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빨래’서 춤, 연기 대결 “뮤지컬 지존은 바로 나”


뮤지컬 업계도 스타마케팅이 대세다. 불법 이주 노동자의 아픔과 슬픔을 담은 뮤지컬‘빨래’를 통해 임창정과 홍광호가 연기대결을 펼친다. 노래와 춤, 그리고 연기에서 다재다능한 끼를 보여줬던 가수 겸 탤런트 임창정과 ‘지킬 앤 하이드’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루키 홍광호가 ‘빨래’를 통해 그들만이 가진 다재다능한 끼를 선보일 예정이다. 2009년 뮤지컬업계를 뜨겁게 달굴 ‘빨래’에서 연기대결을 펼칠 임창정과 홍광호의 연기세계관을 알아봤다.

뮤지컬 ‘빨래’ 2009년 공연에 가수 임창정(36), 뮤지컬 루키 홍광호(27)가 나온다.

뮤지컬 ‘빨래’의 배경은 하늘과 거의 맞닿아 있는 듯한 서울 달동네의 허름한 다세대 주택이다.


임창정, 16년만에 뮤지컬 외출

대학 진학의 꿈을 안고 상경했지만 자취생활 6년 동안 꿈을 잃어버린 20대 직장여성,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도 강제추방이 두려워 차별을 꾹 참아내는 이주 노동자, 장애인 딸을 방 안에 가둔 주인 할머니 등 저마다 사연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웃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여기서 임창정과 홍광호가 맡은 역은 몽골 출신 불법 이주노동자 ‘솔롱고’다. 동생을 공부시키기 위해 한국으로 와서 공장에 다니고 있는 순수한 청년들이다. 월급이 밀려도, 지나가다 모르는 사람에게 맞아도 할 말을 못한다. 신분을 들킬세라 전전긍긍하는 소심한 청년들이다.

임창정은 15일 “오랜만에 뮤지컬에 출연하게 돼 굉장히 떨린다”고 인사했다.

어려운 시절부터 알고 지낸 제작감독과의 인연으로 출연료 없이 ‘빨래’에 나오게 됐다. 단, 흥행에 성공할 경우 러닝 개런티를 약속받았다는 후문이다.

지난 15일, ‘빨래’제작발표회에서 뮤지컬 수록곡을 부르다 가사를 잊어버린 임창정은 “갑자기 비가 오는 바람에 날씨에 어울리는 곡을 들려주려고 연습했던 곡 대신 새로운 곡을 선곡해서 그렇다”고 웃으면서 둘러대기도 했다.

실제 이날 오후 날씨가 흐려져 비가 왔다. 그의 센스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임창정은 ‘에비타’, ‘동숭동 연가’, ‘마의 태자’ 등 이후 16년 만의 뮤지컬 출연이다.

임창정은 “그 동안 몇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더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섣불리 공연에 참여했다가 뮤지컬 동료들에게 폐를 끼칠 것 같아 다시 무대를 밟기가 겁이 났다. 그런데 해보니까 괜찮더라. 앞으로 기회가 되면 계속 나올 생각이다”고 말했다.


홍광호,1년전 ‘빨래’공연보고 해보고 싶었다

그는 이어 “뮤지컬을 세 번 봤는데 그때마다 내가 작품에서 느낀 미덕과 감동을 힘들어 하고 지쳐있는 많은 사람들한테 꼭 전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로 스타덤에 오른 홍광호도 ‘솔롱고’다.

홍광호는 “1년 전 쯤에 빨래를 보고 감동을 받아 출연하고 싶다고 주변에 소문을 냈다. 그때는 인지도가 없어서 그런지 공연하자는 제의가 없었다”면서 “지킬하고 나서는 출연 섭외가 들어오더라”며 웃었다.


각자 불법체류자 연기선보여

‘빨래’에서 연기대결을 펼칠 홍광호와 임창정는 각자 상대의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홍광호는 “임창정씨는 좋은 영화배우이자 가수다. 임창정씨가 뮤지컬 하면 일반배우들은 먹고 살기 힘들겠다고 생각했었고 지금도 많은 배우들이 긴장하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임창정씨는 가진 재능이 너무나 많다.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임창정도 “내가 맡은 역은 몽골 출신 불법체류자인데 몽골인을 어떻게 연기할까 한참 고민했다. 그런데 옆을 쳐다보니 몸짓이나 말투에서 딱 몽골인인 홍광호씨가 있었다”면서 “본인에게 직접 물어보지는 않으나 주위 사람들을 통해서 광호씨의 장점을 쏙쏙 배우고 있다”고 화답했다.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28일부터 6월14일까지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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