원에서 개그맨 윤정수와 방송인 장영란이 사회를 맡고 그룹 샤이니와 원투, 지니 등이 참석해 공연을 꾸민다.

크리스천 연예인 공동체 미제이(MEJ·Mission of Entertainers in Jesus)도 공연으로 온정을 나눈다.

가수 별, 자두, 길건, 서지영, 개그맨 오지헌, 박성호, 김대범, 박휘순, 윤형빈 등 미제이 소속 연예인들은 12월 16일 ‘우리의 친구를 소개합니다’란 제목의 콘서트를 펼쳐 수익금 전액을 복지관에 기부한다.

별의 경우 지난 3일 부천시민회관에서 어린이 오케스트라와 자선공연을 꾸며 수익금 전액을 시각장애우를 돕는 기금으로 내기도 했다.

지난 12일엔 가수 백지영과 박상민이 ‘아름다운 동행’이란 제목의 콘서트를 열고 소년소녀가장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소년소녀가장 50명을 초청해 특별한 추억도 선물해줬다.

가수 매니저는 “자선공연은 힘든 이들에게 금전적 도움은 물론 마음의 위로까지 줄 수 있다”며 “공연 규모가 커지고 형식도 다양화돼 앞으로 더 큰 성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좋은 일하고도 비난받아?

목소리로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연예인들도 있다. MBC 의학 다큐멘터리 <닥터스>의 코너 ‘미라클’ 내레이션을 맡고 그 출연료를 사회단체에 기부하는 것. 지난 8일 방송에 참여한 아나운서 김성주를 시작으로 정애리, 최화정, 신애라 등이 릴레이로 참여할 예정이다.

이같은 스타들의 선행에 상당수 대중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 경기불황으로 유난히 춥게 느껴지는 올 연말연시가 훈훈해지는 것 같다는 것.

특히 사회적 영향력이 큰 스타들의 이웃사랑은 대중의 선행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의미 깊다. 스타를 따라 봉사 및 기부 활동에 참여하는 팬클럽 회원들이 대표적인 예다.

한편 일각에선 연예인 선행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난을 우려한다. 정당성 없는 비난이 자리 잡아 가는 연예계 기부문화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 실제 문근영은 오랜 기부 사실이 알려진 뒤 악플과 색깔논쟁에 시달려 충격을 줬다.

한 연예 관계자는 “이미지 관리를 위해 봉사활동 하는 연예인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하지만 요즘은 순수한 마음으로 선행하는 스타가 훨씬 많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일을 하고 그 사실이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알려졌는데도 욕을 먹는다면 누가 기부에 앞장서겠나. 지금은 비난보다 응원이 필요한 때임을 잊지 말아 달라”고 목소리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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