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일점이라 불편? 행복했죠~”


2008년, MBC 드라마 <뉴하트>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김민정이 올해는 영화 팬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2월 12일 개봉하는 <작전>을 통해서다. 3년 만의 스크린 컴백작인 <작전>에서 당당하고 냉철한 커리어우먼으로 분한 김민정. “사랑을 독차지하며 즐겁게 촬영했다”는 그녀의 큰 눈망울이 기대와 설렘으로 빛난다.


“주식? 전혀 몰라요!”

<작전>은 주식 소재 영화다.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유가증권 시세를 인위적으로 조정해 이윤을 취하는 ‘주가 작전’을 다룬다. 하지만 김민정은 주식과 거리가 멀다. 영화를 이해하기 힘들었겠다 싶었는데 예상은 빗나갔다.

“주식을 모르는데도 이야기가 너무 흥미롭고 재미있었어요. ‘시나리오가 진짜 재미있구나’ 싶었죠. 주식을 알든 모르든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가 될 거에요.”

<작전>에서 김민정이 맡은 역할은 대한민국 상위 1%의 자산은 물론 비밀까지 철저하게 관리해주는 프라이빗 뱅커 ‘유서연’. 600억원 규모의 주식 작전에서 자금책을 맡아 개미 투자자 강현수(박용하), 조폭 황종구(박희순), 증권 브로커 조민형(김무열)과 경쟁을 벌인다.

김민정은 서연을 “대단하고 멋진 여자”로 표현했다. <음란서생> 이후 3년 만의 스크린 컴백작으로 <작전>을 선택한데도 서연의 영향이 컸다. 김민정은 <뉴하트>의 ‘나혜석’을 비롯해 이미 몇 차례 도도한 인물을 연기했다. 때문에 <뉴하트>를 끝내고 “다음엔 풀어지고 발랄한 역할을 하자”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서연으로 인해 결심(?)은 무너졌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냉철하고 도도한 여자는 악녀로 그려지거나 그럴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잖아요. 하지만 서연은 당당하고 멋진 여자로 표현돼서 오히려 제가 더 욕심났어요.”


“외모까지 완벽하게 연출”

서연을 센 여자가 아닌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소유자’로 그리고 싶었던 김민정은 철저한 사전준비를 했고 디테일한 부분은 현장에서 완성했다. 이호재 감독 및 배우들과 수시로 의논하면서 세밀한 감정을 잡아냈고 자신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기도 했다.

“촬영된 영상에 저도 몰랐던 눈빛이나 말투, 목소리 톤이 나타날 때가 있었는데 신기하고 기분 좋았어요. 감독님도 만족해 하셨고요. 현장에서 많은 부분을 찾아냈던 것 같아요.”

외적인 부분도 서연을 표현하는 요소라고 생각한 김민정은 헤어스타일과 메이크업, 의상에도 공을 들였다. 의상의 경우 100% 제작했고 아름다운 자태를 위해 고통(?)까지 참아냈다.

“치마가 모두 타이트해서 외도치 않게 밥 양을 줄여야 했어요. 촬영하는 동안 밥 굶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웃음)”


아역서 인기 여배우로 성장

김민정은 <작전>의 ‘홍일점’이다. 한류스타 박용하, 연기파 배우 박희순, 뮤지컬로 실력을 쌓은 김무열 등 기 센 남자 배우들과 부딪히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좋았다”며 밝게 웃는다.

“<음란서생>과 <뉴하트>에서도 혼자 여자였는데 사랑을 독차지할 수 있어서 좋은 거 같아요.(웃음) 희순 선배가 강한 이미지와 달리 장난을 잘 치고 재미있어서 잘 지냈고 용하 오빠와는 촬영 막바지에 친해져서 2009년엔 서로 아껴주자는 새해 인사를 나눴어요.(웃음)”

제작진과의 좋은 호흡 덕에 김민정은 한층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고 부담도 떨쳤다. 그간 꾸준히 드라마에 출연해 영화 연기가 어색하진 않았지만 3년 만의 스크린 컴백에 대한 걱정이 없진 않았던 것.

“처음엔 많이 떨렸어요. 스크린에 제 얼굴이 크게 걸릴 걸 생각하니까 부담스럽기도 했고요. 다행이 감독님과 배우 분들이 잘 해주셔서 무사히 끝낸 거 같아요.”

8살에 데뷔해 20여년 간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사랑받고 있는 김민정. ‘<작전>을 통해 배우로서 도약한 것 같으냐’는 마지막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 그녀가 심지 있는 배우로 성장했음을, 여전히 성장 중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작전> 뿐 아니라 매 작품이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길 바라면서, 그럴 거라 믿으면서 작업해요. 도약을 했는 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했으니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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