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구혜선이 미남 배우들에게 둘러싸였다. 4명의 꽃미남과 씩씩한 여고생의 로맨스를 그린 KBS 2TV 새 월화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캐스팅돼 촬영에 한창이다. 원작인 동명 일본 만화 및 드라마와의 차별화를 위해 몸개그까지 구사하고 있다는 구혜선. “일정은 힘들지만 작업은 너무 즐겁다”며 활짝 웃는 얼굴에서 행복이 묻어난다.

1월 5일 첫 방송되는 <꽃보다 남자>는 상류층 자제들만 다니는 사립고교의 꽃미남 4인방 그룹 ‘F4’와 교내 유일의 서민층 학생 ‘금잔디’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린다.


연하 꽃미남들과 호흡

구혜선이 연기하는 잔디는 세탁소집 딸이자 수영부 선수. 정의감을 이기지 못하고 F4에 맞선 잔디는 좌충우돌 속에서 리더 구준표(이민호)와 사랑을 만들어간다. 김범, 김현중, 김준, 이민호 등 미남 배우 4명과 호흡을 맞춰 팬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지만 구혜선의 실상은 다르다.

“남자배우는 4명이라 돌아가면서 쉴 수 있는데 저는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해서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자면서 촬영 중이에요. 살도 많이 빠졌어요. 화면에서는 부러운 대상이지만 뒤에서는 고생하고 있죠.(웃음)”

주연배우 중 나이도, 연기경험도 가장 많아 부담이 크지 않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편하단다. 다들 신인이라 현장에 기합을 주고 오는데 그 긴장감이 기분 좋은 자극이 된다고. 물론 선배로서의 의무감이 전혀 없진 않다.

“저도 경험이 많진 않지만 이번 드라마에선 제일 연장자라 모범이 돼야 한다,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어요.(웃음) 연기준비도 많이 하고 있고 현장에도 보다 일찍 나와요.”


“몸개그 선보여요~”

<꽃보다 남자>는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동명 일본 만화가 원작이다. 대만과 일본에선 이미 드라마로 제작돼 기록적인 시청률을 남겼다. 구혜선 역시 초등학교 시절 불법 유통된 ‘해적판’으로 원작을 접했지만 자신이 여주인공을 맡을 줄은 몰랐다. 한국판 <꽃보다 남자> 제작 소식엔 ‘한국 정서와 다른데 어떻게 만들까’라는 걱정과 의문도 가졌었다. 그런 구혜선이 잔디 역을 맡은 건 ‘시기’ 때문이었다.

“내년이면 26살이라 교복 입는 역할이 어울릴까 싶었는데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았어요. 이런 기회가 흔치 않은데 운이 좋았죠. <꽃보다 남자>는 즐거운 ‘추억의 앨범’ 같은 작품이 될 거에요.”

구혜선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원작 및 대만판, 일본판과의 차별화다. 보다 밝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몸 개그와 푼수 끼 넘치는 행동까지 선보이고 있다. ‘오버 아닐까?’ 싶을 때도 있지만 항상 멋있어야 하는 F4를 대신해 자신이 망가진단다.

“하루 3번은 웃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개그프로 보면서 연습도 해요.(웃음) 대사의 50%는 애드리브고 몸개그까지 선보여요. 음향감독님이 향후 2년은 멜로 못할 거라고 하셨어요.”

최선을 다하지만 고민이나 어려움이 없진 않다. 초반엔 사극 <왕과 나> <최강칠우>를 통해 차분해졌던 이미지가 <논스톱5>에 출연하던 데뷔 초로 돌아갈까 걱정스러웠고 잔디 캐릭터도 만만치 않았다. “낯가림이 심하고 방방 뜨는 성격이 아니라” 적응이 힘들었던 것. 다행이 지금은 잔디를 닮아 “실제 성격도 발랄해졌다”는 구혜선이다.

원작 및 대만과 일본 드라마의 성공을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최강칠우> <왕과 나> 등 주연을 맡은 월화극의 성적이 신통치 않아 걱정이 더 클 것 같지만 구혜선은 의외로 담담하다.


“다정다감한 남자가 좋아요”

“<왕과 나> 때까지는 시청률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이제는 안 그래요. 요즘은 TV가 아니라도 드라마를 보는 경로가 많으니까 반응은 작품을 완성한 후에 생각해도 될 것 같아요.”‘잔디’를 통해 다시 고등학생이 된 구혜선. “이미 지나온 순수한 시절을 연기하려니 어렵다”는 그녀는 학창시절을 “유쾌했다”고 표현한다.

“특별하지도 얌전하지도 않았어요. 마냥 어린 학생이었죠. 걱정 없고, 가끔 땡땡이도 치고. 도시락도 미리 먹었어요.(웃음)”

구혜선은 하나같이 멋진 F4 멤버 중 겉으론 까칠하지만 10년 넘게 잔디만 사랑하는 준표를 가장 순수한 인물로 꼽았다. “여자들이 은근히 나쁜 남자 캐릭터에 끌린다. <베토벤 바이러스> 팬이었는데 ‘강마에’도 그렇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실제 이상형은 다르다.

“드라마 속 김범이나 김준처럼 다정다감하고 친절한 사람이 좋아요. 얘기 많기 들어주고 친구처럼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사람이요. 동생들이랑 호흡을 맞추고 있지만 연하도 안 좋아해요. 근데 요즘 샤이니나 빅뱅을 보면 너무 예뻐서 곧 좋아할 수 있겠다 싶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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